1.
과연 노무현, 문재인의 지지자들은 민주주의의 신봉자들인가?
이 질문이 십 수년 째 저의 화두입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쓰며 문제 제기를 하는 이유구요.
황우석 사태는 저의 정신적 트라우마입니다.
그 문제가 터졌을 때, 제 주변과 온라인 상의 거의 99퍼센트의 노무현 열혈 지지자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리, 절차, 불법...등이 뭐가 중요해? 국익이 중요하지. 200조를 벌어온다잖아.
황우석 박사를 죽이려는 것들은 다 파묻어야 해'
저는 경악했습니다.
이게 과연 노무현을 지키자고 모여든 사람들이 할 소리인가?
박정희 지지자들의 정신과 뭐가 다른가?
적어도 노무현 지지자라면 다르게 말하고 행동해야 옳지 않은가?
(그들은 황우석 박사의 행위와 의혹에 대한 반론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언론을 탄압했고, 반대론자의 의견을 폭압적인 방식으로 압살했습니다.
정권이 한 짓이 아닙니다. 그 극렬지지자들이 이런 짓을 했습니다. 데자뷰 같지요?)
노무현의 지지자 행세를 하려면, 박정희 신화에 빠진 사람들과 다른 가치관을
보여줘야 어렵게 얻은 민주주의가 공고해 질텐데...라는 게 저의 걱정이었고,
결국, 정권은 쉽게 넘어갔습니다. 핵심 노빠들의 정신세계가 박정희 신도들과 별 다르지 않은데
이들이 무슨 수로 일반 대중을 설득합니까?
황우석 사태의 광풍 속에서 제가 목격한 이들의 밑바닥...결국 기우는 기우가 아니었습니다.
윤리, 절차 등이 뭐가 중요한가? 돈이 최고지. 돈 벌어줄게....라고 말하는 이명박에게로 대다수 국민이 넘어갔지요.
이른바, 노무현 세력의 행태가 어떤 미래상도 제시하지 못하고 귀감도 되지 못했던 탓입니다.
2.
이번 '정의를 위하여'계정 사태에서 저는 똑같은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우리 대통령님들을 모욕하는 자는, 그게 누구든 다 끝장내겠다.
극문들만 저럽니까? 아니요, 일반적인 문빠라는 사람들이 다 저 모양입니다.
두 분 대통령을 교주로 모시는게 아닌, 제대로 된 민주주의자라면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익명으로 대통령에게 험담을 한 것인데, 대체 그 글을 쓴 자가 누구든 무슨 상관인가?
그 정도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도 없는가? 그걸 파헤치겠다는 게 제 정신인가?
왕조시대야, 독재정권 시대야? '
쓴소리 좀 합시다.
노무현, 문재인만 사랑한다고 깨어있는 시민이 아닙니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끝까지 놓지 않고 붙드는 게 진짜 민주시민입니다.
헌법의 기본 가치인 '표현의 자유'에 대한 초보적인 이해와 관용도 없는
사람들이 무슨 민주주의자입니까?
솔직히, 우리가 잘해서 정권이 넘어왔습니까?
박근혜가 끔찍한 헛발질을 해서 이렇게 된 거 아닙니까.
안 그랬으면 지금 문재인 대통령 시대가 됐을지 어땠을지 누가 압니까?
이명박 시대를 겪고도 문재인이 아니라 박근혜를 택했던 것이 이 나라 평균 국민의 수준입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황우석 사태의 뒤 끝이 이명박 정권이었듯이
이 '정의를 위하여' 사태의 뒤 끝이 뭐가 될지 모른다는 겁니다.
문빠 놈들, 별 수 없네. 대통령 욕도 못하게 하던 독재정권 시대나
지금이 뭐가 달라? 심지어 경기지사도 저런 걸로 박살내는 놈들이 무슨...
이런 말에 대체 뭘로 대꾸를 하시겠습니까?
사기질 돈 200조에 침을 질질 흘리며 '국익이 우선이다'를 외치는 자들이
저쪽 수구세력과 무슨 차별성을 가졌습니까?
우리 대통령을 모욕한 자는 손을 봐주겠어...라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박정희,전두환,이명박, 박근혜 세력의 인간들과 무슨 차별성을 가집니까?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도구가 아니라 왕으로 모시는 신민의식을 가진 주제에 말이죠.
이건 다르다...고 부르대는 분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세요.
이런 식이 가능하면요, 여기 글쓰는 분들 99퍼센트가 소송당하고 사생활 다 털리고
별건으로 잡혀가요. 박근혜, 이명박 조롱 안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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