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탄핵에 대한 반작용으로 총선에서 대승을 거둬 제 1당이 되었지만
차후에 재보궐 선거에서 완패하는 바람에 그 힘을 잃습니다.
이 참에, 언제나 한국 정치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을 꿈꿨던 노무현 대통령이
야당에 대연정을 제시합니다.
그런데....
그 전제 조건은 '선거제도 개편' 이었습니다.
독일식이든 뭐든, '정당에 대한 투표 수가 그 정당 소속 국회의원 수와 일치하게 하는' 제도 말입니다.
노무현 : 이것만 해준다면, 정권의 반이라도 내어주겠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여야 양쪽에서,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비난을 받습니다.
대통령이 미쳤다, 이게 어떻게 얻은 정권인데, 수구세력에게 일부일지라도 이걸 내준다니?
대통령의 꼼수를 내가 왜 받아? 참 나쁜 대통령....(박근혜)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단기적으로는 대통령의 정치적 실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전혀 그럴 생각조차 없는 집단에게 무리한 제안을 한 것이고,
동시에 지지집단을 와해시키는 효과만 생겼습니다.
언론에선 '선거제도 개편'이라는 핵심 전제는 전혀 조명하지 않고,
'정권의 반을 준다'만 부각시켰습니다. 결국, 모두의 머릿 속에는 그 말만 남았죠.
(그 당시, 너무 화가나서 도대체 왜 다들 '선거제도 개편'이란 전제를 보지 못하는 거냐?
라는 내용의 글을 수 십 개 썼네요. 사실, 지금도 화가 납니다 ^^)
그러나...노무현 대통령의 정치가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
오늘날 그 분의 뜻 중 높이 평가되는 것들이 바로 이런 지점입니다.
열린우리당의 제 1당 점유가 신기루처럼 사라졌듯이, 지금 민주당의 지위도
순간에 사라질 때가 반드시 옵니다.
그런데...지금 당장 이익이 된다고 이 절호의 기회를 발로 차요?
개혁의 우군을 만들려면 이런 제도로 정의당 및 소규모 정당의 표까지 늘려야 맞는 겁니다.
또한, 노무현의 꿈처럼, 민주주의의 대의에 정확히 들어맞는 제도가 연동형 비례대표제구요.
이런 좁은 소견머리로 무슨 30년 집권 소리가 나옵니까?
적어도 이 부분에선 자한당이랑 무슨 차별성이 있습니까?
자기 기득권을 먼저 흔쾌히 내던지며 선도적으로 치고 나갈 때,
국민들이 그걸 알아보고 크게 지지해주는 겁니다.
(노무현의 정치가 다 그런 것이었습니다.
크게 내어주고 훨씬 더 크게 얻는다)
이해찬 대표님, 다시 생각하시죠.
20년, 30년 집권, 이런 자잘한 정치로는 어림도 없어요.
다들....노무현 정신을 팔아먹기만 하지, 노무현 정신을 따르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