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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는 아닌데..시골 장례 이야기
게시물ID : humordata_17903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만주계장수
추천 : 8
조회수 : 218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12/29 15: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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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한밤중 서울에서는 큰 아들과 
작은 아들 큰딸이 내려오고 있었다. 
가까운 곳에 사는 나와 아내가 병원에 갔을때는 
이미 고인의 시신은 안치돼 있었고 얼이 반쯤 빠진 
장모와 둘째 부부가 병원 장례식장에 앉아 있었다.  

둘째사위는 벌써 동향의 후배인듯 장례 지도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요지는 이랬다. 

큰 처남이 들어놨던 상조를 해지하고 자기랑 계약하면 
디스카운트 많이 해주겠다는 것. 
계산이 적힌 견적서를 보고 나는 욱했다. 

하이에나도 아니고 멀쩡한 상조를 가로채는 
그도 못 미덥고 둘째형님도 바보 같았다. 
큰처남에게 전화해 부당함에 대해 설파했다. 

조용하게 둘째 형님이 내게 속삭였다. 
“이보게. 여 지역에서는 그래야 된데이. 
안그라모 살수가 읎다.” 
결국 끈질긴 그 지도사에게 이 장례가 넘어갔다.   

뺀질이 지도사는 일사천리로 장례를 지도해 나갔다. 
내가 잠시 데스크를 맡았는데 먼저 그가 자기 이름으로 
조화와 부의금부터 냈다.  
염도 그가 했고 병원과의 일처리도 
오랜 친분이 있는 듯 일사천리였다.  
이런 저런 흥정도 그가 했다. 

우리에게 했던 것 처럼 동네 선후배에게 부탁하며 새벽부터 
그의 손에서 체계가 잡혀 나갔다. 

능수능란 지역 토박이 지도사는 젊은 요즘 지도사와는 차원이 달랐다. 일단 제사와 격식의 그 어려운 용어며 형식도 통달했다. 
마치 제사장을 버는 듯 했다. 
문득 고향 어릴적 동네에서 상여를 이끌던 곰보할배가 생각났다. 

 첫인상이 뭐 같았던 지도사는 장례를 무사히 끝나게 해 주었다. 

피로가 쌓인 몸을 끌고 장례가 끝나 차를 타던 
내게 그가 다가와 말했다. 

“서울 양반. 욕 봤소. 담에 또 보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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