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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이 문제가 아니라, 박소연을 만든 정서가 문제다.]
게시물ID : animal_1964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둥글이8
추천 : 2
조회수 : 49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1/19 13:36:47


동물 캐어 박소연 대표가 오늘 기자회견에서도 초점을 못 잡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듯 하다.

박소연 대표는 "케어는 그동안 가장 심각한 위기 상태의 동물을 구조한 단체이고, 가장 많은 수의 동물을 구조했다. 그동안 케어가 해온 안락사는 대량 살처분과 다른 인도적 안락사였음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 며 자신이 200마리의 개를 도살한 것이 합당 했음을 강변하고 있다.

국민들은 그 개들이 ‘인도적 안락사’를 당했는지 아닌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 테러단이 인질을 인도적 안락사를 시켰다고 해서 감사해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구조해온 개들을 200마리나 안락사 시켰다는 것이 문제이다.

물론 필요하면 안락사를 시킬 수 있다. 안락사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동물 보호소에서도 지금 이 순간 안락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동물보호소의 안락사와 달리 박소연 대표의 안락사 행위는 비난 받을까? 그것은 단순한 이유이다.

사람들 감성을 자극하면서 본인이 무슨 개들의 해방자인 것처럼 온갖 폼은 폼대로 다 잡으면서 구해왔던 개들이다. 그런데 그 개들을 이율배반적으로 살 처분 시킨 행태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단체운영과 자신의 일신의 안위를 위해 개들을 돌려막기 했던 것이다. 약발 떨어지면 끊임없이 교체해야하는 건전지처럼 개들의 목숨을 이벤트를 위해 이용했다는 것이다.

내부 직원의 요구대로 수용 한계가 넘었을 때, 개 구조 활동을 포기하고 그 전의 개들만을 잘 관리했으면 이런 사단은 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박소연 대표는 이벤트 없이는 단체 운영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여 오래전에 들어온 개들부터 살처분하고 새로운 개들을 그 자리에 채워 넣었다. ‘시간 지나면 예전에 구해온 개들은 사람들이 잊어 버린다’는 얘기를 하면서 말이다.

그러데 정작 큰 문제는 박소현 대표가 아니다. 그것은 사태의 일면일 뿐이다. 문제가 이 지경에 다다른 것은 물론이거니와 현재에도 동물 운동 분야에 이런 문제가 즐비해 있고, 앞으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 자명하다. 동물권 운동에 대한 대중들의 시야가 너무 감각, 감정적인 것에 고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감각과 감정으로만 반응하고 눈에 보이는 것만 생각하는 한국적 동물권리 운동의 폐해는 다양한 분야에서 보여진다. 동물권운동을 한답시고 나서는 상당수 단체와 개인들이 카메라 앞에서는 개들을 극진히 보살피는 척 하다가 뒤에서는 학대했던 많은 사건들이 이미 수도 없이 밝혀졌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은 수를 헤아리기 힘이 들다. 그런데 그러한 문제가 유독 많이 발생하는 것도 온정주의에 기반해 과잉감정을 갖는 한국인이 스스로 자처한 문제이다. 이는 동물권리 찾기 운동을 하는 단체들 뿐만 아니라, 동물을 사랑한다고 나서서 유난을 떠는 평범한 일반 시민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일 예로 서울 모처에 악성 피부병 걸려 털이 빠지고 눈 한쪽이 실명된 개를 키우던 견주가 폭탄을 맞다 시피 했던 사건이 있었다. 견주는 원래 눈 한쪽이 실명된 개를 입양했고, 병원 가서 치료하고 극진하게 보살펴도 피부병이 낫지 않는 터였다.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 개 사진을 찍어 올리며 보기 흉측하게 학대 받은 개가 묶여 있다는 제보를 했고, 사리는 안 따지고 눈에 보이는 것에만 반응하는 이들이 달라붙어서 견주를 개망나니로 만들어 낸 것이다. 비슷한 사례는 수도 없다. 자신들이 보기에 조금만 맘에 안들면 개학대자라고 규정해서 극렬한 비난을 쏟아낸다. 그래서 개를 사랑한다는 사람들 끼리 개싸움 하며 난리가 아니다. 사리에 앞서 감정이 반응하는 것이다. 동물권에 관심 있는 이들 일수록 이런 가십꺼리를 찾아다니는 것에 혈안이 되어 극성을 떠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심지어 내가 국가기관에 개사료 뿌리고 다니는 것에 대해 ‘멈춰 줄 수 없냐?’고 호소하는 분도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국가기관을 비난하며 개사료 뿌리는 것이 개의 이미지를 안 좋게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싸우며 내뱉는 ‘개*끼’라는 욕설도 견권을 모욕하는 것이기에 없애야 한단다. 감정에만 치우치다보니 의식의 균형이 흐트러진 것이다.

이러한 감각과 감정에 치우친 동물운동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시야를 넓히고 여유를 가져야 한다. 동물권의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단순한 ‘개 학대 문제’의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좀 더 넓은 견지에서 인류가 풍요를 누리기 위해 자연을 학대하는 현실을 살피고, 그에 따라 스스로 적응해 살고 있는 대중소비사회의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보라. 그 전에 살던 야생동물과 초목들이 싸그리 잘려나가고 콘크리트의 황량함만 존재하고 있다. 공장굴뚝과 자동차 배기통과 각각의 가정에서 쏟아지는 쓰레기로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고 후손들의 존립이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인 문제를 동시에 봐야한다. 이러한 문제까지를 함께 이해하고 반성해야 개학대의 문제를 더불어 모든 동물과 식물, 후손들의 존립터전을 망가트리는 우리의 일상적인 삶을 바꿀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자기 반성을 하면서 일상의 편리를 버리고 싶지 않다. 대신 남들이 저지르는 하찮은 사건들에만 집중해 비난을 퍼붓는다. 힘이 남아 돌기 때문이다. 자기가 잘못하는 것은 안보이고 남이 잘못하는 작은 문제만 보이니 그 작은 것에 자신의 모든 증오와 혐오를 모아 쏟아내는 것이다. 남들이 자신들처럼 개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격양되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것이다.

이렇게 감각과 감정,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는 성향은 결국 이벤트 활동에만 관심을 갖게 만들어 내는 것이고, 개들을 이벤트를 재료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눈물질질 짜게 하고 동정을 유발하고, 그 개들을 구출하면 무슨 우주 영웅이나 된 듯이 반응한다. 필요 없을 때 버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이것이 단순히 박소현 대표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성향 때문에 빚어진 것임은 자명하다.

TV 이웃돕기 프로그램을 보라. 사랑의 리퀘스트류의 이웃돕기 프로그램은 불쌍한 사람들 세워 놓고 눈물 짜게 해서 일시적으로 모금을 거둬들이는 활동이다. 외국 선진국에서 그러한 활동을 한심하게 여긴다. 제대로 된 복지제도가 정착되면 그럴 필요가 없는데, 왜 국가제도의 미비를 국민들 감각과 감정을 자극해서 땜빵하고 취약계층을 동물원 원숭이 만드냐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더군다나 한국 사회에서 ‘보편적 복지’는 국민들 상당수가 반대한다. 사회 취약계층을 콕 찝어서 ‘불쌍하다’고 낙인찍어 놓고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게 만들고 동정을 하고 돈을 보태주는 신파극 복지가 아직도 대세이다. 그렇다보니 ‘불쌍한’ 사람들이 눈에 보일 때는 모금이 되는데 안보이면 빈 깡통이다. 취약계층들이 1년 365일 배고프지만, 연말연시에만 쌀푸대가 배달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러한 감각, 감정적 국민 성향이 동물들 구조하는 이벤트에 주로 관심을 갖고 고착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리고 그 요구에 충실히 반영하여 동물구조단체들은 사람들의 감각과 감정을 자극할 이벤트와 이슈 꺼리만 찾고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인식조차 갖추고 있지 못하다.

단순히 동물 운동분야만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에만 반하는’ 과잉 감각과 감정으로 발생하는 폐단이 시민사회 운동 전반에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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