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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실 괴담
게시물ID : panic_998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ong
추천 : 16
조회수 : 223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1/21 2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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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학교건 무서운 이야기 하나 둘은 전해 내려오는 법이다.



하지만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는, 어째서인지 유독 무서운 이야기들이 죄다 방송실에 관련된 것이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소문들 중에서는,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 섞여 있기도 하다.







학교에 다닐 무렵 같은 반 친구가 실제로 방송실에서 이상한 일을 겪은 것을 계기로, 나는 거기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을 대상으로, 혹시 말을 꺼낼 기회가 되면 학교 방송실에 관한 이야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 중 몇을 골라, 모자란 글솜씨로나마 정리를 해 보았다.







좀 보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전해들은 소문을 먼저 소개하고 그 소문의 진상을 덧붙이는 식으로 기술하려 한다.



이것은 모두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 한 곳에 떠도는 소문이다.



각 시기에 따라 순서대로 정리했다.







1. 방송 사건



80년대 초의 일이라고 한다.



오전 10시 넘어, 2교시 수업이 한참 진행될 무렵이었다.



갑자기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더니, 교내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주세요. ...집니다. ...주세요. ...집니다.]



성인 여자의 목소리였다.



억양이 느껴지지 않는, 마치 로봇 같은 목소리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저학년 중에서는 울기 시작한 아이들도 나와,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달래기 바빴다.



이윽고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A 선생님이 가장 먼저 방송실로 달려갔다.



곧이어 다른 선생님과 직원들도 따라갔지만, 방송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당시 학교에 있던 여자 선생님들은 모두 수업 중이었다.



학교에서는 외부인이 침입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방범을 강화하는 선에서 사건을 정리했다...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한참 전에 일어난 사건이다.



가장 먼저 달려갔던 A 선생님은 그 날 이후 몸상태가 좋지 않다며 학교를 쉬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른 선생님들이 대신 수업을 진행하며, A 선생님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지만, 결국 A 선생님은 3주 후 퇴직했다고 한다.



그 반 아이들이 편지를 쓰거나 연락을 하려 했지만 그나마도 닿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 A 선생님이 정신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문마저 퍼져 나갔다.



방송되었던 수수께끼의 메세지는 지직거려 잘 들리지 않아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런저런 해석이 분분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가장 많은 의견은, [보지 말아주세요. 이상해집니다.] 였다고 한다.







2. 유리창 파괴 사건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방송부 B군이 방과후에 1층 방송실 창문에 몸을 내던졌다.



산산조각난 창문과 함께, B군은 그대로 교정에 나뒹굴었다.



창문 유리조각 때문에 B군은 심각한 상처를 입었고, 한동안 입원해야만 했다.







이건 내가 실제 재학 중이던 때 일어났던 사건이다.



B군은 같은 반 친구였고, 이 사건을 계기로 내가 방송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입원해있던 B군에게, 나를 포함해 같은 반 친구 몇 명에 병문안을 가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B군의 말에 따르면, 방과후에 방송실에서 부 활동을 하고 있자니 갑자기 방송실에 웬 여자가 나타나더라는 것이었다.



머리카락은 긴데, 등을 돌리고 방 구석에 서서 움직이지 않더라는 것이었다.



B군은 깜짝 놀라 도망치려고 방송실 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그 여자가 이번에는 문 앞에 서서, 마치 문을 막는 것처럼 등을 돌린 채 서 있었다.



그 등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저 여자가 자신을 노리고 움직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위기감을 느낀 B군은 그만 문 반대편에 있는 창문으로 뛰어갔다.



슬쩍 보인 창문에는, 여자의 얼굴 윤곽이 비치고 있었다.



즉, 아까와는 달리 이제 여자가 몸을 돌려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이다...



B군은 공포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한다.



창문을 여는 시간마저 아깝다는 생각에, 그대로 창문에 몸을 던져 방송실에서 빠져나왔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숨죽인채 B군의 이야기를 듣고는 물었다.



[어떤 얼굴이었어?]



[글쎄, 유리창에 비친 걸 슬쩍 본 것 뿐이라 그건 잘 모르겠어.]



[옷은?]



[낡고 오래된 천을 몇 겹씩 겹쳐 입은 것 같더라.]



우리는 이 이야기를 학급신문에 실으려 했지만, 선생님한테 혼만 났다.



이후 B군은 폐소공포증을 앓다가, 퇴원한 후 그대로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 버렸다.







3. 자살 사건



90년대 중반, 당시 교감이던 C 선생님이 밤에 학교에 잠입했다.



그리고는 방송실 바로 맞은편에 있는 계단에서, 테이프를 계단 난간에 묶어 목을 매달아 자살했다.



다음날 아침 학교에서 일하던 경비원이 발견해 큰 소동이 났던 사건이다.







4. 사라진 관상어 사건



두 달에 걸쳐 학교 수조에서 관상어가 한 마리씩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후, 방송실 자료보관소 서랍에서 말라붙은 대량의 관상어 사체가 발견되었다.



사건이 잠잠해진 후 동네 유지분이 새로 관상어를 기증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최근에 일어난 일이다.



지금 그 학교에 다니고 있는 우리 조카에게 들은 이야기로, 수조 안의 관상어가 하루하루 줄어들더니 거의 없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일이 이렇게 되니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어, 조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한 학생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갔고, 그 아이를 데려다 물어봤다고 한다.



그 아이는 순순히 자신이 한 일이라고 자백했다.



기묘하게도, 발견된 물고기 사체에는 그 아이가 빼낸 것인지, 아니면 썩어버린 건지 전부 눈이 없었다고 한다.



범인이 학생이었던 탓에 따돌림을 우려해 사건은 비밀에 붙여졌지만, 그 무렵 난데없이 전학을 간 아이가 있었기에 학생들은 다들 그 녀석이 한 짓이라며 수군댔다고 한다.



더욱 기묘한 것은 왜 이런 짓을 했냐는 질문에 그가 한 대답이었다.



반쯤 정신이 나가서는, [그 얼굴을 봐도, 이렇게 하면 살아날 수 있으니까.] 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것말고도 여러 소문이 떠돌고 있지만, 대개 공통적으로 방송실에 여자가 나오고, 그 얼굴을 보면 안 된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우선 그것에 의해 희생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와, 살아난 사람의 이야기를 적어보고 싶었다.



앞으로도 주변에서 이상한 사람 취급 받지 않는 선에서 이에 관한 이야기를 모아보려고 한다.







B군에게 들었던 이야기는 초등학교 시절 내게 트라우마였고, 소문에 상당한 일관성이 보여 그 여자가 실존하는 건 아닌가 두려워질 때도 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B군에게 처음 이야기를 전해들었을 무렵부터, 그 방송실에 얽힌 사연에 계속 관심이 간다.



최근 들은 소문으로는, 70년대 어느해 졸업 앨범에 그 여자가 찍힌 사진이 있다고 하기에, 근시일 내에 직접 찾아나서 볼 생각이다.



출처: https://vkepitaph.tistory.com/804?category=348476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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