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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나는 너무 관념주의자다
게시물ID : lovestory_868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47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1/22 13:16:46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Fd4li1rFtlQ






1.jpg

이상옥그리운 외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불교 최초 경전 숫타니파타에 나오는 구절이다

무소는 다름 아닌 인도코뿔소다

아프리카코뿔소는 뿔이 두 개지만

인도코뿔소는 정신의 뿔을 베어버리고

육체의 불 달랑 하나다

무리 짓지 않고

혼자서 길 가는 외뿔이다

 

나는 너무 관념주의자다







2.jpg

손진은별의 잠

 

 

 

책장을 열자 누가 끼워놓은 납작한 구절초

꽃판 뒤에 깃들었던 점 같은 벌레들

느리게 흩어진다 저마다의 추억을 끌고

밤하늘에 뜬 잔별 같다

다음날 보니 그들은 잠들었다

하늘이 품어 기르는바람이 스치면 뒤척일 것 같은

맑고 착한 별의 순한 잠

숨결이 배어져 나올 듯하다

먼 조상이며 새끼 목숨이라는 말이 후욱내 가슴 골짜기에 번져간다







3.jpg

김용택남쪽

 

 

 

외로움이 쇠어

지붕에 흰 서리 내리고

매화는 피데

봉창 달빛에

모로 눕는 된소리 들린다

방바닥에 떨어진 흰 머리칼처럼

강물이 팽팽하게 휘어지는구나

끝까지 간 놈이

일찍 꽃이 되어 돌아온다







4.jpg

이경임불청(不請)

 

 

 

초대도 않았는데 두통이 찾아왔다

밤눈은 소리없이 창가에 쌓여 가고

 

일어 설

기미도 없이

바람만 적막하다

 

어차피 내 안에서 오늘밤 묵을 테니

순하게 자리 내주며 바라보는 먼 불빛

 

소홀한

대접조차 겨운 듯

착하게 잦아든다







5.jpg

장혜승물은

 

 

 

물은

둥근 기억을모난 기억을

피고 지는 꽃들을 떨쳐버리고 간다

 

자신을 걸러내며

낮은 곳으로낮은 곳으로 간다

 

물은

되돌아오지 않는 길을 택한다

연민도 증오도 오래 품지 않는다

 

그래서그들이 뭉쳐진 곳은

많을수록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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