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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사랑을 지키다
게시물ID : lovestory_868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50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1/24 13:16:24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a_CDcHpHZrA






1.jpg

천양희벽과 문

 

 

 

이 세상에 옛 벽은 없지요

열리면 문이고 닫히면 벽이 되는

오늘이 있을 뿐이지요

새로울 것도 없는 이 사실이

사실은 문제지요

닫아걸고 살기는 열어놓고 살기보다

한결 더 강력한 벽이기 때문이지요

벽만이 벽이 아니라

때론 결벽도 벽이 되고

절벽 또한 벽이지요

절망이 철벽 같을 때

새벽조차 새 벽이 될 때도 없지 않지요

세상에 벽이 많다고 다

낭비벽이 되는 건 아닐 테지요

벽에다 등을 대고 물끄러미 구름을 보다보면

벽처럼 든든한 빽도 없고

허공처럼 큰 문은 없을 듯하지요

이 세상 최고의 일은 벽에다 문을 내는 것

 

그럼 열쇠 들어갑니다

벽엔들 문을 못 열까

문엔들 벽이 없을까







2.jpg

진란오류

 

 

 

쩡쩡한 하늘에 이름을 쓴 거

벌거벗은 나무에 소망을 옮긴 거

뒹구는 나뭇잎에 사랑을 가진 거

쓸쓸한 가지에 머리를 기대었던 거

그리고 잠들지 않는 시간 속에

샘물 하나 키운 거

그리고그리고 그 속에 오롯이 눈뜬 거







3.jpg

박시하사랑을 지키다

 

 

 

수박을 들고 커다랗고 짙은 수박을 들고

붉은 물이 가득 든 초록 수박을 들고

 

삶보다 무거운 수박을 들고 땡볕 아래 걸었네

오래 걸었네 뜨거운 길을 걸었네

 

짙고 푸른 껍질을 쪼개면 시원할까

그 붉은 물은 달고 시원할까

 

멀고 먼 수박 껍질 속의 세계를 향해 걸었네

 

던져버릴 수 없어 떨어뜨릴 수도 없어

둥글고 커다란 수박은 깨져버릴 테니까

짙고 푸르지만 수박의 껍질은 연약하고

내 팔은 가늘고 등은 굽었다

 

터벅터벅 걸었네

멀고 먼 길 끝이 기억나지 않는 노란 길을

달콤하고 붉고 무거운 그대와

가겠소 난 가겠소 저 언덕 위로

 

목이 마르지 않았네 눈물이 흘렀네 멀고 먼

지워지고 말 꿈에서







4.jpg

고찬규, 7병동 3

 

 

 

눈치 없이 눈물은 흘러내린다

 

티비 위에서 싹을 틔운 감자

묵은 고름처럼 물큰 썩어가며 싹을 기른다

땅에 묻히길 희망하지만 요원하다

 

이곳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숨 쉬는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고마운 것은 숨 쉬는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눈물겨운 것은 붙어 있는 숨이다

 

무릎 꿇고 두 손 모은 사내

외투 덮고 새우잠을 자는 아이

링거도 숨죽이고 숨만 숨이다

 

아침엔 부팅에 3분 걸리던 컴퓨터가 실려 나갔다

배는 늘 고프다 컵라면 익어가는 데 3분 먹는 데 3

담배 한 개비 타들어가는 데 3

 

무슨 생각을 했던가 3분 동안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볼리비아의 한 소년은 오늘도 막장에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하고

목숨을 건 질주를 한다

주어진 시간 3







5.jpg

신석종시린 독백

 

 

 

밤 새도록

당신 글 읽고

사진 보다가

 

늦은 아침에

잠에서 깨었어

애들도나도

 

설날이라는데

아무데도 안 갔어

 

우리 집에도

당신 집에도

 

밖은춥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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