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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잇고 녯 산수 샤라디미 순리어도
게시물ID : readers_332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의유리너머
추천 : 3
조회수 : 32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2/09 00: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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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사방 팔 좌座 산중에 가장 우람한 거목은
새떼가 날개 접는 시간을 언제나 마련해주었다
바람과 동맹한 부리 종족 대대손손을 돌본 거점인지라
수만 리 바깥에서 보은처럼 삼키고 온 온갖 씨앗이
이국적인 색채로 그루터기에 만개해 별 단내가 다 조화로웠다
낮은 풀에 스친 소문 찾아온 벌레들이 알록달록함을 더했다

사라락 소리가 나는 녹음綠陰을 분수처럼 발산하는 거목은
감탕물도 정수해다가 벌레 입에 수액을 대접했다
스스로를 연민할 줄조차 모른 미물에게 또한 너그러이 베풀어
그 공덕 거쳐 간 부처님 전생만 해도 몇일런가
덕은 덕으로 업 씻기고자 현생의 충류가 육신공양하니 새가, 가릉빈가가 날아들 만하다
뿌리 깊은 치세로 솟은 하나의 대자비한 생태계였다

산 중턱 오가는 이들 한숨 돌린 데서 먼발치 초점 자아낸 거목이다
그 간운폐일 자태 보고 자란 토착민한텐 영목이라 자자했으며
제사까지 지내주는 나무였으니 근처라도 지날 땐
백발 성성한 산지기도 뒷짐걸음 풀었고 벌목꾼은 연장을 감추었다
산과 끼어 흐르는 냇물이 달에 우는 유곡의 자시면
난세에 잠 못 든 선비가 만근 같은 낙루 한 줄기 삭이고자 등을 기대러 오기도 했다

예도옛날부터 그 거목은 쇠한 기색을 아무한테도 보인 적 없을지다
지나가던 탁발승, 풍수가, 심마니, 보부상, 가마꾼, 방목공, 걸뱅이도
야생아, 화전농, 풍물패, 파발마, 지자군, 추쇄자도
선녀, 이매, 백액호, 미후, 매구도
뭣이 반만년을 장수하려는가
지상에 너울댄 천상의 한 파편, 시대가 변해도 변치 않은 곳이 있다
출처 주석을 주렁주렁 달면 꼭 가르치는 것 같이 된다는 느낌이라 달지 않았습니다.
그냥 저놈이 잘도 지껄이는구나~ 하고 유연하게 읽어주셔도 좋습니다.
물 위로 흘러가는 것들을 일일이 건져서 확인할 수 없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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