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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들처럼 둥글게 손을 잡고 싶었다
게시물ID : readers_332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의유리너머
추천 : 2
조회수 : 34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9/02/17 10: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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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우린 낭만에 목 마른 채 현실을 직시하며 살아간다
소설 같은 일이 생길 거란 기대를 가슴속 깊이 쌀쌀한 면에 묻고 잊어버렸으나
이따금 유적을 발굴하는 기분으로 오래 꺼내 보지 않은 그리움의 테두리를 더듬는 때만큼은
나도 그다지 시시하기만 한 녹초인간이 아닌 언제든지 설렐 수 있는 사람이란 걸 환기한다
시곗바늘대로 도는 쳇바퀴 삶은 자는 시간도 빠듯한 노동의 연속이지만
충혈된 동공에나마 비친 벽돌 숲 사이 저녁놀, 달빛 한 움큼에도 나란 인간은 여전히 설레는 것이다.
하늘로 치켜뜬 눈가에 어느샌가 주름이 늘어졌어도 뭇별을 훑는 마음은 늘 그래왔듯 아홉 살쯤이었다.
힘 풀린 다리로 걷는 퇴근길에서 문득 멈춰 서 노을빛 공터를 바라본 적엔 구두를 신건 말건 공을 차고 싶었다.
우린 성분표 없는 것들의 가치를 쉽사리 매기지 못해 물질이 아닌 마음에서 비롯되는 풍요를 자산으로 인정키 어렵다.
꿈은 탄수화물이 아닐뿐더러 먹고 사는 시름이 관여하다 보니 당연하지만,
가격을 갖지 못하는 것들에 설렌 순수한 요정 같은 나를 평소 녹초인간의 모습 대신 아무에게나 들키고 싶었다.
지쳐있는 모두 어쩜 나와 같을 테니 요정들처럼 둥글게 손을 잡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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