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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동에서 생긴일 1~7 합본-> 스압
게시물ID : panic_999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ong
추천 : 15
조회수 : 518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9/02/28 02: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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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잡설을 집어 치우고 빛보다 빠른  LTE급 전개로 진입 하겠습니다.

 

 

==============================================================

 

이 이야기는 밤무대 생활을 하기 몇해 전 직딩때 이야기 임.

고로 춘천사건보다 훨씰 전 이야기 이므로 세월이 갈수록 점점 석면화 되어 가는 내 붕어 대가리가 얼마나 자세히 기억해 낼수 있을지는 모름.

 

 

 

한때 밤 12시에 서버 다운을 기다리며 야근을 함. (서버 다운후 SQL작업 이었던 걸로 기억함)

할게 없어 당시 유행하던 스칼럽에 들어감.

수많은 무림 고수들 틈바귀에 낑겨 나름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조금 참신한 컨셉의 방을 만든답시고 잔대가리를 굴려 가며 만든 방이 공포방!!!

 

방제는 '무서운 이야기 방' / 제한 인원수 4명

 

 

역시나 잔대가리가 통했는지 방을 파자마자 방에 들어온 사람 남자2, 여자2 총 4명

나 외 세명이 더 들어와 슬슬 각자의 썰을 풀기 시작

처음에는 한명씩 돌아가며 각자의 에피소드를 풀어놓기 시작.

 

근데 나말고 다른 남자 한넘이 사실 자기는 귀신을 본다는 개드립 시전 시작.

그런데 그 말을 하자 '탤런트' 라는 닉을 쓰는 여자아이가 그 넘한테 급 관심을 보이기 시작.

 

난 그때만 해도 그 넘이 되도않는 개구라를 친다는 의심을 하고 있었음.

 

그때 그 넘이 (소품) 갑자기 탤런트 에게 말함.

 

 

소품: 탤런트님. 지금 얼굴에 화상 당한 여자한테 시달리고 계시죠?

      얼굴 반이 화상으로 일그러져 있고 생머리는 좀 길고 쌍거풀 없이 눈 큰여자요.

 

 

순간 채팅방에 정적……………….

 

 

 

나도 이때부터 살짝 쫄음

그때 이넘이 한마디 더함.

 

 

소품 : 지금 탤런트님 뒤에 서 있는데요.

 

 

 

이런 ㅆ놔ㅐㅁ러아ㅐㄴㄹ머앤머랭ㄴ;

 

그때 불꺼진 사무실에 혼자 있었는데 레알 방 깨고 나가고 싶었음.

진짜 책상 밑에 소복입은 여자가 웅크리고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공포를 마구 느낌.

 

그러자 순간 탤런트 라는 여자 아이가 다음날 급벙개를 하고싶다고 제안.

 

사실 난 벙개고 나발이고 똥꼬가 쫄깃해진 상태였기 때문에 갖은 핑계로 벙개에 빠지려 하였으나. (나가봐야 오크일 확률 99% 라고 생각한 측면이 크지만)

 

탤런트가 방장은 꼭 나와야 한다,  방장이 안나오면 인원수가 안 맞는다.(응? 인원수? 혹시 그럼………)  등등의 유혹에 못이겨 나가기로 했음.

 

그리하여,

 

네명이 사는 중간 지점인 방배동에서 벙개를 하기로 함.

첫 벙개도 방배동 이었지만 이 친구들과 매번 만날 때 방배동에서 만났고, 실제 나중에 일어날 일도 다 방배동이 배경임.

 

 

이제 바로 본론 이야기 G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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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나 : 당시 30살? 29살?  그 즈음.   

남자1) 소품 : 당시 녀석이 방송국 쪽 소품일을 하고 있었음. 이름 기억 안남.(내 기억에 당시 26정도?)

여자1) 백뚱 : 얼굴은 참으로 뽀얗고 이쁘장 하나 돼지끼가 좀 있음.  살짝 사차원 (내 기억에 당시24)

여자2) 탤런트 : 얘는 닉이 탤런트 였음. 애는 닉을 잊어먹을 수가 없음…(내 기억에 당시 28? 27? 그쯤.)

 

 

 

만남.

 

 

흠흠, 이번편은 등장 인물이 참 간결해서 좋네요. ㅋㅋ

춘천편은 8명 이었는데 이건 4명 사이에서 벌어진 이야기 이니.

 

 

만남이 있는 날 제가 조금 늦어 나가 봤더니 소품과 백뚱이 이미 앉아 있더군요.

소품녀석은 이미 전날 채팅방에서 친해진 상태여서 저한테 형,형, 그랫었고 백뚱도 오빠오빠 거리며 친한척 하는데 예상은 했지만 뭐…. 이상한 사심을 가지거나 할 정도의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첫 느낌은 얘 좀 조심해야겠다. 정도?)

 

제가 방장 이었기 때문에 저를 중심으로 연락해서 이루어진 벙개 였는데 탤런트는 조금 늦게 도착 할 것 같다고 이미 통화를 했었구요.

당시 탤런트 집이 안산이라 멀기도 하고 본인이 피아노 레슨을 하는데 레슨 시간이 조금 늦는 바람에 늦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일단 셋이 모여 간단한 통성명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때 카페에 어떤 여자가 들어 오는데 키가 172에 길고 찰랑 거리는 생머리를 가진 모델 뺨따구 마구 후려갈길 것 같은 여자가 들어 오는 겁니다.

 

검은 코트에 정장을 입고, 늘씬하게 뻗은 여자가 들어 오는데 그때 든 생각이

 

'와 저런 애들 오는거 보니까 방배동 아직 안죽었구나' 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카페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한번에 꽂히는걸 느낄수 있을 정도 였습니다. 

사실 방배동 카페촌이 90년대 초반까지는 꽤 잘 나가던 동네였죠.  좀 잘 논다 하는 애들이나 연애인들 많이 왔다갔다 하고.

 

암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녀가 카페를 두리번 거리더니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하는데 갑자기 그때 테이블 위에 올려뒀던 제 핸드폰이 울리는 겁니다.

 

'오잉? 재가 탤런트 였어?'

 

그렇게 그녀가 마지막으로 합석을 하게 됐고 우리는 술집으로 이동해 술을 한잔 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처음 관심은 소품에게 쏠려 있었죠.

 

녀석이 자기는 귀신을 본다고 얘기 하니까 탤런트가 물어 봅니다.

 

"너 얼굴 반 화상 당한 여자는 어떻게 알았어?" 라고 묻자 소품 녀석이 대답 합니다.

 

사실 그 방에 누나가 들어올 때 (소품 녀석이 탤런트에게 누나라고 했었습니다.) 얼굴이 반정도 화상을 입어 일그러진 여자의 형체가 느껴졌다.

근데 그 여자가 누나 뒤에 서있는 것 처럼 느껴 지더라 그래서 자기도 반신반의 하면서 말을 던진건데 그렇게 딱 맞아 떨어질지 몰랐다.

 

라는 말을 하더군요.

 

뭐, 백뚱과 저는 초반에 꿀먹은 벙어리 처럼 앉아있었고.

 

그랬더니 탤런트가 털어 놓는 이야기가.

 

자기가 얼마전 부터 이상한 악몽 때문에 잠을 못잔다는 것 이었습니다.

잠이 스르륵 들려고 하면 얼굴 반이 화상으로 일그러진 여자가 나타나 자기 얼굴 앞에 그 얼굴을 들이대고 조롱하듯이 쳐다 보는데 그 눈빛이 너무 무섭 다는 거죠.

 

그게 한달 넘게 지속 되다보니 잠도 못자고 지금 아주 미칠 지경 이라는 겁니다.

그러다 우연히 채팅방을 봤고 들어왔는데 그런 얘기를 들었으니 자기도 깜짝 놀란거죠.

 

그렇게 탤런트와 소품 녀석이 그 여자의 인상착의를 얘기 하는데 뭐 짜 맞춘 것 처럼 인상이 딱 들어 맞더군요.

 

 

그 여자 정체를 알수 없겠냐고 탤런트가 묻자 소품 녀석이 아직 잘 모르겠다.

 

근데 뭔가 원한이 있다는 건 느껴진다. 쉬이 떨어질 그런 영은 아닌 것 같다. 등의 얘기가 오고 갔습니다.

 

그날은 그렇게 술을 먹다 시간이 늦어져 헤어지기로 했는데 다음날 또 만났으면 좋겠다고 의견들이 모아 졌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닥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이것도 인연인데 자주 보자 라는 녀석들 말에 발을 빼지 못하고 그러마고 약속을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오니 뜬금없이 백뚱과 소품 녀석이 자기들은 둘다 집 방향이 노원구라 택시를 타고 가겠다는 겁니다.

 

"어, 그래…..그럼 둘이 가야지."  라고 말하고 멀뚱히 서있는데 갑자기 탤런트가 "오빠 그럼 오빠는 나 좀 바래다 주면 안돼?" 라고 하는 거예요.

 

아니 이런 썅……방배동에 총알 택시가 얼마나 많은데 이게 날 개호구로 보나. 라는 생각에.

 

"야 너 돈도 잘 번대매 그냥 택시타" 라고 말하자

"오빠 요즘 택시가 얼마나 무서운데 재네 둘은 집 방향이 같으니까 같이 가면 되지만 난 택시 같이 탈 사람도 없잖아" 라고 말 합니다.

 

오메 잡것.

 

근데 또 한편으로 생각하니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제가 탤런트를 집까지 바라다 주기로 했습니다.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으면 좋으련만 그날 탤런트와 저는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소품 녀석과 통화를 해보니 그 녀석들은 뭔일 있었더군요. ㅋㅋ

 

 

다음날 소품 녀석이 전화가 와서 전화를 받았는데 그 녀석 말에 따르면…….

 

 

노원구에 다가서 자기가 먼저 내리기로 했는데 백뚱이 따라 내리더랍니다.

 

그러더니 '술한잔 더하자 오빠한테 꼭 물어볼게 있다'는 드립을 치며 따라 붙길래 녀석이 술한잔 더먹으러 가는데 백뚱이 그러 더랍니다.

 

"오빠, 이동네엔 조용한 술집 없어. 나 오빠랑 조용히 얘기하고 싶은데 우리 술 사서 방잡고 얘기 하자"  (이건 남녀가 뒤바뀐 멘튼데 ;;)

 

그래서 술값도 백뚱이 계산하고 방비도 백뚱이 계산하고 방으로 들어가자 그녀가 그러 더래요.

 

'자기 몸엔 몸쓸 귀신이 붙어 있다'

'영적 기운이 쎈 사람이 마사지를 해주면 그 귀신이 쓸려 내려 간다'

'오빠라면 충분히 그 게 가능할 것 같다' 더 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웃긴게 처음에 술집에서 술먹던 중에 백뚱이 다른 사람 몰래 저한테 문자를 보냈었거든요. ㅋㅋ

 

-오빠 이따 오빠랑 이야기 좀더 하고 싶은데 이따 따로 좀 보면 안돼요?-

라고 문자를 보내길래 제가

-싫다- 라고 답문을 보낸적이 있어서 한참을 웃긴 거예요.

 

아뭏튼

 

백뚱이 그 얘기를 하자마자 침대에 누워 마사지를 해달라기에 녀석이

'에이 씨부럴 돼지 주물럭 한다고 생각 하지뭐,' 라는 심정으로 그냥 대충 여기저기 주무르고 있자니 갑자기 백뚱이

"아, 오빠 아무래도 옷이 걸려서 제가 강한 영적 기운을 못 받는 것 같아요" 라며 소품 손을 잡더니 옷안으로 자기 살을 마구 만지게 하더래요.

 

그러더니 벌떡 일어나 앉더니 말릴 새도 없이 훌러덩. (말리지도 않았겠지만)

 

그렇게 좀 있다가 "오빠 아무래도 오빠도 옷을 입고 있어서 제 몸안에 마귀가 반응을 안해요" 라며 옷을 마구 벗겼답니다. (아마도 음란마귀였나 봅니다 )

 

ㅋㅋㅋㅋ 아, 이거 쓰다 보니 자꾸 야설이 되는 것 같아 이쯤에서 스톱하죠.

 

뭐, 그 다음이야 여러분 상상 하시는 그대로 입니다.

녀석도 남자니까 제 생각에는 그때 소품 녀석이 말은 그렇게 해도 녀석도 마음이 있으니까 그러지 않았겠나 생각 합니다. ㅋㅋㅋ

 

 

암튼,

 

다음날 소품 녀석이 다음날 저한테 전화 해서 그일로 찡찡 대는데 사실 저는 웃겨 죽겠더군요.

 

"야야, 그냥 마음 편하게 육보시 하고 덕 쌓았다고 생각해.  음란마귀한테서 구해 준거 아냐ㅋㅋ"

라고 말하자 녀석이 정색 합니다.

 

"아, 근데 개는 순 구라 거든요  형도 알잖아요, 탤런트 누나는 진짜 힘든 거구"

그런데 그 정도는 녀석이 말 안해 줘도 알 것 같았습니다..

"어, 그래 난 잘 몰라, 니 말대로 나는 수호령이 강해서 그런거 못느낀 다매.  니가 잘 좀 해결해줘봐" 라고 말했습니다.

 

전날 벙개에서 녀석이 저보고 '형은 지금 형의 수호령이 너무 강해 잡귀 따위한테 시달릴 일은 없을거다' 라고 말해 줬었거든요.

사람 심리가 묘한게 녀석한테 그런말을 듣자 좀 뭔가 안심이 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녀석한테 그랬습니다.

 

"야 개네 둘다 귀신한테 시달리는 불쌍한 애들 이니까 앞으로 니가 만나서 잘해줘 ㅋㅋ 난 사실 개네 보기가 무서워" 라고 놀림반 진담반의 말을 했더니 녀석이 그러 더군요.

 

"아뇨 형, 아마 탤런트 누나가 형한테 전화 하거나 아마 그럴거예요. 그때 그 누나 한테 좀 잘해줘요" 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때 전 속으로 이것들이 둘이 따로 무슨 얘기를 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그후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4명이서 한 두세번 정도 더 모여서 술을 먹었던 것 같습니다.

 

백뚱은 계속 저한테 자기 데려다 달라고 속보이는 짓 했던 것도 기억 나고.

그런데 좀 이상하게 저는 탤런트만 집에 몇번 데려다 줬던 기억이 남고 그렇네요.

 

 

그때 탤런트가 그렇게 이뻣음에도 불구 하고 그녀를 좀 피했던 이유가,

웬지 저는 그녀가 무서 웠어요.

 

차도녀 스타일로 이쁘긴 한데 굉장히 차가운 인상 이었습니다.

항상 까만옷을 좋아해 까만 이미지에 차가운 눈빛을 가진게 제 취향은 아니었다고 생각 했거든요.

 

 

그런데 그 즈음 그녀한테 문자가 왔습니다.

 

-오빠 저녁에 바빠요? 내가 술 사줄게 술한잔 해요-  라고 오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래, 그럼 내가 소품하고 백뚱한테 오늘 스케쥴 물어볼게- 라고 답문을 보내자.

-아뇨 개네 말고 오빠한테 상담 할것도 좀 있고 해서 다른 애들 한텐 비밀로 하고 둘이 봤으면 좋겠는데-

라고 답문이 오더군요.

 

그래서 별 생각 없이 보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별 생각 없지는 않았겠죠.

아무리 그래도 예쁘고 늘씬한 여자가 둘이 술을 먹자는데,

 

저도 남자인지라 제 기억에 그때 응? 이거 혹시 오늘? 응? 응? 이라는 생각과 아, 아무리 그래도 애랑 둘이 보기엔 좀 무서운데, 라는 생각이 공존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제가 무슨 여자에 대범한 사람 같지만 그때 사실 제 주위에 여자가 꽤나 많이 꼬여 있던 시절이라 일부러 여자를 어떻게 해봐야 겠다 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던 시기 이기도 하군요.

 

그때 제가 농담조로 "지금 당장 전화 하면 달려나올 여자 애가 일개 연대급니다" 라고 농담 했던 기억이 남아 있는걸로 봐선 아마 그때 탤런트를 보러 나갈 때도 숫컷 으로서의 사심은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날 오후 퇴근 시간이 다가올 즈음  뜬금없이 소품녀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러더니 대뜸,

"형 혹시 우리랑 말고 탤런트 누나랑 만난적 없어요?" 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오늘 만나기로 한걸 솔직히 얘기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막 고민 하고 있을 찰나에 그녀석이………..

 

"형, 나 탤런트 누나 꿈에 나오는 그 여자 누군지 알 것 같아요.  형 그 누나 형이 따로 만나면 형도 위험해 질수 있어요" 라고 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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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때 그 녀석 말에 불현듯 드는 생각이

 

'혹시 이 녀석이 탤런트한테 흑심이 있어서 날 경계해서 이러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 했거든요.

같이 모이면 주위 남자들이 탤런트를 흘깃흘깃 쳐다 보는 일도 많았고, 실제로 이야기를 들어 보니 학창 시절때부터 남자들한테 엄청난 대쉬를 받고 살았더군요.

 

그리고 그때 탤런트는 비록 사이가 좋지 않아 헤어지기 일보 직전 이지만 남자친구가 있었던 상태 였습니다.

 

그래서 술 먹으면서 남자친구 얘기가 나오면 표정이 급속도로 어두워 지곤 했었죠.

 

 

여튼,

 

소품 녀석에게 그런식의 반응이 나오니 은근히 호승심이 생기는 겁니다.

"그래? 그거 뭐 많이 워험한 거야? 근데 넌 그걸 어떻게 알았어?" 라고 녀석에게 말했습니다.

 

"일단 형, 그건 만나서 얘기해 드릴게요.  오늘 술 한잔 하시죠"

 

얘길 듣는 순간 갑자기 엄청난 갈등이 몰려 옵니다.

 

이녀석 말을 믿어줘?  그냥 딴 마음이 있으면 나한테 말을 하지 내가 도와 줄텐데,  근데 탤런트가 오늘은 나만 보고 싶다 그랬는데 같이 만나면 기분 나빠 하지 않을까?

 

 

하는 이런저런 생각들로 갈등이 되더군요.

 

그래서 알았다 금방 연락 주마고 말하고 탤런트에게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소품이 오늘 만나서 술한잔 하자고 그러는데 어떻할까? 뭐 중요한 얘기 할게 있는 것 같던데"

 

라고 양해를 구하고 같이 보기로 했습니다.

 

근데 저는 백뚱에게는 연락을 하지 않았었는데 그날 백뚱이 탤런트에게 전화를 해 그날 또 넷이 모이게 되는 상황이 발생 했습니다.  

아니 여자는 자기가 혼자 라고 탤런트가 연락을 했나?

 

뭐 어쨋건 그건 중요 한게 아니니……..

 

 

그렇게 또 넷이 모여 저녁 먹고 술 한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 들을 하고 있는데 서로 중요하게 할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던 인간들이 아무 얘기도 안하는 거예요.

 

쓸데 없는 잡담이나 농담이나 하고 있고,

 

'뭐야? 이럴거면 날 왜 불렀어? 지금 장난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 백돼지 아니 백뚱이 뜬금없이 " 아 화장실 가고 싶은데 술을 많이 먹었더니 어지럽네 오빠나 화장실 가게 부축 좀 해줘" 라는 옆집 똥개 삼돌이가 들어도 코웃음을 칠법한 개드립을 치는 겁니다.

 

"이게 미쳤나? 야, 너 술도 얼마 안먹었잖아? 내가 너 화장실 가는데 왜 부축을 하냐?" 라고 하자

 

"아이이잉~~ 오빵  한번만 쉬야하는데 쫌 델따 주세욤~~~"

 

 

 

-_-;;

 

 

 

와 놔………..진짜 귓방망이 한대 후려치고 그냥 콩밥 좀 먹고 말어?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근데 저 덩치에 저런 말도 안돼는 교태를 부릴라면 지는 또 지 나름대로 얼마나 힘들까 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이 불끈 발동하여 제가 부축 해줬습니다.

 

제 기억에 그때 투다리 였나? 아니면 그 비슷한 술집에 있었는데 백뚱과 제가 복도 쪽에 같이 마주 보고 앉아 있던 상태여서 같이 일어 나 줬죠.

 

근데 그때 그날 백뚱이 두툼한 오리털 파카를 입고 그안에 그냥 면티 같은걸 입고 왔었는데 술집에서 파카를 벗고 있었거든요.

저는 그날 살색 무스탕을 입고 있다 술집에서 벗고 있었고.

 

제가 일어서자 이 냔이 팔짱을 쓰윽 끼고 몸을 붙이는데 뭐가 물컹 하는 겁니다.

 

'헉!, 뭐야 이거? 아 씨 뭐야 이거? 이 물컹은 예사 물컹이 아닌데?  진짜 가지가지 하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쨋건 화장실 갔다 오는데 이건 뭐 화장실을 가자는 건지 모텔을 가자는 건지 한걸음 걸을 때 마다 제 온몸을 더듬으며 걷는 겁니다.

 

진짜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하여 화장실에 데려다 주고 그냥 기다리지도 않고 자리로 와버렸더니 한참후에 지혼자 잘만 걸어 오더군요.

 

잘 걸어 다니는 구만 뭐. 쓰읍~

 

또 그렇게 앉아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이런 저런 잡담들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무릎께로 뭔가 스윽~ 들어 오는 겁니다.

 

그때 제가 상체를 탁자에 기대고 있었는데 백뚱이 다른 애들 몰래 테이블 아래에서 다리를 들어 제 소중이를 갑자기 꾸욱, 꾸욱  누르는 겁니다.

 

참 나 별…살다살다 내가 이제 영화 속에서만 보던 소중이 꾹꾹이를 당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참 허탈 하더군요. 

영화속에서 겁내 섹시한 분위기로 연출 되던데 현실은 왜 이렇게 추잡한 기분이 들지? 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낮고, 조용히 말했습니다.

 

 

"야, 발꾸락 치워라 소중한 내 꼬추에 니 발꼬랑내 베긴다."

 

 

뜬금없는 제 말에 탤런트와 소품은 어? 라는 멀뚱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만 보고 있고 백뚱은 갑자기 절 째려 보더군요.

 

그리고 갑자기 옷을 입고 가방을 챙기더니 휙 나가 버립니다.

 

탤런트와 소품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계속 벙져 있길래 제가 그랬죠.

 

"갑자기 분위기가 이렇게 돼서 미안하긴 한데, 내가 지금 음란마귀한테 강간 당할 뻔할 위기에 놓였었거든.미안해 애들아"

 

그 한마디에 둘다 빵 터지 더군요.

 

소품녀석이야 뭐 그렇다 손 치지만 탤런트는 아직 소품과 백뚱 사이에 있었던 일을 모르고 있었던 지라 좀 얼떨떨해 하더군요. 

탤런트가 그래도 자기가 따라 나가서 위로 해주 겠다는 걸 소품 녀석이 그럴 필요 없다고 말리고 뭐 그렇게 좀 더 먹으며 쓸데 없는 얘기를 하다가 탤런트가 먼저 일어 나더군요.

 

오늘은 지하철 끊기기 전에 일찍 가겠다고.

할말 있다고 보재더니….쓰읍.

 

 

 

그렇게 소품녀석과 둘이 남게 되어 녀석이 알게 되었다는 그 '화상 입은 여자'의 정체에 대해 물어 봤습니다.

 

그녀석 말에 의하면 보통 자기가 영가를 보거나 할 때 흐릿한 홀로그램 영상 처럼 뭔가가 보인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좀 더 강한 영가는 진하게 보이고 또 뭔가 사연이 있거나 원한이 깃든 것들은 영사기를 허공에 비춘 것 처럼 영상이 스윽 지나 가서 그 상황을 알게 되는건데 (녀석의 말에 의하면 무당들도 그런식 으로 영상을 보고 맞추는 무당이 많다고 하더군요)  그 전 넷이 만나고 집에 들어 가는 중에 그 화상 입은 여자에 관련된 무언가의 영상이 스쳐 지나 갔다는 겁니다.

 

녀석이 정리한 논지에 의하면,

 

분명 밤마다 꿈에서 괴롭히는 그 여자는 분명 탤런트의 전생과 관계가 있다.

 

그 화상 입은 여자는 운전중 이었는데 어떤 낭떠러지 위에 위치한 도로 였고 그 옆에는 처음 보는 남자가 타고 있었으며 무언가의 일로 굉장히 언성을 높이며 싸우고 있었다.  

그렇게 점점 심하게 싸우다 무슨 일인지 혹은 일부러 그랬는지 어쩐지 모르지만 여자가 핸들을 벼랑쪽으로 돌렸고 차는 벼랑 아래로 굴러 떨어 졌다.

그 사고로 여자의 얼굴 반은 화상을 입게 된거고 아마 죽었을 확률이 높다.

 

대충 정리 하자면 이런 내용 이었습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그럼, 그 여자가 탤런트의 전생 이란 말이야?"

"그렇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자기 전생이 나타나서 현생에 나를 괴롭 힌다는게 말이돼?"

 

그러자 녀석도 수긍 하더군요.

"그러게요 그럼 말이 안되는데. 근데 그게 아니면 설명 하기가 힘들어 지는데…….. 탤런트 누나가 전생에 혹시 그 여자의 남자를 뺏은게 아닐까요? 그래서 사고가 나서 죽었고 그 이유로 지금 괴롭히는……… "

 

"그런가? 그럼 전생에 탤런트 한테 자기 남자를 뺏긴 한 맺힌 영가가 지금 탤런트를 괴롭히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네?"

 

그리고 저희는 소주잔을 마주치고 입에 가져 갔습니다.

 

 

"근데 그렇게 되면 아무리 빨리 잡아도 50~60년대 라고 봐야 하잖아? 탤런트 나이가 있으니까.  그때 우리나라에 자가용 가지고 돌아다닐 만한 사람 흔치 않을걸?  나름 부자 였던 우리 집도 70년대 중반에 차를 샀는데. "

 

거기까지 이야기를 하다 둘이 말이 뚝 끊겼습니다.

술잔을 들고 서로 얼음 처럼 굳어서 쳐다 보고 있는데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쫙 올라 오는 겁니다.

우리는 서로  놀란 토끼 눈이 되어 쳐다 보고 있었죠.

 

 

 

 

"그…..그럼……..저….전생이 아닌거네…….현생에 있었던 일인 거네"

 

 

 그리고 저희는 녀석이 본 환영들을 복기 해 봤습니다.

 

 

어떤 여자와 남자가 둘이 드라이브 중이다.

드라이브중인 여자는 얼굴에 화상을 입기 전 이고 아주 깨끗하다.

그리고 의도적이든 실수든 차는 벼랑 아래로 떨어졌고 그 사고로 그 여자는 사망 했다.

 

그냥 지나가는 환영이므로 차종이나 시대는 잘 모르겠으나 50년대나 60년대 같지는 않다.

 

이정도 정리를 하고 나니 전생이나 오래전 이야기가 아닌 현생에, 아니면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이야기 라는데 결론이 모아지기 시작 했습니다.

 

 

"가만 있어봐 탤런트가 지금 사귀고 있는 남친 얼마나 만났다 그랬지? 꽤 오래 만났다 그러지 않았나? 한 5~6년 넘었다 그랬지?"

 

"예 형, 그렇게 기억 해요"

 

"음………근데 그런 상황이면 나도 위험 한건가?  나도 같이 있으면 위험 하대매?"

 

거기까지 말을 이어가자 소품 녀석이 말 합니다.

 

"저도 잘은 몰라요. 저는 그냥 어쩌다 볼수 있을 뿐이지 무당들 처럼 어떤 액막이를 한다거나 영매와 접촉을 한다거나 그런게 아니 잖아요.   그런데 그 정도 원한을 가진 영하고 연계가 되면 어떤 방식으로든 같이 해꼬지 당할 확률이 높죠"

 

라고 녀석이 이야기 하는데 많이 으스스 하더군요.

 

곰곰히 생각하다 보니 내가 왜 쓸데없는 채팅방을 만드는 주접을 떨어서 이렇게 엮였을까?  차라리 '잘 주는 방', '물 주는 방' 이딴거나 만들걸 하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우리는 왜 이렇게 갑자기 급속도로 친해 졌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머릿속이 복잡해 지는 거예요.

 

"근데 니가 나보고 나는 수호령이 쎄서 잡귀 한테 당하거나 쓸데없이 괴롭힘을 당하는 일은 없을 거라매?"

 

"형 그건 잡귀나 쓸데 없는 지박령 같은거 얘기 한거고 원한이 강하게 실린 영은 체급이 다르죠 체급이.  사실 무당들도 해결 못하는 원귀 많아요"

 

끄응……. 이정도 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정말 심란해 집니다.

 

앞으로 핸드폰 바꾸고 얘네랑 연락 끊고 잠수탈까? 하는 얍실한 생각도 잠깐 들고,

그러다 또 만약 이 녀석 말이 사실이면 탤런트는 얼마나 힘들까? 라는 생각도 들고.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가상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일고 혼란 스럽더군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시간이 늦어 저희는 술집을 나와 각자 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소품 녀석은 술을 많이 먹어서 택시를 잡는다고 큰 길로 나섰고 저는 술도 조금 먹었겠다 차를 가지고 갈 겸 해서 제 차를 세워 놓은곳 으로 슬슬 걸어 올라가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뒤에서 제 팔짱을 스윽 끼는 겁니다.

 

허억!!! 배….백돼지  아니 백뚱?

 

 

"어? 너 뭐야? 너 집에 안갔어?"

"히히, 나 저 앞 카페에 있었어. 오빠들 언제 나올까 기다리고 있었지" 라고 말합니다.

좀 황당하기도 하고 기가 막히기도 해서

"지금 소품 저 아래로 내려갔어. 빨리 같이 가서 택시 타" 라고 말하자

"왜? 나 저 오빠 싫어 따로 가도 돼. 오빠 우리 술 한잔 더하고 가자?" 라는 겁니다.

 

문득 소품녀석이 백뚱에게 당한 일이 떠올라 백뚱에게 바로 돌직구를 날렸죠.

 

"왜 오늘은 나 데리고  조용한 데서 방잡고 술 먹고 싶냐?"

라고 말하자 샐쭉한 표정으로 저 를 쳐다 봅니다.

 

"소품 오빠가 말했어?"

 

"그럼 얘기 다 들었지. 나 다 알어. 그 발상 아주 참신하고 좋더라 야.  10점 줄게"

라고 장난을 쳤습니다.

 

그러자 제 팔짱을 휙 뿌리치며

 

"오빠, 솔직히 말해봐.  오빠도 탤런트 언니 한테 마음 있지?" 라는 거예요.

 

"응?  머래. 나 개 한테 흑심 없어.  근데 오빠'도' 라니? 그럼 소품이 탤런트 좋아 하는거야?"

"야. 이 오빠 둔한거야 멍청한 거야.  눈치 빠른줄 알았더니 이제 보니 완전 곰팅이네"

"무슨 말이야 곰 이라니.  너 이렇게 날렵한 곰 봤어?"

"곰 맞네 뭐. 탤런트 언니가 오빠 좋아 하는거 몰라?"

 

라고 말하 더군요.

 

순간적으로 머리가 띵 해 지기 시작 합니다.

 

그랬나? 라는 생각도 들고,  개가 날 왜 좋아하지? 라는 생각도 들고 너무 혼란스러워 지더군요.

 

그 말을 듣고 나니 제가 탤런트를 집에 바라다 줄게 둘이 차에서 했던 말들이 기억이 나는 겁니다.

 

그때 무슨 이야기 인가를 하다가 탤런트가

"오빠, 사람 일이란 아무도 모르는 거야.  지금 오빠랑 나랑 아무 관계 아니지만 앞으로 어떤 관계가 될지 누가 알아?" 라고 얘기 했던것도 기억 나고.

 

"오빠는 오빠 자체 분위기에서 여자를 혹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어." 라는 말도 기억 나고 그러더군요.

그런데 제가 스스로 아직 헤어지진 않았지만 탤런트는 남자 친구가 있으니까 나와는 이성적으로 아무 상관 없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이성으로 저는 별 관심도 없었던 탓도 크고.

 

 

 

"근데 그 언니 만나지마. 오빠는 감당 못해" 라는 알수 없는 말을 하는 겁니다.

"너도 소품한테 얘기 들었냐?"

"무슨 얘기? 소품 오빠가 뭘 알긴 안대?"  라고 말하는 거예요.

 

근데 그 말을 하는 백돼지…..아니 백뚱 표정이 뭐랄까, 소품을 참 한심 하다는 그런 눈빛이나 말투로 느껴지는 겁니다.  마치 한참 어린애 이야기 하는듯한 눈빛 이었죠.

 

"그 언니 주위에 걸쳐져 있는 영가들이 어떤 원혼이 실린 귀신들인지 알기나 해?  괜히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 하지 말고 아예 시작도 안하는게 좋을걸?" 이라는 알수 없는 말만 하더군요.

 

"근데 너는 뭘 알고 있길래 그런 얘기 하는거야?"

 

라고 말하자 백뚱이 갑자기 우뚝 멈춰 서서 저를 빤히 쳐다 보면서 말을 합니다.

 

"오빠는 내가 뭐 하는 사람으로 보여?"

 

그러자 갑자기 모든게 궁금해 지는 겁니다.

 

'가만, 애는 뭘 하는 애지? 그러고 보면 우리는 얘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잖아? 나머지 셋은 하는 일이며, 집이 어딘지 다 알고 있는데 우린 왜 백뚱한테 그런것도 물어 보지 않았지?' 라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는 거예요.

 

 

머리는 혼란 스럽고, 때 마침 방배동 한복판으로 불어오는 겨울 칼바람이 스윽 하고 머리를 스치며 지나가 옷깃을 다시 여미는데 그녀가 저를 똑똑히 쳐다 보며 말 합니다.

 

 

 

 

 

 

 

"오빠 나 사실 무당이야"

 

 

 4편

 

 


집으로 오는 내내 마음이 심란 합니다.

 

 

무언가 발을 담그지 말아야 할 곳 한 가운데 서있는 기분도 들고, 

전혀 의도치 않게 어떤 일에 휘말려든 찜찜함도 나고 그렇습니다.

 

평소 저희 모친이 저에게 해주셨던 말씀중에 
"귀신 얘기나 영가 얘기 함부로 하지 마라. 지네 얘기 하면 관심 가져 준다고 좋아해서 그 사람 주위로 쓸데 없는 영가 꼬인다.  살아 있는 사람이 자꾸 죽은 사람 얘기 꺼내서 좋을거 하나 없다"    라는 말씀을 자주 해 주셨거든요.

그래서 쓸데없는 장난을 치다가 모친에게 들켜서 야단도 참 많이 맞았습니다.

 

 

제가 군대 있을 당시에 내무반에서 동전 귀신이 유행 하던 적이 있었지요.

지금 생각 하면 참 유치 하지만 그때는 혈기왕성하고 시커먼 남정네들이 내무반 안에서 할게 없으니 그런 짓이라도 하고 놀며 시간을 보내던 적이 있었어요.

 

한참 내무반에서 동전 귀신 놀이를 하고 집에 외박을 나갔는데 집에 문을 열고 들어가니 어머니가 소파에서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그때 어머니 머리맡에 가서 "어머니 저 왔어요" 라고 말씀 드리는데 갑자기 벌떡 일어 나시는 거예요.

그러시더니 갑자기 "너, 요즘 어디서 뭔 짓거리 하고 다니냐?" 며 야단을 치시는 겁니다.

"무슨 짓거리? 군바리가 무슨 짓거리를 하고 돌아 다녀요? 삽질밖에 더 했겠어?"  라고 말씀 드리는데

갑자기 부얻에서 팥을 한웅큼 주워 오시더니 저에게 팥으로 강 스매싱을 날리시는 겁니다. ㅜㅜ
그리고 소금을 쥐시더니 현관 문을 열고 한웅큼 뿌리시더군요.

 

 

 

제가 갑자기 왜 그러시냐고 여쭤보니 소파에서 주무시고 제 목소리가 들리는데 제 뒤로 뭔가 시커먼게 달려서 들어 오더래요.

그 느낌이 음산하고 기괴해서 재가 또 어디 다니면서 뻘짓하고 돌아 다녔나? 라고 생각 하셨답니다.

 

 

우리는 흔히 영가를 본다거나 귀신을 본다면 싸잡아서 '신내렸다' 라는 무지몽매한 정의를 내리는데 그렇지 만은 않습니다.

 

불가에서 는 여러가지 정의를 하죠.

 

경전을 많이 공부 했다거나, 식이 맑다거나 등등의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 하고 있습니다.

 

성함이 기억이 나진 않지만 동국대 총장을 지내신 어떤 스님의 글에 이렇게 적혀 있더군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니라 스님들을 대상으로 한 책 이었습니다)

 

'식을 맑게 하고 3년 공부를 하면 전생이 보이고 3년 공부를 하면 현생이 보이고, 3년 공부를 더하면 내세가 보인다'  라는 글귀를 본적이 있습니다.

 

어쨋건 이 얘기는 이번 주제와 별 상관이 없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제가 절에 왔다갔다 하다 겪게된 이야기 들도 들려 드리겠습니다.

 

 

 

 

 

 

각설하고,

 

 

 

그날 백뚱이 그러더군요.

 

"오빠는 오빠가 왜 탤런트 언니랑 만났는지 모르지" 라길래
"왜 몰라 내가 채팅방 만든 죄로 만났지" 라고 말했습니다.

 

 

"ㅋㅋ 오빠 사람 인연 이라는게 그렇게 단순한거 아냐" 라고 하더군요.

 

"그럼 니가 재 굿 같은거나 재한테 붙어있는 나쁜 귀신한테 천도제 같은거 좀 해주면 돼겠네"

 

"뭐, 내가 그렇게 할수 있는건 아니고………." 라고 말을 하다가 갑자기 절 보면 씨익 웃는 겁니다.

 

 

아, 써글뇬 무섭게.

 

 

다시 머릿속이 실타래 처럼 뒤헝클어 지기 시작 합니다.

 

 

"아뭏튼 오빠, 사람은 자기한테 도움이 되는 사람한테 본능적으로 끌리기 마련이야 나중에 알게 될거야" 라고 알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더니 제 팔짱을 끼며 얘기 합니다.

 

 

"오빠 추운데 여기서 이러지 말고 우리 술이나 한잔 더 하러 가자"

 

그녀에게 팔을 잡힌채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제가 말했습니다.

 

"너 솔직히 말해봐? 술이 목적이냐? 내 몸땡이가 목적이냐? 한번 달라는 거지?"

라고 말하자 살짝 저를 흘겨 봅니다.

 

"어휴, 말하는 것 좀 봐 저질"

"저질은 지금 니 대가리에 들어가 있는게 저질이지. 너도 번호표 받고 기다려. 지금 나한테 한번 달라는 애들 순번대기표 들고 강남역 앞에 줄서 있어.  너 지금 받아가면 143번이야.   원래 145번인데 두명은 줄서서 기다리다 지쳐서 시집가서 143번이야ㅋㅋ"

 

 

"아휴, 관둬라 관둬. 드럽게 비싼척 하네"

 

라며 제 팔을 휙 뿌리치더니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세웁니다.

 

택시 문을 열더니 뭔가 생각 났다는듯 뒤돌아 서서 말하 더군요.

 

"오빠 참, 내가 인심써서 말해 주는데 당분간 물 조심해."

 

엉? 물? 뭔 물?? 이 북풍한설 몰아 치는 엄동 설한에 내가 수영장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나이트 물인가? 라는 개떡 같은 생각이 드는데 그녀가 한마디 더 합니다.

 

"그리고 오빠 싫어도, 조만간 나한테 다시 연락 하게 될거야"

라는 알수 없는 말을 남기고 총알택시를 타고 총알처럼 사라 집니다.

 

 

 

햐~ 이거.  나쁜 뇬……………쌍금탕 같은 뇬…………뭔 말을 해주려면 다 해주던가.

 

 

 

안 준다고 삐지는 밴뎅이소갈딱지 같은 뇬.

 

 

시간이 늦어 한산해진 방배동 거리에 연말의 분위기를 알리는 조명등이 반짝 거리는데 그 가운데 혼자 서서 멍하게 넋이 나가 백뚱이 사라져간 도로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서서 생각하고 있자니

 

 

채팅방의 어떤 일정한 주파수가 우리를 모이게 만들었나? 라는 생각도 얼핏 들고,

아니면 어떤 강력한 인연의 끈이 있었나? 내가 알지 못하는 전생 같은거?

라는 생뚱한 생각도 들고 참 심란해 지더군요.

 

 

 

 

 

그때 이런 저런 감정들을 제외 하고 탤런트에게 드는 감정은 사실 측은함이 가장 컸습니다.

아니,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측은함에서 애잔함으로 감정이 전이 되던 시기 였던것 같습니다.

 

애는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걸 솔직하게 얘기 했을까?

 

또 대체 어떤 일들을 숨기고 있나?

 

이런 생각들이 들면서 뭔가 찜찜함이 계속 남는 거예요.

 

무언가 찜찜함과 공포심은 사라지지 않고,  그렇다고 딱히 내가 무언가를 해결 할수 있는것도 없고.

 

머릿속이 정돈 되지도 않고 그래서 한동안 그 친구들의 전화나 문자를 좀 피했습니다.

 

부딪혀서 이길수 없다면 해결 방법이 뭐가 있겠습니까? 

 

비겁하지만 잠시 도망 가는게 제일 이지요. (36계 줄행랑)

 

그 이후부터 문자 답장도 잘 안 해주고 전화오면 좀 바쁘다 그러고 그런식 으로 나름 거리를 두기 시작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발신자 번호 서비스가 아직 시작 하지 않을 때 였거든요.

아마 제 기억에 그 당시에서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발신자 번호 표시 서비스가 시작 된걸로 기억 합니다.

 

어느날 퇴근 시간을 조금 남겨두고 전화가 온거예요.

 

일단 전화를 받았죠.

 

 

지금처럼 발신자 서비스가 되거나 했으면 받지 않았을 텐데.

 

 

 

"오빠 뭐해?"

 

 

라고 말을 하는데 탤런트 였습니다.

"어? 어…..나 회사지 지금 일하는데?"

 

"그래? 그럼 나 오빠 회사 앞인데 오빠 언제 퇴근해? 늦더라도 나 이 근처에서 기다릴게"

 

라고 말하고 전화를 일방적으로 '뚝' 끊습니다.

 

하 이거, 난감 하더군요.

'늦더라도 기다린다는' 말에 어떤 결기 같은게 느껴 지길래 일단 만나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빨리 일을 정리하고 나갔습니다.

만나서 어디로 갈까? 라고 이야기 하다 또 결국 우리에게 익숙한 방배동 카페 골목으로 향했습니다.

 

 

일단 밥을 먹자고 얘기하니 그냥 술 먹을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술을 먹으면서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는데


남자친구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몇일전에 결국 헤어졌다는 거예요.

 저번에 둘이 보자고 했던것도 그런 문제들로 의논하고 얘기도 듣고 싶어서 만나자고 했던건데 여차여차 하다 그렇게 넷이 모이게 됐고 그래서 말을 못 꺼낸 거랍니다.

 

 

이때 탤런트와 같이 있으면서 얼굴에 화상입은 여자에 대해 물어볼까 말까 굉장히 망설 였었습니다.

그런 일련의 일들이 최근, 혹은 몇 년전에 일어난 일이고, 그리고 설령 그런 일 들을 탤런트도 알고 있다면 스스로도 굉장히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일단 입을 다물고 있었죠.

 

그런데 평소에 넷이 만나면 술도 많이 먹지 않던 아이가 굉장히 빨리 마시는 겁니다.

거의 '흡입' 수준으로 들이 붓는 거예요.

사실 저는 대충 몇잔 흉내만 내다 슬쩍 도망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슬슬 건배하고 같이 원샷까지 해야 한다고 강짜를 부리기 시작 합니다.

 

그런데,

 

 

아……..젠장

 

 


그렇게 소주 병이 한병, 두병 늘어가니 이게 웬일인지 탤런트가 점점 여자로 보이기 시작 하는 거예요 (알코올의 힘은 귀신보다 위대합니다.)

 

넷이 있을때는 서로 장난치고 낄낄대느라 몰랐는데 의외로 둘이 오래 있어보니 생각도 많이 바르고 생활력도 강하고 그렇더군요. 하물며 늘씬하고 이쁘기 까지 한데 가슴은 비……….아, 이건 아니고.

 

그렇게 둘이 꽤 많이 마셨던 것 같습니다.

알코올도 들어 갔겠다.

슬슬 여자 향이 코를 간지럽혀 오겠다. 

그 때 이미 탤런트만 보면 느끼지던 공포심은 이슬방울 속으로 익사해 가고 있었죠.

 

1차 자리를 파하고 슬슬 일어나 밖으로 나왔는데 둘이 서있으니 기분이 야리꾸리 한겁니다.

 

먹을만큼 먹어서 배도 부르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탤런트가 "오빠 추워" 라고 말하길래 어깨를 감싸 안아주고 걷는데 애가 큰 키와는 달리 어깨가 갸날퍼서 한팔에 쏙 안기는 거예요.

 

어휴 야…………….이거 정말. 

 

샴푸 냄새는 슬슬 코를 간지럽히고.  코에 침, 코에 침…

 

 

"이제 어디로 갈까?" 라고 말하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니 

 


혹, 비…비…비디오 방이 보이는 겁니다.

 

 

근데 이게 막상 비디오 방 가자는 말이 안 떨어지는 거예요. 

그때 시간이 열시도 채 안된 시간 이었는데 그때 '비디오방 가자' 라고 얘기하면 남자들 목적은 결코 비디오가 아닌 거잖아요.

 

아 씨, 이거 머리 아프게 갈등하기 시작 합니다.

 

다른 일반적인 여자애 들 같았으면 그냥 쿨하게 
"야, 비디오나 한편 때리러 가자" 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할텐데,

탤런트 얘한테는 뭐랄까, 쉽게 다가가고 행동 할수 없게 만드는 포스 같은게 있었기 때문에 계속 망설여 지더군요.

 

'비디오 방 가자 그럴까? 아냐 그럼 얘가 날 음흉하게 보지 않을까? 아냐 비디오 보러 가자는게 뭐 어때서? 아냐 그래도 비디오 방은 비디오 보는데가 아니잖아? 응? 에이 뭐. 세상이 다 그런거지.응?응? 말이나 한번 해봐?'

 

 

둘이 같이 걸으면서 뭐 이딴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차 있었습니다.

 

 

 

결국 제가 남자답게 큰 맘먹고 말을 했어요.

 

 

 

"우….우리…저….저…앞에 있는……비……비디오방…….아, 무…물론...영화만 보……...주물럭은…ㅎㅎ………."

 

 

"오빠 우리 저기 있는 모텔가서 방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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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그리고 그날,

 

 

 

모텔에 들어간 제게 살면서 두번 다시 생각하기 싫은 헬 게이트가 열렸습니다.

 

 

 

방배동에 위치해 있는 모텔 방은 작고 허름 하더군요.

 

아니 명색이 방배동인데 방은 왜이리 작고 허름해? 라고 생각 했습니다.

 

구조도 옛날 모텔 구조인걸로 보아 신축이 아니라 리모델링 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더 어이가 없었던건 방 벽지가 온통 검정 색 이에요.

벽지도 검정색, 창문도 검정색.  모텔방 인지 귀신의 집인지.

 

 

그렇지만 그 당시에 그딴게 중요한게 아니죠.

벽지가 검정색이면 어떻고 빨간색이면 어떻겠습니까? 설사 벽에 똥칠이 되있다 해도……그건 아니지만.

 

여튼.

 

 

웬일로 술을 오버페이스로 마셔버린 그녀가 따뜻한 방안에 들어가자 술이 올랐는지 코트까지 다 입은 상태에서 침대로 풀썩 쓰러 집니다.

 

"야야. 더운데 코트는 벗고 누워" 라고 말하자 코트를 벗습니다.

 

저도 겉 옷을 벗고 그녀가 누워 있는 침대 옆에 걸터 앉았습니다.

 

"오빠 나 옆에 누워서 좀 안아줘" 라고 그녀가 말합니다.

 

그때 저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 했죠.

 

아잉…들어오자 마자 이러는건 너무 빠른뎅……좀 더 있다가 얼레벌레 진행 돼야 정상인데 아잉 깍쟁이…….

 

뭐 이딴식의 주접을 속으로 떨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 질지도 모른채 말이죠.

 

 

그렇게 둘이 침대에 누워 그녀에게 팔베게를 해줬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기 시작 했죠.

 

그러다 흔히 남자들이 이야기 하는 멘트를 하나하나 던지기 시작 했습니다.

 

"나 옷 입고 있으니 불편 하다. 겉옷 좀 벗을게."

 

그리곤 제 겉 옷을 벗었습니다.

 

훌러덩~ 훌러덩~~

 

 

"오빠, 겉 옷만 벗는다면서 팬티는 왜 벗어?"

 

"응? 엇? 아, 미안 습관적으로"

"어? 습관? 오빠는 팬티까지 벗는 습관이 있어?" 라고 이야기 하며 깔깔 댑니다.

 

그러고 그 상태로 또 한참 이야기 하다 


"너도 벗어" 라고 말하자
"왜 난 안 불편해" 라고 말합니다.

 

"넌 안 불편한데 니 옷에 자꾸 내 젖꼭지가 쓸려서 아프잖아. 내 소중한 젖꼭지 까진다구"

라고 주접을 떨자 그녀가 웃으며 옷을 벗습니다.

 

"야, 브래지어도 벗어야지 브래지어에 쓸리니까 더 아프 잖아"

 

라고 마지막 멘트를 끝으로


결국 저희는 훌러덩 으로 남았습니다. (알*몸이 금칙어 라는 군요. 표현을 살짝 바꿧더니 아주 저렴해 졌어요)

 

 

수많은 여자 경험을 해 봤지만(응?) 그날 서로 나신이 된채 그녀와 포옹하던 순간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가 보아왔던 몸 중에 가장 예쁘고 아름다웠던 몸 이었거든요.

 

 

그리곤 뭐 다 예상하시는 대로 자연스럽게 패팅의 단계가 이어 졌죠.

 

한참 패팅이 무르익어 가는데 그녀가 제 손을 잡습니다.

 

그러더니

 

"오빠 근데 나 할말 있어" 라는 거예요.

 

"지….지금….할말이 문제가 아닌데? 엉? 말은 좀 있다 질리도록 하자" 라고 말 하는데 그녀가

 


"오빠 나 사실 아직 남자 경험이 없어"

 

 

"그..그래….경험이 없……….잉? 응? 뭐? 이 뭔 소리야"

 

 갑자기 머리 속이 하얘 집니다.

 

그때 그 순간 만큼은 그 말이 귀신보다 더 무섭 더군요.

 

"정말이야? 야 너 전 남친을 6년이나 사겼대매"

 

"응, 그렇긴 한데 결혼전에 관계 가지기 싫어서 경험은 없었어"

 

 

오 신이시여. 욕좀 해도 되겠습니까?  이런 ㅆㅏㅇ닞;ㅓ라인ㅁ;라인;므라ㅣㅇㄴ;ㅡ마ㅣ

 


"나도 오빠랑 이렇게 끌어 안고 키스 하는건 너무 좋은데 관계를 가지는 좀 그래"

 

"아, 그…그래 뭐 그렇지, 근데 내 소중이는 뭔 죄라고" 

 

 

돌이켜 보면 그 아이도 남자의 신체에 대해 참으로 무지 했던거죠.

그 상태에서 아이들 처럼 손잡고 이야기만 하다 잠만 자자니.

 

 

그런데 정말 그 상태에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제가 그냥 그럴수 있었던 이유는

 


자기는 잠을 자지 못한지 몇 개월 됐다는 거예요.

밤마다 꿈에 화상 당한 여자가 나타서 괴롭혔기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잔게 언제인지 기억 나지도 않는 답니다.

수면제를 먹어도 잠을 못 잔대요
그래서 옆에 누군가 있어주면 혹시 잠을 잘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했다는 군요.

그 대상이 저 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왔답니다.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마음이 많이 측은해 지더군요.

많이 안스럽 기도 하고.

 

제가 그랬죠.

 

"붕가붕가를 하면 피곤 해서 한방에 잠 들텐데."

"응? 오빠 뭐라구?"

"아….아냐… 그래 오늘은 내가 옆에서 꼭 안아줄 테니까 잘 잠들수 있을거야:"

라고 말하고 꼭 안아 줬습니다.

 

"근데 오빠, 이 딱딱한건 어떻게 해야 되는거 아냐?"

 

"어?  어 이거, 이건 그냥 버스 손잡이다 생각하고 그냥 잡고 있어줘. 실제 버스 탄 것 처럼 흔들흔들해도 돼"

 

ㅜㅜ

 

 

그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곧휴를 곶추 세우고 있는 제게 그 얘기들이 귀에 들어올 리가 있겠습니까?

 

남자들은 다 동감 하겠지만 그때 이미 온갖 성적유희는 다 한 상태 였거든요.

그 상태에 결정적으로 그녀 몸에 들어 가지는 못하고 그러고 있었으니, 

 

 

이건 마치 메시가 상대진영 골키퍼 앞에서 문전 쇄도 드리볼만 하다 "메시야 김치찌개 끓여 놨다 집에 와서 밥먹어라" 라는 모친의 얘기를 듣고 슛은 안쏘고 "네 엄마" 하고 밥 먹으러 집으로 가버린 것과 진배 없는 상황 인거죠.

 

 

그래서 그때 제 머리속에는 빨리 애를 재우고 화장실 가서 위행위자나 하고 와야 겠다  라는 생각만 가득 했던 것 같습니다.

 

 

아!, 그때 결정적으로 제가 마음을 고쳐 먹었던 결정적 계기가 글을 쓰다보니 생각 나는 군요.

 

한참 문전 드리볼 실랑이를 할 때 그녀가 그랬었습니다.

 

"오빠 그렇게 원하면 내 안에 들어 와도 돼.  근데 정말로 나 책임져 줘야돼.  그럼 해도 돼"

라고 말했었죠.

 

어떻게 생각 해 보면 그냥 단순히 남자의 마음을 확인 하고 싶은 것 일수도 있고,

또 다르게 생각해 보자면 그렇게라도 저와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일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 단순한 말 한마디에 느닷없는 갈등의 쓰나미가 저를 집어 삼켜 버린거죠.

 

 

 

 

 

저는 누나가 있는데 어린 시절 누님의 학교 친구 중에 사주를 기가 막히게 잘 보는 친구가 있었어요.

뭐, 어느 학교나 귀신을 잘 보네, 사주를 잘 보네 이런 구라질로 나름 대로의 영역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싶어하는 여자 아이들이 많은지라 누나가 그렇게 얘기 할 때 웃어 넘겼었는데,

근데 그 친구가 나름 유명해져서 선생들도 데려가서 사주를 물어보고 교장도 데려가서 물어 보고 할 정도로 용하게 맞췄다는 군요.

어느 날 제 사주를 보여 줬더니 대뜸 "동생이 여자야?" 라고 하더 랍니다.

 

"아니, 내 동생 남잔데?" 라고 하자

"이건 꽃 사주인데? 이상하네. 여자 사준데, 아님 앞으로 니 동생 주위에 여자가 끊이질 않겠다" 라고 말을 했다는 겁니다.

 

 

또 어느날 인가 모친이 대구에 있는 절에 가실때 따라 간적이 있었어요.

 

그때 그곳에 묘적스님 이라고 굉장히 유명하신 비구니 스님이 계신데 어머니를 따라온 저를 보자 마자 그런 말을 하신적이 있습니다.

 

"어이구야, 저거 남자 놈이 눈 웃음이 저리 많아 우야뇨, 지 가지고 나온 사주도 만만 찮은데. 니는 앞으로 평생 여자 조심하고 살아야 한데이.  새겨 들어라" 라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어 황망해 하던 기억도 나는 군요.

 

 

뭐, 그렇 습니다.

 

어쩌다 얘기가 이쪽으로 샜는지 모르지만,

 

제 인생은 그 두분의 '축복'(?) 으로 인하여 온갖 여자들로 점철 되어져 있습니다.

 

 

암튼,

 

 

평소 다른 여자 같았으면 아마 그랬을 지도 모릅니다.

 

"오빠, 나 책임 져야 돼" 라고 말 했다면,

 

"그럼 당연히 내가 니 오늘을 책임줘 줘야지, 그러니까 너도 내 소중이를 책임져 줘" 라는 개드립을 치며 거사를 치뤘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어요.

 

나름 당시에도 산전수전 공중전 까지 다 겪은 흔히 말하는 '선수' 였는데 말이죠. (그 당시 그 단어가 유행 이었지요)

 

그때 그녀가 "나 책임져 줘야 돼" 라는 말에 순간적인 공포를 느꼇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그날 제 이성이 본능을 순식간에 제압 했다고 봐야죠.

 

문득 저 말을 듣는데 자신이 없는 거예요.

 

그러면서 본능의 끈을 '툭' 놓아 버린채  '내가 애를 책임 질수 있나' 라는 하나마나한 밥통 같은 고민의 나락으로 훅 빨려 들어가 버린거죠.

 

 

 

암튼 그렇게 모든 마음을 비우고 그녀의 등을 토닥 거리며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 동안 잠도 못 잔데다 술까지 많이 마셔서 그녀도 피곤 했는지 스르륵 잠이 들기 시작 하는 거예요.

 

'뭐야? 잘만 자네' 라는 생각으로 계속 그녀를 토닥토닥, 만짐만짐(?), 하다가 한 십여분이 흘러 갔습니다.

 

슬슬 화장실로 가서 위행위자를 하고 올까 라고 생각 하고 있을 때쯤 갑자기 그녀가 마치 전기 충격을 받은 사람 처럼 몸을 움찍 거립니다.

 

'어? 뭐지 애 왜 움찔 하지?' 라고 생각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녀가 이상한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 합니다.

 

"으….으….어…..어……"

 

그 순간 갑자기 등골이 오싹 하더군요.

 

그러더니 갑자기 "저리가, 저리가" 라고 소리 지르면서 고개를 도리깨질을 칩니다.

 

마치 싫어하는 사람이 얼굴 들이밀면 피하듯이 말이죠.

 

정말 그때 소름 돋더군요.

온몸에 닭살이 순식간에 꼬끼오 하고 올라 옵니다.

 

"너 왜 그래? 응? 일어나봐" 라고 몸을 막 흔드는 데도 일어 나지 않는 거예요.

 

그런데 그 상태로 계속 소리를 지르면서 몸부림을 치는 겁니다,

 

"으아아악  저리가 저리가"

 

와 진짜 말로만 들으며 긴가민가 하던 일들이 눈앞에서 진짜로 보고 있자니 너무 무섭 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깨를 잡아 세우고 세게 흔들었죠.

 

"야야..정신 차려 보라구. 일어나"

 

앞에서 붙잡고 있던 저까지 마구 밀어내던 그녀가 그때 잠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립니다.

 

그러더니 멍하게 저를 쳐다보다 현실감각이 돌아 왔는지 '흐윽' 하며 흐느끼기 시작 합니다.

 

그 상태로 가만히 그녀를 안고 있어 줬죠.

 

"너 정말 많이 힘 들었겠구나" 라고 말하니 제 품에 안긴채 계속 웁니다.

 

 

그렇게 또 안고 머리를 토닥이며 괜찮다, 옆에 내가 있지 않냐, 걱정마라 뭐 이런 말들로 안심 시키며 시간이 좀 지나니 다행히 또 다시 호흡이 점점 잦아 듭니다.

 

호흡이 또 쌔근쌔근하게 규칙적으로 돌아오길래 '휴, 그래도 다시 잠들었네' 라는 생각을 하는 그 순간,

 

또 다시 몸이 한번 움칫 거리는 겁니다.

 

 아, 이거 정말 그때 저도 얼마나 긴장하고 있었던지 그 아이가 흠칫 몸을 떨자 저도 같이 몸이 흠짓 놀랍니다.

 

그리고는 아까 그 몸짓이 반복 되는 거예요.

 

"으….으….으어어……..안돼…안돼"

 

이거 깨워야 하나? 어째야 하나 막 고민 하려는 순간 또


"안돼 오지마 오지마" 라며 몸에 마구 경련을 일으키는 겁니다.

 

 

아!

 

이런 거구나.

 

이런식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오래 잠들어 있다가 그런 꿈을 꾸는게 아니라 스르륵 잠에 빠져 들기 시작해 약 10~15분 정도 지나서 바로 꿈에 그 여자가 나타 나는 거죠.

 

그런데 이상한게 흔들어 깨워도 잠이 바로 안깨는 거예요.

 

한참을 일어나라고 흔들어도 잠에서 깨지는 않고 계속 소리를 지르며 몸부림을 치는 겁니다.

 

그런데 상체를 붙잡고 계속 흔드는데 눈이 반쯤 떠져 있는 거예요.

그 상태에서 동공이 위로 올라가 흰자만 보이는 상태에서 그런 발작 비슷한 상황에 빠지는데 저도 온몸에 공포감이 휘감기는 겁니다.

 

제가 너무 답답해져 귀에다 대고 "야 일어 나라구" 라고 크게 소리를 지르자 그제서야 다시 잠이 깹니다.

 

이거 정말 미치고 환장 하겠더군요.

 

일어나서는 또다시 공포에 몸을 덜덜덜 떨면서 울고 있고.

저는 옆에서 또 다시 끌어 안고 토닥여 주고 있고.

 

 

 

"그럼 여태 까지 매일 이런 밤을 보낸거야?" 라고 말하자 울면서 고개를 끄떡 거립니다.

 

어휴 정말 뭐라고 해줄 말이 없더군요.

'그 상황에서 뭐라고 해줄만한 상황이고 뭐고가 없죠.  저도 이미 겁을 잔뜩 집어 먹은 상태니.

 

그때 해줄수 있는건 꼭 끌어 안고 도닥여 주는 일 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쯤되니 화장실 가서 위행위자에 대한 생각은 저 먼 안드로메다로 안녕한 상태죠.

 

"일단 그냥 조용히 이렇게 있자 내가 꼭 안아줄게" 라고 얘기 하고 그녀 등을 쓰다듬고 있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다시 조금씩 울음소리가 작아지고 다시 그녀의 호흡이 정돈 되어갈 무렵 이었습니다.

 

 

왜 그런 현상 있죠.

 

 

정말 편안한 내 방에 있는데,

혹은
정말 익숙한 어느 곳에 있는데 갑자기 어? 여기가 어디지? 라는 묘하게 낮선 느낌이 든다던지,

혹은 처음 와본 방인데 뭔지 익숙한 기시감이 든다던지.

 

 

그렇게 그녀를 안고 있는데 갑자기 그런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이기 시작 하는 거예요.

 

 

'나는 왜 여기서 이 아이를 안고 이러고 있을까?'

'근데 이 방은 왜 이렇게 낯이 익지'

'아냐 가만, 여기가 어디쯤 이었지?'

'모텔방은 왜 이렇게 다 까만걸까? 이상하잖아?'

 

라는,

 

갑자기 시공간이 묘하게 뒤틀리는 듯한 이상한 느낌에 빠져 드는 겁니다.

 

 

밖은 분명히 일반 도로라 시끄러워야 할텐데 원인을 알수 없는 조용한 침묵이 지속되고 있고,

방에는 정체를 알수 없는 불쾌한 침묵이 괴괴히 흐르기 시작 합니다.

 

 

 

그때 갑자기

 

화장실 에서

 

'똑, 똑' 하는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 겁니다.

 

'어? 웬 물방울 소리지? 아까 샤워 할 때 물을 제대로 안 잠궜나? 아닌데 좀 전 까지는 안났잖아?'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 하는데.

 

 

 

 

여러분은 환청 들어 보셨나요?

 

그 때 들었던 소리가 환청인지 아닌지 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보통 '환청' 이라 하면 '무언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데?' 라거나 '이명 현상 때문에 일어나는 잘못된 착각' 같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날 들은 소리는 '잘못된 착각' 이라거나 '무엇인가 이상한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정말 정확 하고 똑똑한 소리로 들은거죠.

 

 

 

화장실에서 나던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조금씩 빨라 집니다.

 

'똑………….똑……….똑…….똑…..똑…똑..똑똑'

 

그러더니 그 소리가 누군가 샤워 하는 소리로 바뀌기 시작 하는 겁니다.

 

옆방에서 나는 소리나 잘못된 소리를 듣는게 아니라 분명히 우리 방,

분명히 네가 좀 전에 다녀온 화장실에서 나는 소리 인 거예요.

 

온몸에 털이 곧추 서고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지금 뭐가 잘못 된거지' 라는 생각이 온통 내 몸을 지배하고 뒷골이 묵직한 상태로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겁니다.

 

 

'이게 뭐야? 이게 뭐야?' 라는 생각만 들고 있는데 조금씩 샤워 소리에 맞춰 여자의 노래 소리가 허밍으로 들리기 시작 합니다.

 

 

 

"흠~~~~~흠흠~~~ 흐음~~~~~~"

 

 

 

'어떻하지? 일어 나봐야 하나? 얘는 지금 잠든 걸까? 아까부터 안움직이는데'

 

라는 생각이 드는데

 

엇, 몰랐는데 그녀 등이 식은 땀으로 온통 축축 하게 젖어 있습니다.

 

'애는 안자나? 미동도 안하는데 지금 우리가 위험한 상황 아닌가?' 라는 생각에 그녀의 귀에 입을 가져가 무슨 말이라도 하려는데

 

그녀가 갑자기 제 팔을 꽉 움켜 잡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저한테 나지막이 이야기 합니다.

 

 

 

"오….오빠…….제발…….그냥 나 좀 안아줘."  

 

그녀도 부들 부들 떨고 있는 겁니다.

 

 

그 순간,

 

 

물소리가 멈췄습니다.

 

 

저희는 서로 식은땀이 범벅이 되어 숨죽인채 서로 부둥켜 안고 있는데

 


갑자기


화장실에서

 

 

 

 

 

'잘박' 하고 걸어 나오는 소리가 화장실에서 납니다.

 

 

 

 

 

 

 

 

아이고, 주말 주주 브링핑 자료 준비 해야 하는데 글 쓰느라 자료도 아직 못 만들었어요.

 

빨리 만들고 주 마감 해야 하는데, 

주말에 쓰려 했는데 그래도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나름 최대한 길게 써서 올립니다.

 

사실 저 때 일들은 그날 이후 두번 다시 생각하기 싫어 기억 속에 뭍어 뒀었는데.

다시 한번 상기하니 저도 뭔가 아련 하네요. 왜 그랬을까? 후회되는 부분들도 많고.

잊고있던 그 시절 추억도 많이 생각 나고,

 

 

암튼 일 좀 하고 와야 될 것 같습니다.

 

 

  아 참! ㅋㅋㅋ 어떤 분이 물어 보시던데…..

 

 

 

이 글은 실화 입니다. ㅋㅋ 전 머리가 나빠서 이런 디테일한 플롯을 가공해 낼 능력은 없어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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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

 

 

 

 


저희는 서로 식은땀이 범벅이 되어 숨죽인채 서로 부둥켜 안고 있는데
 
 
갑자기
 
화장실에서 
 
 


 
 
'잘박' 하고 걸어 나오는 소리가 화장실에서 납니다.
 

 


‘공포에 질린다는’ 표현이 있지요 
그 ‘질린다’ 라는 표현을 뼈 져리게 실감한 날 입니다.

공포감이 나를 덮어와 이성을 마비시켜 버리면 숨이 쉬어지질 않습니다.

호흡도 생각을 하고 의식을 하면서 들숨과 날숨을 내뱉어야 할 정도가 됩니다.

 

흔히 공포영화를 보면 너무 심한 공포에 질려 눈과 입을 뜨고 죽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는 그 장면이 굉장히 디테일 하고 사실적인 묘사라 생각 합니다.

 

숨조차 쉬어지지 않습니다.

 

암튼,

 

그 걸음 소리가 ‘찰박……………..찰박………………찰박’ 이런 식으로,

한걸음 띠고 한참을 멈춰져 있다가 또 한걸음 띠고 한참을 멈춰져 있다가 이런식 으로 다가 옵니다.

 

차라리 기절이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정신은 되려 명징해 지고 온몸에 흐르는 피가 역류하는 기분이 들고 온통 식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가 ‘찰…..박…………………..’찰…..박’…………………………….그리고는 어느 순간 그 소리가 멈췄습니다.

 

그때 그 모텔 방 화장실 입구가 저희 쪽이 아니 었습니다.

그러니까 현관문을 열고 들어 왔을 때 그쪽으로 나있는 화장실 이었죠.

저희가 누워 있는 침대에서는 그 방 화장실 내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화장실쪽을 등지고 누워 있었고 저는 그녀를 안고 화장실 방향을 향해 누워 있었 습니다 


당장 불을 켯으면 좋겠는데 그 전등 스위치가 화장실 벽 쪽에 붙어 있었습니다.

리모콘이 어디 갔는지 찾는것도 언강생심 엄두도 내지 못했구요.

 

 

어느 순간부터 저도 그녀를 꽉 끌어 안은채 눈을 감고 있었는데 갑자기 발자국 소리가 ‘뚝’ 끊기니 또 다른 공포가 엄습해 옵니다.

 

정말 일분이 한시간 처럼 느껴지다가 너무 궁금해 지길래 


정말 용기 내어 눈을 떠 봤지요.

 

그런데 그걸 뭐라고 표현 해야 할까요.

 

분명 화장실 문 앞쪽에 무언가 있습니다.

 

거무스름하고 희미 하지만 여자의 형상이라는 것 쯤은 알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일견 딱히 ‘사람의 형상이고 여자의 형상입니다’ 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실루엣이 화장실 앞쪽에 서 있는 겁니다.

그 형상이 포토샵으로 말하자면 50% 블러 처리된 흑백 합성 영상이라고 생각 하시면 됩니다.

 

이건 뭐 비명도 안나오더 군요.

 

다만 그녀를 끌어 안은채 움찍하며 ‘어…어…어……’ 라고 아무 말도 못했는데 갑자기 그녀가 짓눌린 공포를 마구 발산하듯 엄청난 비명을 질러 댔습니다.

그녀가 ‘꺄아아악’ 이라는 사자후 같은 비명을 토해냄과 동시에 저는 마치 무슨 주술에서 풀려난듯 침대에서 뛰쳐나가 후다닥 빠른 동작으로 벽에 붙어 있는 조명 스위치들을 다 눌렀습니다.

 

 

조명이 들어오자 갑자기 방 전체의 괴괴스럽던 알수 없는 분위기가 물러나며 다시 조금씩 따스한 기운이 방으로 스며 듭니다.

 

그녀는 눈물을 흘려 대며 울고 있었고 그런 그녀를 보며 저는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주섬주섬 떨어져 있던 옷들을 빠른 속도로 챙겨 입기 시작 했습니다.

 

벗기는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입는 속도는 어찌나 그리 빠르던지……….

 

그렇게 저희는 번개 처럼 옷을 입고 나가는데 화장실 앞쪽을 지날 때 하마터면 까무러 칠뻔 했습니다.

 

화장실에 샤워를 한듯한 물자국 들이 있었습니다.

화장실 입구까지 물자국이 걸쳐져 있더군요.

이게……….

저희는 그날 방에 들어가서 샤워를 하지 않았거든요.

근데 욕실에 샤워 흔적은 물론이고 화장실 앞까지 물자국이 떨어져 있는거예요.

마치 발자국 처럼.

 

 

저희는 미친듯이 모텔방을 빠져나와 제 차로 옮겨 탔습니다.

 

그녀는 옆자리에 앉아 계속 울고 있고 저 또한 아무 말 없이 시동을 걸고 그녀의 집 쪽으로 향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그녀는 기운이 다 빠졌는지 축 늘어진채 멍하게 앞을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저희는 차 안에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가는 내내 실내등을 켜놓고 운전 했지요.  차 안에서도 너무 무서웠거든요.

왜 그런 기분 있잖아요.

내가 경험 했던 공포가 진실이 아닌 마음.

나 혼자의 착각 이었었으면 하는 심정 같은……….

그러니 무언가의 말을 꺼내 그 방에서 있었던 사실들을 확인 한다는 것이 더 무섭게 느껴 졌던 건지도 모르 겠습니다.

 

그녀 집 근처에 도착해 차를 정차 시키고 그녀를 보니 여전히 축 늘어져 초점 없는 눈동자로 앞만 응시하고 있더군요.

 

저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망설였습니다.

평소에 제 성격 같았으면 그랬겠죠.

'걱정하지 마라, 무언가 해결 방법이 있을거다' 라는 말로 다독여 주거나 최소한 아무말 없이 꼭 끌어 안아 주기라도 했을텐데 그날은 웬지 아무것도 할수 없더군요.

 

둘이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는데 그녀가 조용히 문을 열고 내립니다.

차에서 내린 후 집 방향으로 너털너털 걸어 가는데 온 몸에 기운이란 기운은 다 빠져 나간 사람 처럼 걷더군요.

 

 

'무슨 말이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지만 아직 그때까지 저도 공포감에 장악 당해 있던 때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녀의 뒷모습만 바라 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차를 돌려 저희 집 방향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여전히 실내등도 다 켜놓은 상태로요.

운전을 하면서 뒷자리가 무서워 계속 쳐다 보면서 운전을 했죠.

 

그 때 시간이 아마 새벽 1시 조금 넘은 시간 이었던 걸로 기억 합니다.

그렇게 운전을 하고 가다 문득 이렇게 집으로 도망만 간다고 무언가 해결 될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신호에 정차 했을 때 소품녀석과 백뚱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자냐? 늦은 시간에 미안한데 안자고 있다면 전화 좀 해줘" 라고요.

무턱대고 전화를 해 대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 이거든요.

 

저는 기왕이면 백뚱이 전화해주기를 바랬습니다.

한 십여분이 흘러도 대답이 없길래 슬슬 둘다 자나보다 라고 생각 하고 있는데 전화가 울립니다.

받아보니 소품 녀석이더군요.

 

"어, 형 이시간에 웬일 이세요?"

라고 이야기 하는데 녀석의 목소리가 조금 이상 합니다.

저는 자다 일어났나? 라는 생각에 잤냐고 물어 봤더니 깨어 있었 답니다.

 

"그런데 목소리가 왜 그래? 많이 아픈 것 같은데 감기 걸렸어?" 라고 물어 보니

"아뇨, 그게 아니라 형 제가 요즘 몸이 좀, 아니 몸은 아닌데 그게……암튼 좀 상황이 그렇네요"

라고 이야기 하는데 전화기 너머로도 '이 녀석에게 무슨 일이 있구나!' 라는게 느껴질 정도 였습니다.

 

그리고는 " 형, 제가 지금 너무 전화 받을 상황이 아니라서, 죄송한데 내일 다시 전화 드릴게요"라고 얘기 하더군요.

미안한 마음에 알았다, 늦게 연락 해서 미안하다 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뭔가 소품 녀석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라는 생각이 들다가  그저 녀석이 감기라도 걸렸나 보다 라고 가볍게 생각 하기로 하고 다시 집으로 향하는데 이번에는 다시 전화가 울려 받아 보니 백뚱 이었습니다.

 

"우왕~ 우리 도도한 잘난이 오빠 웬일이야?" 라고 말을 하는데 이런 젠장 술을 한바지 푼 목소리 더군요.

"어? 어.그게, 너 지금 술먹냐?"

"어헝 그럼 지금 술먹고 있지, 근데 이 시간에 웬일이야? 이제 나한테 뭔가 물어 볼게 생겼나 보지?ㅋㅋㅋㅋ"

 

그런 식으로 말장난을 하는데 그때는 뭐 그게 얄밉고 자시고 할 게재가 아니더군요.

일단은 미친*년 바지가랑이라도 붙들고 매달릴 심정 이었으니까요.

 

"지금 어딘데? 너 집에 안가? 내가 데려다 줄까?"

"뭐래, 오빠가 날 왜 데려다 줘. 그리고 여기 우리 동네 근처야" 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는

"오빠가 이 시간에 직접 전화한거 보니 뭔가 있긴 있었구나. ㅋㅋㅋㅋ" 라고 계속 놀리는 투로 이야기 합니다.

 

"어, 그래 뭔가 있긴 있었다.  암튼 지금 못봐? 내가 갈수 있는데?"

"아니에요. ㅋㅋ 나도 이제 들어 갈거야. ㅋㅋㅋ 급해도 참아 ㅋㅋㅋㅋ나중에 만나면 얘기 해줄게  안뇽~~~~"  그러더니 전화를 휙 끊어 버립니다.

 

이런 젠장.

 

그런 통화를 하는새 저는 집에 도착해 제 방으로 향했습니다.

그래도 집에 도착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 집니다.

 

원래 저는 외출했다 들어가면 시간이 늦건 빠르건 샤워 먼저 하는데 그날은 샤워는 커녕 변기에 있는 물도 쳐다보기 싫더군요.

 

'햐…물 조심 해야 하는거 맞네. 그런 물일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방에 앉아 방에 불을 켜 놓은채 멍하게 앉아 오늘 하루 하루 있었던 일들을 생각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하자 오늘 있었던 일들이 마치 아주 오래전 이야기 처럼 느껴지거나 현실이 아니었던 일들 처럼 생경 하게 느껴 지더군요.

 

오늘, 아니 어제 있었던 일 자체가 마치 그저 상상속에 일어났던 착각들 같은 생각도 슬몃 드는 거예요.

 

그렇게 침대에 멍청히 앉아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가 스으윽~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제 꿈속에

 

 


얼굴에 반이 화상으로 뒤덮인 여자가 나타 났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꿈에

제가 어느 높은 곳에 올라가 있는 겁니다.

어디 높은 천정 같은 곳에 올라가 있는데 아래 구멍이 뚫려 있어 내려다 보니 저 아래쪽으로는 수영장 같은 곳에서 사람들이 즐겁게 놀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그 높이가 굉장히 까마득하게 높게 느껴집니다.

저는 천장 위에 갇혀있고 아래 수영장인지 목욕탕인지 에서는 사람들이 굉장히 즐겁게 놀고 있고.

 

당황한 마음에 내가 여길 어떻게 올라 와있지? 도대체 어떻게 내려 가는 거야?

라고 생각에 당황하고 있는데 저 안쪽 에서 누군가 걸어 옵니다.

반가운 마음에 '저 아래로 내려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냐?' 는걸 물어 보려고 그 사람을 쳐다 보고 있자니 웬 여자 더군요.

 

얼굴 반에 화상을 입은…………

 

꿈속에서도 정말 깜짝 놀라 몸이 얼음이 되어 있는데 제 몇미터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저를 그냥 쳐다보고 있는거예요.

 

그런데 그 표정이 뭐 랄까 조소가 담긴 웃음을 짓듯이 일술 반만 슬쩍 꼬리가 올라가서 웃고 있습니다. 화상 당하지 않은 쪽으로.

기분이 묘하더군요.

 

그 상태에서 잠을 깼어요.

한동안 멍하게 정신을 차리지 못했었죠.

너무 무섭기도 하구요.

그때든 생각이 '이 여자가 나한테 옮겨 왔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런데 일견 또 생각해 보면 같은 여자 같긴 한데 탤런트가 말한 상황 하고는 많이 다른 거예요.

그녀 꿈속 에서는 어둠속에서 스윽~ 하고 자기 얼굴 바로 앞에 얼굴을 들이 댄다고 했었거든요.

 

 

이쯤되니 탤런트가 문제가 아니라 제 가 그 여자의 정체를 빨리 알고 싶은 욕망이 듭니다.

 

 

 

 

 

일어나서 그날 오후에 전 백뚱을 만났습니다.

종로3가 어디께 쯤에 당시 보기 흔했던 카페? 레스토랑? 호프집? 여튼 그런 곳 으로 기억합니다.

남은 죽겠는데 그녀는 여전히 아주 명랑하고 쾌활 하더군요.

 

전날 있었던 일련의 일들을 이야기 해주고 제가 궁금해 하던 점들을 이것 저것 물어 보기 시작 했습니다.

제 제일 큰 관심은 언젠가 백뚱이 말했던 '인연' 이라는 부분들 이었죠.

제 생각에는 저를 제외하고 그 세명은 뭔가 연결 고리가 만들어 진다고 생각 했었거든요.

 

"나도 처음에는 오빠가 여기 왜 껴있나 궁금 했어. 오빠는 전혀 쓸데 없는 사람 이잖아? ㅋㅋ"

라고 말하며 웃더군요.

 

"그래서 처음에 오빠는 집에 되돌려 보내려고 얘기 좀 하자고 문자 보냈는데 오빠가 싫다 그러더라?"

아!,  그제서야 그때 그녀가 제게 -잠깐 둘이서 따로 보자- 고 문자를 보냈던게 기억이 납니다.

 

그러면 저희 모임에서 소품녀석이 하는 역할이 뭔지 물어 봤어요.

저는 나름 그 녀석이 중요한 키를 쥐고 있지 않을까 생각 했거든요.

 

"그 오빠? 그 오빠는 말하자면 음……..그냥 선무당이지"

"선무당 이라니? 개도 그럼 무속인 인가?" 라고 물었습니다.

"아니 지금은 아니고 이제 곧 그렇게 될거야 ㅋㅋ" 라고 웃는 거예요.

 

생맥에 안주로 시켜 놓은 치킨을 열심히 뜯으며 이야기 합니다.

 

"그 오빠는 신을 모셔야 하는데 본인이 모르는 건지 아님 거부 하는 건지 안받고 있잖아, 그거 몸주들이 보기엔 아주 괘씸한 거거든. 근데 그 오빠야 말로 어설프게 그 방에 껴있다가 엮인거지.   그래서 내가 몸에 충전을 아주 빵빵 하게 해 줬어"

 

"빵빵하게 충전을 하다니?"

 

"우리 같은 사람들이 산신기도를 간다거나 하는건 어떻게 보자면 다 쓴 베터리 재충전 하는거 하고 비슷해.  그런데 그 방식이 꼭 산신 기도를 간다거나 그런 방법만 있는건 아니거든.   그래서 내가 다른 방법으로 장난 좀 치고 충전 해 줬어 ㅋㅋ  그 오빠 지금쯤 여태까지 안보이고 안 들리던 이런저런것들 갑자기 보이고 장난 아닐걸?"  이라고 말 합니다.

 

그러자 어제 녀석 몸 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 한것도 기억 나더군요.

 그리고 예전 소품 녀석이 백뚱과 밤을 보낸후 제가 음란마귀에서 구해 준거라고 낄낄 대던 기억도 나구요.

생각해보니 그 녀석도 처음에는 화상 당한 여자의 형상이 사진처럼 보인다고 했었는데 어느날 인가 움지이는 슬라이드 처럼 보인다고 말 하던게 기억 나더군요.

 

그렇게 복기해 들어가며 생각해보니 녀석이 그 여자의 사고 난 영상을 본걸 이야기 해준 것도 백뚱과 자고난 이후 였거든요.

 

그런 생각을 하며 맥주를 마시는데 맥주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수가 없을 지경 입니다.

 

"아니 그러니까 그런 일련의 일들이 그 얼굴에 화상 당한 여자가 우리를 다 모이게 만들어서 벌어지는 일인건가?"

 

"뭐래? 이 오빠 바보 아냐? 그 여자가 왜 우리를 모이게 만들어.  그 여자는 아니고, 아마 탤런트 언니 조상신이나 수호신이나 뭐 그런 존재 겠지. 오빠를 부른 것도 그 수호령 일테고" 라고 갈수록 알수 없는 말을 합니다.

백뚱이 계속 말 했습니다.

"그 언니 꿈에 화상입은 여자가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이 언니가 전 남친한테 헤어 지자 그랬던 시점 이었거든"

"그래? 그건 어떻게 알았어?"

"둘이 있을 때 내가 물어봤지 뭔가 집히는게 있어서"

"근데 탤런트가 지 남친이랑 헤어진건 얼마 전 이라던데? 그 여자 꿈에 나온 건 몇 개월 됐다며?"

"그건 이제 결정적으로 헤어진 거고 사실 그 전부터 그만 만나자고 이야기 했었던 거고"

"그럼 그 얼굴에 화상 당한 여자는 왜 탤런트를 괴롭혀? 이미 헤어졌는데?"

"아, 이 오빠 진짜 밥통이네, 헤어지라고 자꾸 나타난게 아냐, 그 여자는 그 둘을 계속 엮을라구 나타났던 거라구. 근데 그게 역효과여서 문제지만"

"어?"

 

뒤통수를 한대 세게 얻어 맞은 것 같더군요.

 

"그러면 너는 처음부터 그런게 다 보였던 거야?" 라고 제가 물었습니다.

 

"아니, 전혀. 나도 단편적인 그림들만 보였지.  그 화상 당한 여자 정체도 잘 몰랐고.  대충적인 그림들이 그렇길래 그냥 오빠는 끼어들지 말고 빠지라 그랬던 거야. 다칠까봐. 뭐 사실 처음에는 오빠하고도 어떻게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대충 그림이 그려지길래 그만뒀어.  그리고 난 탤런트 언니랑 둘이 자주 봤잖아.  언니는 오빠 많이 좋아해"

 

라고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이야기 합니다.

 

"탤런트 언니는 오빠를 많이 좋아 하면서 티도 못내고 있길래 질투심 유발 좀 시켜보려고 했었는데 어떤 멍청한 인간 때문에 잘 안돼 더라구 ㅋㅋㅋ"

 

얘기를 하고있자니 백뚱의 매력이 이런 엉뚱함과 천진 발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뭐랄까 이상한 소리를 한다거나 어이없는 행동을 해도 이상하게 밉지 않아 보이는 그런 캐릭터 였거든요.

그래서 편한 마음에 말도 막 던지게 되고 그런데 일반적인 여자 아이들은 삐져서 몇일간 말도 안할 만한 얘기들을 들어도 헤헤 거리며 잘 웃고.

 

백뚱이 계속 말을 이어 갑니다.

 

"얘기 들어 봤더니 처음에 탤런트 언니 남친이 엄청 쫒아 다녀서 만났대.  근데 사귀는 내내 거짓말도 많이 하고 술 먹으면 폭력성도 좀 있고 그랬나봐.  그런데도 그걸 꾹 참고 그렇게 오래 연애한걸 보면 그 언니도 참 어지간해.  그러니 그 언니 수호령은 어떤 수를 써서든 떼어놓고 싶은 거였겠지" 라는 말을 합니다.

 

"휴……그럼 그 탤런트를 구해줄 타겟이 된게 나란 말이야?"

"글쎄, 뭐 아마 그렇지 않을까? 어찌됐건 결과가 이렇게 된걸 보면?"

 

거기까지 이야기를 듣자 생각이 많아 집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혹은 하루를 살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대부분의 스치는 인연외에 무언가 '특별한' 관계가 형성 될 때는 사람이 말로 설명 할수 없는 그 무엇이 존재 하는 것일까요?

 

내 친 김에 제가 계속 물어 봤습니다.

 

"그럼 그런거 말고 해결 방법 같은건 없을까? 일단 탤런트가 저렇게 시달리다 애가 어떻게 될지 모를 지경 이잖아? 슬슬 내 꿈에도 나타나기 시작하고.  니가 굿이나 진혼제 같은거 해주면 안돼?" 라고 하자 그녀가 갑자기 빤히 저를 쳐다 봅니다.

 

한참을 저를 빤히 쳐다 보다  먹던걸 내려 놓고 혼자 곰곰히 무언가를 생각 하 더군요.

말이 없어진 그녀를 보고 저는 속으로 '이런 말은 하면 안돼는 말인가?' 라고 생각도 들었다가 '돈 때문에 그러나? 굿을 하면 돈이 만만찮게 들어 간다는데?' 라는 생각도 들고 이런 저런 조바심이 들기 시작 했습니다.

 

한참을 생각하던 백뚱이 그러더군요.

 

"그건 해결 방안이 될수 없을거야. 이건 그런 일반적인 일 들은 아니니까" 라고 말합니다.

 

저는 문득 '그런 일반적인 일' 이 무엇을 의미 하는지 잘 이해 하지 못 하겠더군요.

그런데 차마 그날 그 자리에서 더 자세히 물어 보지못했어요

차라리 '굿을 하려거나 천도제를 지내려면 돈이 들어간다' 고 쿨하게 말해주면 돈이야 어떻게든 해볼텐데 말이죠.

 

 

 

그날은 일단 백뚱도 '자기가 지금 뭘 어떻게 할수 있는건 없다' 정도의 이야기만 듣고 헤어 졌습니다.

 

다행히 그 후 제 꿈에 화상 입은 여자도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한동안은 그 일에서 탈피 하고 싶었습니다.

아마 방배동 모텔에서 트라우마가 굉장히 심하지 않았을까 생각 합니다.

한동안은 계속 공포감에 사로 잡혀 지냈거든요.

그렇게 뭔가 답이 나올 때 까지는 녀석들과 연락을 피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게

 

시간이 갈수록 탤런트가 계속 생각 나는 거예요.

그녀가 웃던 얼굴, 힘들어 하던 얼굴, 같이 걷던 길 뭐 그런 것들이요.

거기다 결정 적으로 방배동 모텔에서 나온 후에 그녀를 집에다 데려다 주며 그 어떤 위로의 말도 전해 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힘없이 집으로 너털 거리며 들어가는 애처러운 그녀의 뒷모습 들이 오버랩 되어 복잡 미묘한 감정의 소용돌이가 생성 되기 시작 합니다.  

처음에는 어쩌다 문득, 문득 생각이 들기 시작 하더니 조금씩 조금씩 그 생각이 거대하게 부풀어 갔습니다. 마치 고장난 밸브에 꽂혀진 풍선이 부풀어 오르듯 말이죠.

 

 

며칠후 저는 다시 백뚱에게 전화 했습니다

 

"야, 너 그냥 쿨하게 탤런트한테 굿이나 그런거 좀 해주면 안돼냐? 얼마 드는지 모르지만 돈은 내가 낼게?"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백뚱이 그러 더군요.

 

"굿이나 그런걸로 해결될게 아닐텐데………."

"그럼 도대체 이런 건 어떻게 해결 해야 되는건데? 탤런트 개는 계속 저렇게 살아야 되는거야?  아님 그 불한당 같은 헤어진 남친하고 결혼이라도 해야 되는 거야?  야, 죽은 놈은 죽은 놈이고 산 사람은 어떻게든 행복하게 살아야지 저게 뭐냐? 저게 멀쩡히 산사람이 귀신한테 시달림이나 받고 있고"

 

"근데 이런 건 첨이라 나도 어떻해야 될지 몰라서……….." 

 

그 말에 저는 더 화가 나더군요.

 

"니 능력으로 해결이 안되면 다른 누구 있을거 아냐? 소개라도 좀 시켜 주던지" 저는 내친김에 백뚱에게 강짜를 부리기 시작 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한참을 조용히 침묵하고 있던 백뚱이 이야기 합니다.

 

 

 

"오빠, 그 얼굴에 화상당한 여자………."

 

 

 

 

그리고는 또 한참을 뜸을 들입니다.

 

 

 

 

 

 

 

"그 여자……………. 죽은 사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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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

 

 

 

 

 

 

 

"무슨 소리야? 죽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귀신이 돼?"  라고 물었습니다.

 

"그 여자는 생령이야" 라고 백뚱이 말합니다.

 

"그럼 살아있는 귀신인 건가?"

 

"글쎄 뭐 나도 자세히는 몰라.  그런데 확실히 죽은 사람은 아냐.  다른건 몰라도 우리는 산자와 망자는 확실히 구분 하거든, 그런데 분명 죽지는 않았어.  아마 그 교통사로로 뇌사나 식물인간이나 그런 상태일 거라고 생각해"

 

그녀가 중얼 거리듯 말을 하는데 머리속이 복잡해 집니다.

 

"그럼 그런 건 어떻게 해결 해야 하는 건데?"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런게 있다는 말은 들어 봤는데 직접 주위에서 보는건 처음이라 살아 있는 사람의 문제라 결국 살아 있는 사람끼리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백뚱과 통화를 마치고 나서 여태까지 벌어 졌던 일련의 일들이 머리 속 에서 재정립이 됩니다.

 

그리고는 한없는 무력감에 빠져 들기 시작 했습니다.

제가 옆에서 무언가 해줄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열패감이 구렁이 처럼 저를 옥 죄고 있었습니다.

 

그 즈음부터, 아니 사실 그 이전부터 저는 탤런트가 무척이나 보고 싶었어요.

아마 같이 지내왔던, 혹은 같이 있으며 벌어졌던 일련의 많은 사건들이 직간접인 원인이 되어 애잔함이라는 감정들이 그리움이라는 단어로 치환되어 가고 있었지 않았나 생각 합니다.

 

마음은 간절한데 당장 해결책을 찾을수 없으니 연락 하기도 참 애매하고.

그렇다고 지금 당장 옆에 있어 주자니 기이한 현상들이 증폭되어 일어나서 서로 패닉에 빠져들고.

 

모텔 사건을 계기로 저희는 한동안 연락이 없었습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회사일이 바빴고 시간이 나는 대로 이리저리 해결방안을 알아 보며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한 이주 정도 지났을까요?

어느 금요일 오후 였던지, 아니면 어느 토요일 오후 였던 것으로 기억 합니다.

 현재를 스치는 시간은 언제나 '느릿느릿' 남태평양 저 어딘가에 서식하는 장수 거북이가 걸어가듯 느리게 지나가지만 뒤돌아 보면, 역시 시간이란 내가 느껴 보지도 못한 찰라의 속도로 이미 '휙' 하며 스쳐 지나 가버렸기 때문에 정제된 기억을 다시 끄집어 내어 확인 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저는 사무실에서 무언가의 자료를 정해진 시간 내에 넘기기 위해 정신 없는 작업중 이었고 그렇게 정신 없는 중에 핸드폰의 벨소리가 울렸었고 전화기를 들고 폴더를 열어 젖히자 수화기에서 탤런트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뭐해?........바빠?"

 

한참을 정신없이 일하는 바쁜 와중에도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마음 속에 층층이 쌓여 있던 그리움들이 제방이 터져 밀려 내려오듯 일시에 쏟아져 나옵니다.

 

"어? 응? 아….조…조금 바쁘네"

그리고 한동안 수화기 너머로 침묵이 흐릅니다.

"저기…그럼 나중에 전화 해야겠네. 나중에 전화 할게"

"아냐, 길지 않다면 지금 얘기 해도 돼. 말해"

"오빠 언제 좀 잠깐 볼수 있어?"

"시간? 시간은 당연히 낼수 있는데 지금 작업중인 것 때문에 이번 주말 계속 출근 해야 할지도 모르거든, 내가 그럼 다음주에 전화 할게"

 

그리고는 또 다시 의미를 알수 없는 침묵의 공백이 흘렀습니다.

 

"알았어 오빠. 바쁜데 미안해. 밥 잘 챙겨 먹고 일해 몸 상하지 말고" 라는 이야기를 끝으로 통화를 끝냈습니다.

 

통화를 끊고 나니 마음이 심란해 집니다.

잠시 담배나 한배 태우고 머리나 좀 식혀볼 요량으로 담배를 태우러 나가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려는데 그제서야 제가 통화를 하며 그녀의 안부조차 묻지 않았 다는걸 깨닫 습니다. (매연과 페인트 냄새 사이에 끼인 남자의 행동 백서?)

 

다시 전화를 걸어 '몸은 괜찮냐?' 는 안부라도 다시 물어 볼까 하다가 폴더를 닫았습니다.

그저 주말을 보내고 얼굴을 다시 봤을 때 그때 이야기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또 일견 현실을 생각을 하면 도대체 어떻게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하나 하는 답답한 심정이 컸지요.

 

 

 

그렇게 정신 없는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 저녁 집에 돌아와 쇼파에 멍하게 앉아 있는데 어머니가 사과를 깍아 내오 십니다.

 

 

사과를 입에 넣으며 무슨 프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화면을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쳐다 보고 있다가 문득 어머니 에게 여쭤 봅니다.

 

 

 "어머니, 생령이 뭔지 아세요?"

"너 또 무슨 이상한 짓 하고 돌아 다니길래? 아서라"

 

저희 모친은 항상 제가 그런 질문이나 그런 이야기들을 재미 삼아 입에 올리는 걸 극도로 싫어 하셨기 때문에 입을 떼자 마자 엄중한 경고를 주십니다.

 

그렇게 멀뚱하게 십여분이 지나 제가 또 여쭤 봤습니다.

 

 

"어머니 만약에요, 응? 아니 뭐, 내가 그렇다는게 아니고  그냥 갑자기 그런 생각이 나서 한번 여쭤 보는 건데, 진짜 지금 금방 막 이런 생각이 번쩍나네.  어떤 여자가 굉장히 좋지 않은 영가한테 시달리고 있어요.  근데 그런 여자가 정말 참하고 이뻐, 아주 괜찮아, 그런데 같이 만나게 되면 남자도 같이 시달려.  그럼 무슨 해결 방법이 있는 건가?  아님 그냥 그 여자랑 헤어지고 도망 가는게 상책 인건가? 응? 진짜 금방 막 이런 생각이 들어서 여쭤 보는 거예요ㅎㅎ.  왜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들지? 신기하네"

 

 

 

어머니가 갑자기 절 한동안 저를 멍하게 쳐다 보십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그 눈빛을 보자 갑자기 마음이 울컥 하는 거예요.

'아! 왜 난 진작에 어머니랑 상의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라는 후회가 밀려 왔습니다.

 

 

어머니는 그렇게 저를 말없이 조용히 쳐다 보시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사과 껍데기를 들고 제 이마에 강 스매싱을 날리셨습니다.

 

"이게 비싼 밥 쳐먹여 놓으니까 이젠 별 헛소리를 다 하고 다니네.  야 이놈아 그깟 귀신이 무서워서 마음에 드는 여자한테서 도망 가면 그게 남자야? 등신 중 에서도 상 등신이지.  죽은놈이 산사람을 어떻게 이겨?"

 

라고.

 

일갈 하셨습니다.

 

순간 '아씨…죽은 놈은 아닌데' 라는 억울함도 들었지만

애니웨이

 

이마와 머리에 사과 껍데기가 덮여 있는데 정신이 번쩍 나는 거예요.

 

'그래, 난 왜 같이 부딪혀 보지도 않고 이렇게 도망만 다니고 있지?' 라는 자괴감이 들어 갑자기 저 자신이 스스로 한심 하게 느껴 집니다.

 

 

내일은 탤런트하고 근사한 저녁을 먹어야 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마음에 결정을 하니 한결 편해 집니다.

'그래 다 사람하기 나름이지 요즘 세상에…….' 라는 호기로움도 가슴에 그득차고.

사람의 마음이란 일체유심조라는 훌륭한 경구에서 단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습니다.

마음이 바뀌니 그동안 겁내왔던 모든게 시시하고 우습게 여겨 집니다.

머리 속 에는 그녀에 대한 그리움과 설레임 기대감 같은 것 으로 가득 채워 지기 시작 하구요.

 

 

 

다음날 월요일에 그녀에게 연락을 하지 못한채 지나 갔습니다.

주말내 보고 자료를 만들었고, 월요일 오전에 브리핑이 들어 갔으며 주말내 고생한 팀원들을 위한 회식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다음날 화요일 즈음 저는 그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수화기 너머에서 전혀 생뚱한 소리가 들려 옵니다.

 

"지금 거신 번호는 결번 이오니 다시한번 확인하고 걸어 주시기 바랍니다. A calling is fhjdksahfjdksahffunksahfjdkslahjfkdslhajkfjdkslnj" 

 

어?

 

다시 한번 확인 했지만 그 번호는 탤런트의 번호가 맞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

황망한 마음에 몇번을 다시 걸었지만 여전히 계속 같은 메시지만 나옵니다.

 

갑자기 마음이 불안 해지고 손발이 떨려 옵니다.

 

그때 사무실에서 나가 도로가에서 전화 중이었는데 저는 전화기를 부여잡고 화단 어디께에 털썩 주저 앉아 줄담배를 피우며 복잡해진 머리 속을 정리 했습니다.

 

너무 조바심이 난 저는 백뚱에게 연락을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길래 소품 녀석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녀석이 전화를 받자마자 저는 다짜고짜 물어 봤습니다.

 

"탤런트 전화 번호 바꼈냐?'

"어? 형. 아……..그게 바뀐건 아닌데……"

"무슨 소리야, 방금 전화 하니까 없는 번호 라고 뜨던데 그럼 바꾼거지"

"형, 오늘 저녁에 시간 되세요? 술 한잔 해요"

 

 

 

 

 

 

 

저와 소품, 그리고 백뚱까지

 

그날 저녁 저희 셋은 저희가 제일 처음 모였던 방배동 그 술집에 다시 모였습니다.

똑 같은 자리, 똑 같은 인원에 탤런트만 빠진채 말이죠.

 

똑 같은 자리에 단 한사람 빠졌을 뿐인데 그 자리가 참으로 낯설고 헛헛 합니다.

 

 

 

 

 

"탤런트 누나 호주로 떠났어요"

 

 

 

소품 녀석이 그렇게 이야기 하는데 머리 속에서 '텅' 하는 소리와 함께 정체를 알수 없는 공진이 쉴새 없이 울립니다.

 

 

"그 누나 언니네가 거기 산다나 봐요 어제 출국 했어요.  저희 만나기 전부터 그런 생각이 있었나 봐요.  전 남친한테 시달리던 일이나 그 화상당한 여자한테 시달리던 일이나 그런 것 때문에 오래전부터 계획은 하고 있었대요.  서울에서 쓰던 짐도 정말 필요 한거 빼고는 다 버리고 간대요"

 

아무 생각 나지 않더군요.

 

그때 든 단 한가지 생각은 그녀가 정말 너무 보고 싶다는 생각 단 하나 였던 것 같습니다.

 

"그럼, 가서는 연락한다는 말은 없었어? 연락처 같은거 준것도 없고?"

"예 형, 누나가 너무 힘들어서 당분간 한국에 관계된 모든 것에서 피해 있고 싶다네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왜 그녀가 만나자고 전화 왔을 때 왜 달려나가지 않았을까? 라는 후회가 엄청난 파도가 되어 가슴을 내리 칩니다.

 

"형, 텔런트 누나가…………………."

 

앞에 놓인 소주만 연거푸 들이키고 있는데 소품 녀석이 말합니다.

 

"형 정말 많이 좋아 했었다고 좀 전해 달래요.  그리고 자기 때문에 힘들게 해서 미안 했다는 말도 전해 달라 그러고"

 

 

 

 

 

그 날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날 제가 눈물을 흘렸는지 혹은 흘리지 않았는지 또한 기억 나지 않습니다.

 

비틀거리며 걸어 가는 제 팔을 부축하던 백뚱과 소품녀석의 손길을 뿌리치며 "놓으라고 신발" 이라고 소리지른 기억도 짬짬이 기억 나고,  방배동 놀이터 공원 가로수를 붙잡고 서서 토악질을 해대던 기억도 나고 그렇습니다.

 

물론 그날 과음한 탓도 참으로 크지만,

 

세월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이지요?

 

그날 느꼇던 충격이나 열패감, 연민, 애처러움 등등이 평생 가슴에 삭정이로 남아 평생을 따라 다닐것 같더니 추억이란 하루하루 세월이 지날수록 그 하루하루의 무게 만큼 퇴색되고 변색 되어져 갑니다.

 

끝이 모나고 뾰족뾰족하여 손만 대어도 베일 것 같은 기억의 편린들이 세월이란 이름 앞에 침잔하고 마모 되어 이제 이렇게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로 끄적 거릴수 있는 수준 까지 되네요.

 

 

제 방배동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그 후로 백뚱이나 소품녀석을 만난적이 없어요.

 

뭐, 그렇게 되더이다.

 

 그 뒤 한 몇 개월 후 정도 지날 즈음 발신자 번호 표시 서비스가 시작 됐을 때 번호가 찍히지 않은 전화가 몇번 왔었습니다.

 

전화를 받고 아무말 없이 한동안 가만 있었지요.

상대도 조용히,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녀일지 누구 일지 그건 아무도 알수 없겠지요.

 

 

 

 

 

어쨋거나,

 

너무 오래되 버린 이야기라 시점이 뒤죽박죽 엉망으로 틀어진 이야기이지만 재미있게 읽어 주셨다면 감사 합니다.

너무 희미하게 윤색 되어져 저 스스로도 재 정립 하기 만만치 않더군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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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조금 특이하겠지만,

 

에필로그가 반말체 입니다. 양해 바랍니다.

읽다보면 왜 그렇게 썻는지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특이 하죠? ㅋㅋ 그럼 시작 합니다.

 

 

 

 

 

 

 

 

 

지금 내방에 말이야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가 흘러나오고 있다구.

왜 이 음악을 듣냐 하면 지금 마음이 아주 편안 하거든.

아주 슬프게 궁상을 떨어서 저 깊은 강 어딘가 심연으로 빨려 들어가는 라흐마니노프의 다른 음악들과는 조금 다르다구  굉장히 아름답고 서정적이야.

 

지금 마음이 아주 편하다구.

 

 

 

 

 

 

누군가 방배동 이야기가 픽션이냐 논픽션 이냐를 묻는데 말이야 물론 방배동 이야기는 논픽션이야.

아! 물론, 대화의 많은 부분이나 임의의 상황들은 대부분 가공 되었어.

내가 이미 10여년도 훌쩍 지나버린 세월에 대한 대화까지 기억해 내는건 무리라구.

물론 각색도 조금 많이 했지.

 

“오빠 나 사실 무당이야” 도 실제 대화에서는  “오빠 나 장군님 모셔” 를 살짝 바꾼거야.

아무래도 임펙트가 떨어 지잖아.

 

그렇게 놓고 보니까 디테일은 가공된 얘기네,  뭐 아무렴 어때.

픽션 이든 논픽션이든 살다보면 현실은 가공된 허구보다 더 무섭다구.

 

그리고 아주 오래된 추억들은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지 기억하기 조차 애매해져.

과거 뿐이겠어? 현실조차 어떤게 거짓이고 어떤게 진실인지 구분 못하는 세상에.

 

 

아뭏튼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건 아니고.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말이야.

 

이 이야기를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하고 마무리를 하는게 더 나을거 같아.

여태까지 내 글을 보아준 사람의 성의가 있지 보답은 해야할거 아냐.

그런데, 여태까지 보아오던 글이랑은 좀 많이 다를거야.

 

아! 부탁 할게 있어

짱공 무게에 자주 많이 왔다갔다 한다면 웬만큼 무서운 이야기에 단련들이 돼 있었을 테지만 말이야 그래도 본인이 겁이 좀 많다거나 담이 좀 약하면 이쯤에서 뒤로가기를 눌러 줬으면 좋겠어.

 

여태 까지 보아온 심심풀이 글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 거든.

 

그 얘기를 하려고 해.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정말 재미 있지만,

정말 무서운 이야기 이거든.

 

 

자 이제 마지막 기회를 줄게.

이 기회를 놓치고 끝까지 읽고 나를 원망하지 말라구.

 

 

 

 

하나

 

 

 

 


 

 

 

 

 

 

 

 

 

 

 

 

세엣………………….

 

 

 

 

 

 

 

 

 

자 이제 뒤로가기를 눌러 빠져 나간 겁쟁이들은 빼고 우리끼리 얘기해 보자구.

 

 

흠흠....................

나는 무서운 이야기를 아주 잘해.

이야기 말이야 이야기,  글 말고,

 

그런데 사람들은 말이야, 가짜를 더 좋아해.

여기저기서 줏어들은 가짜 이야기들 말이지.

진짜로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면 그런 이야기 들은 다 현실성이 떨어 지나봐 ㅋㅋ

 

그래서 난 어릴 때부터 어디 놀러 가거나,   MT를 가거나, 나이가 들어서 워크샵을 가거나 했을 때  인기가 아주 좋았다구.

 

그런곳에 놀러가면 무서운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고객들은 넘쳐 나거든.

 

그런데 내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는 절대 이야기 하지 않아.

 

춘천이야기나, 방배동 이야기나 치악산에서 있었던 이야기 설악산에서 이야기 따져 보면 아주 많지.

그런데 내가 직접 겪은 이야기는 하지 않거든.

 

왜 일까?

 

 

 

예전에 말이야.

 

동호회 아이들 하고 평창으로 놀러 간적이 있어.

말하자면 동호회 워크샵 이었지.

 

인원이 꽤 많이 갔거든, 한 사십명 정도 갔나?

그렇게 새벽까지 술을 먹다 결국 옹기종기 몇몇명이 모여 앉아 무서운 이야기가 시작 됐어.

하나를 해주고,

두개를 해주고,

 

그렇게 몇시간을 두눈 초롱초롱한 애들 앞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다 보니 어느덧 밑천이 바닥 난거야.

 

그게 문제였지.

 

그 초롱초롱한 눈들의 호기심을 충족 시켜주기 위해 꺼낸 이야기가 바로 방배동 이야기 였어.

 

술이 방정이고 입이 주책이지.

 

 

그런데 이 무슨 착각 이었는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새벽을 보내고 날이 밝아 모두 모여 밥을 먹는데 이상하게 그 옹기종기 모여서 이야기를 듣던 여자아이들 사이에 얼굴반이 화상으로 일그러진 여자가 앉아 있었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거야.

 

설마 그럴리가 없자나?  안그래?

 

 

나는 그렇게 술이 인사불성이 돼도록 마시는 스타일도 아니거든.

딱 그 자리에서 기분좋게 먹고 기분좋게 끝내는 스타일이라 이거지.

 

참 이상하다는 기분은 지울수 없었어.

술을 줄여야 하나? 라는 생각도 했고.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게 아니었어.

 

서울로 돌아와서 그날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몇몇명의 아이들이 나한테 울면서 전화를 한거야.

 

 

 

꿈속에 얼굴 반이 화상으로 일그러진 여자가 자꾸 나타 난다는 거야.

 

 

자기들을 무표정하게 계속 쳐다 본데

 

 

아니 그여자는 분신술이라도 쓰나? 어떻게 동시 다발로 출연을 하지?

 

뭐, 거기까지는 괜찮은데 (지들이 알아서 해결 하겠지 뭐.)  

 

더 큰 문제는

 

그 얘기를 하고 난 이후에 그 여자가 내 꿈에도 다시 나타 났다는 거야.

 

 

아 물론,

 

한동안만 나왔어 한동안……….

 

그러고 나서는 사라졌지.

 

 

 

 

눈치 빠른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말이야.

방배동 이야기 대부분은 아침 시간대나 오후 시간대에 업데이트 했어.

밝을 때 업뎃 했다는 얘기지.

 

간단해.

 

 

쓰는동안 너무 무서웠거든.

 

실제로 말이야.

어느날 밤에 글을 쓰는데 모니터에 가로 줄이 계속 가는거야.

그래서 모니터를 껏다 켜보려고 모니터 전원을 껏는데 이런 썅 내 뒤에 그 여자의 모습이 비치는 거야.

정말 심장이 멎는줄 알았다구.

 

 

그래서 밤에 쓸수가 없었어.

 

밤에 써야 감정이입이 더 잘될텐데 말이야

 

그런데 솔직히 나는

 

 

 

 

이 글을 읽는 너네들이 더 큰 걱정이야.

 

 

방배동 이야기는 그때 동호회 워크샵 때 애들 한테 말고 두어번 더 한적이 있는데 그 얘기를 들은 아이들은 대부분 그 화상 입은 여자에게 꿈속에서 시달리게 됐거든.

 

정말 미안하게도 꿈속에 그 여자를 본다고 해도 내가 어떻게 해줄수 있는건 없어.

 

 

 

내 앞가림 하기도 바쁘거든.

 

 

 

어쩃든.

 

 

 

 

이렇게 돼서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잖아?

 

 

안그래?

 

 

 

 

 

 

건투를 빌게.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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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야기는 치악산에서 생긴 일 입니다.

출처 짱공유 hyundc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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