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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Magic Door
게시물ID : panic_999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냥이박사
추천 : 7
조회수 : 97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3/10 1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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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11살의 꼬마 남자 아이다. 삭막한 대도시의 초등학교 수업을 마친 뒤에 집에 오면 사막 같다. 텅 빈 집. 난 유일한 친구인 게임기를 켜고 그 안으로 스며든다.
  난 그림을 그리고 싶다. 하지만 내 그림에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지금보다 더 어릴 때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건 그 때뿐, 지금은 낙서를 그만하라는 핀잔만 들을 뿐이다.
 
  난 한밤중에 아버지의 안주 심부름을 가다가 이상한 벽을 발견했다. 그 벽에는 문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안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었다. 홀린 듯 그 안에 들어선 나는 그곳에 지어진 한 집에 들어간다.
  집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나뒹구는 술병과 자욱한 담배연기를 보자 누군가 있음을 알게 됐다. 그곳을 기웃거리자 한 젊은 사내가 피곤에 찌든 표정으로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난 나도 모르게 그 자의 술병과 바닥에 널브러진 담배를 몽땅 집어다가 달아나버린다.
 
  며칠이 지났다. 난 내가 소중하게 여겼던 게임기를 티브이에서 분리해 이상한 문으로 들어갔다. 그곳에 있는 집으로 재방문하자 사내가 술, 담배 없이 티브이를 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난 말없이 티브이에 게임기를 설치한다. 그리고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기 시작한다. 사내는 처음으로 미소를 보였다.
 
2
  20년이 지났다. 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방황하며 젊음을 허비했다. 마음에 공허함이 쌓이고 내 마음의 텃밭엔 아무것도 자라나지 않았다.
  난 그것을 술과 담배로 채워갔다. 그럼에도 채워지지 않을 땐 낯선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지만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았다.
  난 죽기로 작정하다가 마을에 있는 이상한 문을 연다. 이곳에서 죽는다면 아무도 찾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곳에 홀로 우뚝 솟은 집에 들어가 술과 담배를 탐닉한다. 그리고 함께 가져온 다량의 수면제를 먹으려던 그때 한 꼬마 아이가 나타났다. 녀석은 나의 술과 담배를 몽땅 빼앗고는 달아나버렸다. 난 빼앗기지 않은 유일한 물건인 수면제를 보고 갈등한다.
 
  며칠 뒤, 꼬마 아이가 게임기를 들고 왔다. 아마 녀석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겠지. 난 아이와 함께 게임을 했다. 서로 말은 없었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쁨이었다.
  아이가 돌아가고 난 뒤 난 울어버렸다. 난 가지고 있는 돈을 털어 미술용품을 산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아이에게 선물했다. 포기하지 말란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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