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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정은 열반에 든 부처의 목도 조를 수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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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실러캔스의달
추천 : 2
조회수 : 40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4/14 02: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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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사랑의 가장 쉬운 방법은 모조리 믿는 것이다
당신은 내가 환생을 믿게 될 수밖에 없도록 한다
이번 생에 맺지 못한 인연, 한이 된들
우주에서 빛이 죄 사그라지는 그 날까지
윤회가 허락한다면야 만남은 또 오리라고
비록 전생의 기억 말소했다더라도
다음 생 옷깃만 스쳐도 퍼뜩 알아차려서
나는 우리가 전에 만난 적 있다고 할 것이오

가치 없다고, 가치 없는 걸 꿈꿔온 게 아니다
당신은 하늘의 자유로운 새가 되고
나는 심해의 초라히 등 굽은 새우가 되어
생태부터가 서로를 알 리 없는 채 시간만 흘러도
어쩌면 새우의 삶 끝에서 바닷가까지 떠밀려 와
새의 한 끼 식사 될지는 모를 일 아닌가
비로소 작은 보탬이나마 되는 게 꿈이라오

경황없이 주신 거라면 사인死因도 달콤하리라
다음 생에 우리가 다른 인종으로 태어나
하필 전쟁터 같은 총구 겨눈 상황에 직면한다면
방아쇠가 고장 나거나 화약이 불발하는
불가사의한 전생의 업 덕분에
나는 당신을 운명적으로 못 죽일 테요
그로 인해 내가 죽어도
어차피 윤회를 믿는 난 편히 눈 감을 것이오

당신의 감기도 내 생각엔 죽을병이 될 만큼 조마조마하다 
나무나 바위나 미생물 혹 이름 없는 것으로 환생 명받아도
탄생의 이유가 당신 위하는 일에 귀결될 걸 의심치 않는다
만약 당신이 병원체로 앓는다면 나는 긍정적인 미생물이 돼 치료를 도울 것이고
만약 당신이 단것 먹는 거로 노여움을 달랜다면
난 세상 어딘가에서 사탕수수로 자랐을 것이오
인간 대 인간으로서만 사랑하는 게 아니라고
어디서든지, 무엇으로도, 언제까지나 난 당신을 위해 존재할 것이오

시간을 초월하여서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고, 당신을 기다리는 일이 그렇다
다만 이 글을 적는 이번 생은 당신과 가까워질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숙명처럼 무게를 안 고통 속에서 윤회를 믿게 된 까닭은
길고 긴 시간이 돌고 돈 한 번의 삶쯤은
당신과 함께하고픈 이야기가 마침 꿈으로 끝이지만도 아니리란
그런 기대가 있기 때문이오

운명의 칼을 쥔 조각가처럼 뼈를 깎고 거듭 태어나리, 당신 곁에 숨 쉴 때까지
그렇게 윤회를 바람이 실제 자살이었다면
나는 천일 밤 가까이 주마등을 체험하고도
뭣 하나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한낱 속인이지만,
모든 업보를 덜고 고의 굴레에서 초연한 자가
나의 이 사랑할 때 번민을 보고 혀 찬다면
내 심정은 열반에 든 부처의 목도 조를 수 있소
내게 당신은 무엇보다 존귀하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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