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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밤
게시물ID : panic_1001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ong
추천 : 8
조회수 : 154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4/16 22: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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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살았던 아파트에 관한 이야기다.



장소는 정확히 언급할 수 없지만, 대충 신주쿠랑 시부야 모두 걸어서 갈 수 있을 만한 곳이었다.



2개 노선이 겹쳐 지나가는 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위치였다.







주변은 한적한 주택가인데다, 완만한 언덕 위에 있는 5층짜리 아파트 꼭대기 층이었다.



전망이 워낙 좋아서 아카사카 근처까지 한 눈에 들어올 정도였다.



방이 두 개에 거실과 부엌이 딸려 있다.







해가 잘 드는 큰 창문에, 베란다도 꽤 넓었다.



옥상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서, 밤이 되면 마치 야경 명소 같은 광경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렇게 좋은 입지임에도 집세는 시세보다 5만엔 가량 싸다.







너무 좋은 조건에 눈이 멀어서 보자마자 계약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이상한 일은 입주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일어나기 시작했다.



방 하나는 침실로, 다른 방 하나는 서재 겸 다용도실로 쓰고 있었다.







일은 주로 밤에 서재에서 한다.



저녁부터 일에 착수해 몰두하다보니, 어느덧 완전히 한밤 중이었다.



어느새 컴퓨터 모니터의 빛만 멍하니 방 안을 비출 뿐이다.







뭐, 괜찮겠지.



어차피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 집이다.



딱히 어두워서 불편할 것도 없고, 전기세도 절약되니까.







그리하여 나는 그대로 어슴푸레한 방 안에서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그리고 몇 분이나 지났을까.



너무 몰두한 나머지 시간 감각마저 애매해질 정도였다.







어깨가 뻐근해지기 시작했기에 크게 기지개를 폈다.



...덜컹덜컹... 덜컹!



그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아무도 없을 침실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아니, 그럴 리가 없다.



단순히 잘못 들은 것일 터다.







이 집은 옆집이나 윗집도 없으니, 나를 빼면 소리를 낼 사람도 없다.



게다가 철근 콘크리트를 써서 지은 집에서 저렇게 큰 소음이 넘어 올리도 없다.



일 때문에 지쳐서 환청까지 들리게 된 걸까?







그렇게 생각한 나는 방의 불을 켜고 조금 쉬기로 했다.



침실과 서재를 잇는 문은 열어 두고 있었기에, 빛은 침실까지 새어 들어간다.



하지만 왠지 확인하는 것이 무서웠다.







환청이라고 생각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소리는 역시 분명히 들렸기 때문이었다.



혹시 밖에서 방이 어두운 걸 보고 빈집털이라도 들어온 건 아닐까.



혹여나 마주쳤다가 살해당하기라도 하면 어쩌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나 고심하는 사이, 시간이 꽤 흘렀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마음도 꽤 가라앉았다.



문은 확실히 잠궜고, 애초에 여기는 5층이다.







들어오는 어려움을 고려하면 빈집털이범도 이런 곳은 안 노릴 것이다.



쓸데 없는 걱정을 하면서 벌벌 떨고 있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졌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12시가 넘었다.







그러고보니 화요일이다.



아침 일찍 클라이언트와 협의가 있을 예정이다.



작업도 딱 적당한 부분까지 마쳐놨으니, 그냥 그대로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눈을 떴다.



머리 맡의 시계를 보니 오전 2시가 막 넘은 터였다.







이상하게 정신이 멀쩡하다.



내일 아침부터 바쁠텐데, 이대로 잠이 안 오면 어쩌지.



한숨을 내쉬며 벽 쪽을 향한 몸을 휙 돌려 방 쪽으로 향한다.







!!!



잠깐만... 지금 저거, 뭐야?



발 쪽 천장에, 뭔가 매달려있다!







천장 판넬이 떨어졌나?



아니, 그럴리가.



천장은 콘크리트인데.







온 몸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미친 듯 뛰는 심장은 입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다.



아까 그 소리도 그렇고... 이 방에, 누군가 있는걸까?







하지만 자기 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했고, 이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텅 빈 방안엔 숨을 곳이라곤 어디에도 없다.



그럼 뭐지?



보고 싶지 않다.







무서워서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이대로는 불안해서 도저히 있을 수가 없다.



공포를 억누르며, 이불 틈새로 그것을 바라 봤다.







아무 것도 없다.



역시 잘못 본 것이었나 보다.



종종 있는 가위눌림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밤은 너무 흥분했던 탓인지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



결국 협의엔 새빨간 눈을 하고 수면 부족 상태로 나가게 되었다.



그 후로 한동안은 이상한 일이 없었다.







그저 조금 신경 쓰이는 게 있다면, 방 안에서 왠지 모를 비릿한 냄새가 난다.



항상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갑작스레 냄새가 느껴질 때가 있다.



뭐, 하수도에서 나는 냄새겠지.







혹시 심해지면 관리 사무소에 전화해 보자.



한 달 가량이 지났다.



내일은 화요일.







지난 번에 수면 부족 상태로 만났던 협의처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이 있을 예정이다.



이 쪽 담당자 사정으로 인해, 협의는 매월 마지막 화요일에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협의에 사용할 자료를 그날 전까지 모아 두어야 한다.







저녁 무렵에는 끝날 터였던 자료 수집은, 작업 도중 계속 컴퓨터가 멈춰 자꾸 지연되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어느새 12시를 넘어가려 하고 있었다.



지난번 수면 부족을 겪었던 걸 생각하면, 이런 시간까지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초조해진다.







식사도 거르고 작업에 몰두하는 중이었다.



지난번 미묘하게 무서운 일을 겪다보니, 그 후로 밤에는 반드시 불을 켜고 있었다.



...덜컹덜컹... 덜컹!







어... 또 그 소리다!



이번에는 잘못 들은 것도 아니다.



확실히 침실 쪽에서 소리가 났다.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일을 신경쓸 때가 아니다.



불도 켜져 있고, 빈집털이 따위가 올 리도 없다.







하지만 확실히 누군가 있다.



공포를 참지 못하고, 나는 방 열쇠와 핸드폰만 들고 그대로 밖에 뛰쳐나왔다.



서둘러 1층까지 내려온 후,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근처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여, 여보세요? 나, A야! 소, 소리가 들려. 침실에서 소리가 난다구.]



[응? 왜 그래, 갑자기. 그렇게 허둥지둥대고. 무슨 소리가 난다는건데. 뭔 말 하는 건지 모르겠으니까 일단 진정 좀 해.]



[집에 나 밖에 없는데 소리가 났어. 지난 번에도 그랬고 지금도... 잘못 들은 게 아니야. 지난 달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어.]







[잠깐만 좀 진정해 봐. 도둑 든 거 아니야? 문 제대로 잠궜어?]



[다 확인했어. 지난번에도 똑같은 일 있었으니까 잘 잠궜었다구. 아무도 못 들어올 텐데...]



[...괜찮아? 너 지금 너무 놀라서 제정신이 아닌 거 같아. 잠깐만 기다려. 나 지금 신주쿠니까, 바로 너희 집까지 갈게. 10분 안에 갈테니까 그 때까지 어디 편의점에라도 들어가 있어.]







[아, 알았어. 부탁해, 너무 무서워... 빨리 와 줘!]



전화를 끊고, 나는 쏜살같이 근처 편의점에 뛰어들었다.



몸이 계속 벌벌 떨린다.







아무도 없는데 소리가 나다니... 설마 귀신일까?



그렇게 아무도 방에 없다는 걸 확인한 후였기에, 그것 말고는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공포에 질리자 상상은 한없이 퍼져나갔다.







그 클라이언트와의 협의 전날이니, 두 번 모두 마지막주 월요일 밤이다.



시간도 거의 같다.



도대체 왜?







반쯤 울먹이고 있는데, 방금 전화했던 친구에게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다.



친구는 내가 있는 편의점까지 데리러 와 줬다.



지리멸렬한 설명이지만, 지금까지 있었던 일에 관해 친구에게 설명했다.







너무나 두려워하는 심상치 않은 내 모습을 보자, 친구도 환청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 것 같았다.



내가 너무 떨고 있어서, 편의점 직원도 이상하다는 눈으로 보고 있었다.



우선 둘이서 차분히 이야기 하기 위해, 근처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그래서, 한밤 중에 뭐가 위에 매달려 있었다고?]



[응. 잘못 본 걸지도 모르지만, 지금 생각해도 분명히 본 것 같아.]



[잠에 취해서 꿈 꾼 건 아니지?]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이렇게 이상한 일이 계속 생기는 걸 보면 아마 아닐거야.]



[그럴리가... 그럼, 확인하러 가 볼까? 또 매달려 있는지.]



[무, 무슨 소릴 하는거야! 무섭다구! 혹시 또 있으면, 심장이 그대로 멈춰버릴거야!]







[그렇지만 이래서는 집에 돌아갈 수도 없잖아. 확인해서 아무도 없으면 그냥 잘못 들은 걸로 치면 되는 거잖아. 난 귀신 같은 건 전혀 안 믿으니까, 그런 건 안 보일거야, 흐흐.]



[놀리지마. 이 쪽은 진지하다구. 아직 협의 때 쓸 자료도 다 정리 못 했는데...]



[그럼 더욱 집에 돌아가야 하는 거 아냐? 혼자도 아니고, 나도 함께니까 괜찮을거야. 만약 무슨 일이 있다면 경찰 부르면 되잖아.]







[으으, 알았어. 이대로 있어도 어쩔 도리가 없으니까, 확인해 볼게.]



시간은 이미 새벽 1시를 넘은 터였다.



친구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조금 안정이 되었다.







설마 귀신은 아니겠지.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있을리 없어.



분명히 잘못 본 걸테니까, 안심하고 일하자...







그렇게 자신을 타이르며, 집으로 갔다.



방에는 불이 그대로 켜 있었다.



그러고 보니 문만 잠그고 그대로 뛰쳐나온 터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향한다.



아무래도 내가 한 이야기를 곰곰히 생각하던 친구도, 꽤 긴장하고 있는 듯 했다.



철컹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계단에는 아무도 없다.



꿀꺽 침을 삼키고, 조심스레 방문 열쇠를 열었다.



철컥.







천천히 문을 연다.



서재에서 새어나온 빛 때문에 보이는 부엌에는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는 것 같지 않아?]







[아니야, 침실에서 소리가 났었어.]



부엌에서 침실을 바라보려면, 서재를 지나가야만 한다.



친구 뒤에 딱 달라붙어서 서재로 간다.







나도, 친구도 왠지 발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천천히 서재로 향한다.



서재에도 아무도 없다.



그저 컴퓨터만 기계적인 팬 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까지 오자 나도 친구도 말을 잃었다.



나도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지만, 꽉 붙잡은 손에서 친구도 긴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 침실을 보고 아무 것도 없다는 걸 확인하면 모든 게 끝난다.







단순한 내 착각일 것이다.



하지만 침실을 들여다 본 순간, 친구는 크게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 아... 아...]







말도 제대로 못하는 친구를 보고, 금새 깨달았다.



그것이, 실제로 있는 것이다.



나는 무서워서 도저히 방 안을 바라볼 수조차 없었다.







어쨌든 집을 빠져나가기로 했다.



우리는 서로를 부축하며, 몇 번이고 겁에 질려 넘어질 뻔 하면서도 집을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정신도 없었다.







비상계단을 뛰어 내려와, 정신 없이 도망쳤다.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 아파트에서 멀어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우, 우리 집으로 가자.]



친구는 그렇게 말하고 택시를 잡았다.



[매, 매달려 있었어.]







[거봐, 역시 내 말이 맞잖아. 도대체 뭐였어? 제대로 보였어?]



[으, 응. 봤어. 틀림 없어. 매달려 있었어.]



[뭐가... 뭐가 매달려 있었던 거야?]







[그 집, 빨리 나와. 분명히 그 사람이야. 그 사람이 있었다구. 저 방엔.]



[그 사람이라니... 그럼, 매달려 있던 건 사람이란 거야?]



[...침착해, 침착하고 들어.]







친구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한 것 같았다.



흠뻑 땀을 흘리고 있었다.



[목이 쭉 빠진 사람이, 매달려 있었어. 자, 자살일까? 목을 매서 자살한 걸까?]







다음날, 나는 자료를 정리하지 않은 탓에 그 클라이언트와의 협의에서 빠지게 됐다.



사정이 사정이지만, 그걸 말하면 외려 더 이상하게 볼 터였다.



나는 독감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하고, 당분간 휴가를 쓰기로 했다.







그 후 같이 회사를 쉰 친구와 둘이서, 관리 사무소를 찾았다.



그리고 우리가 겪은 이야기를 하고, 보증금을 내놓으라고 화를 냈다.



이상하게 비웃을 기색이 없다.







[무슨 일 있었죠, 그 방? 아마 여자가 자살했나 보죠?]



그렇게 묻자 억누른 톤으로 관리 회사 직원이 대답했다.



[말씀 드리기 힘든 일입니다만, 2년 전에 살던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A씨 전에 살던 분도 A씨랑 같은 말을 하고 퇴거하셨구요. 매달 정해진 것처럼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분명 그 분도 마지막주 월요일이라고 했었죠.]







[그, 그래서 죽은 건 누군가요? 여자죠? 맞죠?]



친구가 달려들었다.



[그렇습니다... 여자분... 미용사셨던 것 같습니다만.]







5일 뒤 이삿날, 허둥지둥 짐을 옮기고 있는 나를 본 근처 아줌마가, 부탁도 안 했는데 그 미용사에 관해 이야기해 주었다.



죽은 것은 30대의 여자 미용사였다고 한다.



하라주쿠의 가게에서 일하던 그녀는, 마지막주 월요일 한밤 중에 그 방에서 목을 매달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일터에서 더 어린 아이들이 치고 올라오고, 나이에 비해 제대로 자리를 못 잡는 게 고민이었던 듯 하다.



뭐,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 탓에 목을 매단 후에도 한동안 일터에서는 그냥 일을 그만 둔 줄 알아서 죽었다는 것도 몰랐다는 것이었다.







시체가 발견된 것은 한달도 더 지난 후였다고 한다.



주변에서 악취 때문에 민원이 들어와서야 발견된 것이다.



아마 미용실에서 일을 마친 뒤, 여자는 밤늦게 돌아왔을 것이다.







내가 들었던 소리는 아마 스스로 절망한 그녀가 목을 매달 때 났던 소리겠지.



그 소리를 생각하면 목을 매달 때까지의 모습이 싫어도 머릿 속에 떠오르고 만다.



미묘하게 감돌았던 악취도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앞뒤가 맞는다.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못한 채, 한 달 동안 그녀의 시체는 서서히 부패해, 점차 냄새를 풍기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 모든 것을, 지금도 한 달 주기로 계속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https://vkepitaph.tistory.com/715?category=348476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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