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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우울증 글 보고 문득 궁금한게....
게시물ID : gomin_17684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omadian
추천 : 2
조회수 : 47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4/19 19:31:44
저는 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 생각을 해볼때마다, 점점 제 앞날이 지금보다 나아질거라는 희망이 사그라들 때면
 
자살 생각을 하곤 합니다. 나이는 올해 서른 하나구요. 주로 경제적인 이유와 건강상의 이유, 대인관계 문제 등
 
해결될 기미가 없거나, 해결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문제들을 사람들이 하나 둘 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해결 불가능한, 지극히 해결 어려운 문제들과 맞닥드렸을 때 죽고싶다는 상상을 하진 않은거 알아요.
 
그런데 저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 삶이 아슬아슬하게나마 유지되고 있고, 부모님이 살아계시고, 아직 경제활동을 하고 계시고
 
제 주변의 몇 남지 않은 친구들이 있기에 이렇게 살아가고 있지만
 
 
나이가 들어 저도 몸이 아프기 시작하고, 돈은 없다면 뉴스에 가끔 나오는 고독사 하여 원룸이나 고시원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내 미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곤 해요.
 
 
저는 신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살은 죄악 중에 죄악이라고 배웠고.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살을 못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자랑할건 없지만 제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위해 살아가고 있구요.
 
그런데 이런 느낌은 들어요. 내가 이루고자 했던 목표를 이루는데 실패했다면, 나의 존재가치는 무엇으로도 입증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
 
이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왔던지라 지금은 제 의식의 가장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생각 중 하나가 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저 스스로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빛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어떤 자리, 어떤 직업, 또는 어떤 모습을 갖추어야만
 
제 존재가치를 입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가 꿈꾸는 모습을 얻기 위해 하루하루 살고 있어요.
 
 
다만 나이가 들고 병에 걸리고 부모님도 연로해지시고 지금 나를 둘러싸고 있는 가냘픈 일상의 덧꺼풀이 하나 둘 벗겨질 때면
 
나는 진정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은 생각을 아주아주 많이 합니다.
 
 
국민연금도 고갈되어 제가 노인이 되었을 때면 20만원 30만원씩 받는 연금조차 고갈될 것이고
 
노인인구는 급증하여 사실상 관 짜고 들어누울때까지 일만 하다가 바스라져 없어지는 삶을 살아갈 것 같거든요.
 
 
지금이야 아직 30살에, 그래도 20대 때 만큼은 아니지만 이루고 싶은 꿈은 분명함에도
 
확실히 20대의 패기는 많이 사그라졌고 무엇보다 현실이 얼마나 잔인하고 냉혹한지를 몇번의 경험을 통해 깨달았으며,
 
세상에는 뛰어난 사람들, 실력있는 사람들이 밤 하늘에 떠 있는 별만큼이나 많고, 나는 그 별들을 밑에서 올려다보며 부러워하고 동경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 중 하나라는 것을 알기 시작했을 때에도, 내 앞날은 어찌 될 것인가 매우 불안합니다.
 
 
신앙인이라고 밝혔지만 사실 저는 기도도 거의 하지 않고, 교회도 형식적으로 나갑니다. 설교를 듣고 또래 교우들과 교제를 해도
 
하나도 와닿지도 않고 그냥 겉으로는 하하 웃고 교제하다 오지만 돌아서면 공허하고 부질없다는게 느껴져요.
 
내 인생도 제대로 케어를 못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삶의 고민이나 방식을 두고 논할 수 있을까요.
 
 
 
저는 우울증인걸까요?
 
밑에 댓글중에, 자살생각을 단 한번도 해 본적이 없다는 댓글들이 많은걸 보고 저도 글을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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