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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연재(22) "월곡(月哭) 저수지 살인사건"
게시물ID : panic_1003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eyman
추천 : 4
조회수 : 45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6/19 09:02:01
22
 

 

반장의 지시를 받고 막상 용인으로 달려 왔지만 막연했다. 물론 이곳으로 오기 전에 그의 주민등록 지를 찾아 갔지만 허사였다. 그의 주소는 안성이었다. 하지만 그 주소지는 가게로 이미 팔린 지 오래였다. 정확히 말하면 퇴거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매정하게도 부인 고순옥만 용인으로 전입신고를 한 것이었다. 그래서 고순옥의 주소를 찾아가봤다. 그러나 그곳 역시 고순옥의 사망으로 정리되어 주인이 바꿔 있었다. 그러다 보니 오로지 단서는 언젠가 오동호가 경찰서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는 곳뿐이었다. 암담했다. 한마디로 맨땅에 헤딩하는 꼴이었다. 그렇다고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의 흔적을 찾기로 했다.
먼저, 시위 현장이었다는 정문에 가서 보초를 서는 의경에게 운을 떠봤다.
나 안성서 직원인데……. 너 혹시 여기서 애기 내놓으라고 시위하던 사람 생각나니?”
그러자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말했다.
글쎄 말입니다. 저는 신병이라 잘 모르고요. 저기 박 상경님은 아실 겁니다.”
그리고 그는 초소와 약간 떨어진 안내소에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는 의경을 가리켰다. 정형사는 안내소로 다가가 작은 유리창을 두들겼다. 그러자 그가 일어나더니 작은 유리창을 열고 말했다.
무얼 도와드릴까요?”
정형사는 대답대신 신분증을 내보이고 다이렉트로 물었다.
꽤 오래전에 저기서 자기 애 내놓으라고 1인 시위하던 남자 생각나나?”
그는 잘 안다는 듯이 뜸도 안 들이고 바로 말했다.
. 그 띨띨이 잘 압니다.”
그러자 정형사는 슬그머니 출입문을 열고 들어갔다. 박상경은 빈 의자를 내밀었다. 정형사는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
그렇다면 그가 어디에 사는지 아나?”
그건 잘 모르고 말입니다. 졸병 때 보초를 서다가 수사과장님 차를 막아 제지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나?”
수사과장님이 저더러 주차를 하라고 지시하시고 그 띨띨이를 데리고 들어 가셨습니다.”
그래. 그러니까 그의 인적 사항을 전혀 모른다?”
.”
인상착의는?”
그는 뭔가 잠시 기억을 더듬나 싶더니 이내 말했다.
첫 번째는 생김새와 옷차림 모두 정상이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특유하게도 고급으로 보이는 컴퓨터 가방을 매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은?!”
말이 어눌하다는 거였습니다.”
얼굴은?”
그러니까 뭐라고 해얄지......”
하며 그는 뭔가 생각하더니 뭔가 생각난다는 듯이 자신의 휴대폰을 뒤지기 시작했다. 정형사는 그의 행동을 놓치지 않고 쳐다봤다. 그리고 드디어 뭔가 찾은 듯 내 보이며 말했다.
하도 희한해서 촬영해서 담아 두었습니다. 이 사람입니다.”
그건 삼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멀쩡한 남자의 사진이었다. 어디를 봐도 초등학교 3학년 정도의 저능아로 보이지 않았다. 정형사는 박상경을 보며 말했다.
이 사진 나한테 보내 줄 수 있나?”
. 번호만 알려주세요?”
정형사는 말 대신 자신의 휴대폰을 내밀었다. 그는 받아서 이것저것 조작을 하더니 다시 정형사에게 내밀었다. 확인해보니 오동호의 사진이 담겨 있었다. 정형사는 엄지 척을 해보이고 다시 물었다.
그 사람이 혹시 어디에 산다는 말 못 들었나?”
그러자 그는 역시 뭔가 생각하더니 이내 말했다.
글쎄요. 자세한 건 모르고요. 제가 아는 건 금학천 다리 밑에 산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고마워…….”
정형사는 박상경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 다음 뒤돌아섰다. 박상경이 벌떡 일어나 구호와 함께 경례를 했다.
충성!”
정형사는 손목시계를 보며 걸음을 빨리했다. 현재 시간이 530분이니 머지않아 어두워질 거라는 계산 때문이었다. 금학천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러니까 동부경찰서에서 남쪽으로 쭉 내려가니 삼거리가 나왔고 거기서 인도를 건너 밑으로 내려가니 야외 주차장이 나왔다. 그곳에서 조금 내려가니 컨테이너 박스 두어 개가 서 있고 그 너머로 금학천이 보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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