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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페의 방주
게시물ID : animation_4430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흰장미
추천 : 3
조회수 : 23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6/28 16:48:24
매번 느끼지만 카도노 코우헤이는 한 편의 영화 각본 쓰듯 소설을 써내는 데 재주가 있다. 극의 강렬한 이미지와 비교적 단순한 서사 구조, 그리고 끝까지 이어지는 파란만장하면서 짧고 완성도 높은 하나하나의 시퀀스. 판도라나 홀리&고스트는 특히 그런 요소가 극대화된 권이다.

오르페의 방주도 그렇다. 영문 모를 상황의 윤곽이 드러나고, 소수의 주요 인물이 주도해 상황을 이끌어나가는 듯 하더니 반전이 터지고 예상한 대로든 예상치 못한 대로든 물 흐르듯 이야기가 흘러 끝내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누군가에게는 절망을, 독자에게는 씁쓸함을 선물한다. 페퍼민트 이후 문학성으로는 정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작품의 플롯은 너무 위험하지만 자각이 없는 여자와 그 여자를 사랑해 어떻게든 구하려 하는 남자. 그리고 여자의 폭주로 시작되는 강렬한 엔진. 이 이야기는 두 명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 작품의 중심에서 서사를 이끌어나간다. 후기에서 말하듯 대놓고 신화적, 원형주의적 요소를 노렸음을 알 수 있고 훌륭하게 성공했다.

완전히 뉴 페이스들로 이야기를 이끌면서, 리셋 같은 전작 인물들이 전혀 죽지 않고 존재감을 발산하는 것도 좋은 점. 부기팝도 막타 전문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액션 다운 액션을 보인다.

후반부는 원 핫 미너트와 폴링 그레이스 간 대결, 부기팝과 원 핫 미너트 간 대결, 2개 라운드의 배틀물 느낌도 강하게 주는데 그 안에서도 온갖 인물의 감정과 의도가 뒤섞이고 통화기구가 개입한 끝에 시궁창과 쓰레기 더미 속에서 진짜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듯한 감상까지 준다.

원 핫 미너트가 하나둘 폭주해나가며 미쳐나가는 중간의 흐름이 정말 좋았다. 덕분에 눈을 뗄 수 없는 몰입도를 자랑.
 
결과적으로 사랑은 위대하다. 그런 결론이 나기는 하지만, 결국 사랑을 추구했던 이들은 전부 죽고 끝났다. 살아남은 이들은 통화기구측 뒤처리 담당들, 소설 내에서 제일 더러운 사람들만 살아남았다. 소설 내 드러나는 주제의식과 실제 쓰고자 하는 이야기가 묘하게 엇갈리는 게 카도노 코우헤이 소설의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이제는 그 엇갈림까지도 소설 속에 포함시켜 버린 것이라면 확실히 대단한 소설인 것은 맞다.
출처 이야기가 이리저리 이끌리는 동안 많은 것을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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