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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아이 우는 소리가 들리면
게시물ID : panic_1004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ong
추천 : 11
조회수 : 185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6/30 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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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애가 울면서 도와달라고 하는 소리가 들리면 무시해, 특히 밤에는 더욱," 이게 스티비 삼촌이 나와 동생에게, 그리고 동네 술집을 찾는 새로운 얼굴에게 항상 하는 말이었다. 삼촌이 입에 달고 사는 이 이야기는 삼촌이 25살 때 일어났던 일이라고. 애 우는 소리가 들려서 가봤더니 청바지와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아이가 옹송그린 채 앉아 부러진 것으로 보이는 팔과 손목을 잡고 있었다고 한다. 삼촌이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아이의 옷처럼 보였던 부분은 옷이 아니라 물든 털이었고, 그 아래로 어깨부터 발까지 거대한 입이 숨겨져 있었다고 한다. 삼촌은 이 '미끼'로부터 멀리 달아났고, 그 이후로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이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이다. 삼촌의 목격담은 산불처럼 급격하게 번졌다.

난 아이로 위장해서 사람들을 잡아먹는다는 삼촌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그저 동네에서 인지도를 얻고 싶은 삼촌이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뿐이니까. 하지만 내 동생은 삼촌의 이야기를 교리처럼 철석같이 믿었다. 삼촌의 말이 진짜인지 가려내기 위해서, 우리를 말리는 삼촌의 경고를 무시하고 동생과 함께 몇 번이고 숲을 찾았다. 갈 때마다 괴물 따위는 없었고, 우리는 서로 투덕대는 소리 때문에 괴물이 도망간 것이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그래서 하루는 서로 다른 길로 들어갔다가, 오후 5시에 집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숲으로 향했다.

5시가 됐지만 동생은 집에 오지 않았다. 질문을 받았을 때 거짓말을 해야 했다. 우리가 그 숲 근처에 갔다는 것조차 알면 안 됐으니까. 게다가 당시의 나는 고집 센 동생의 안위보다 혼나는 게 더 두려웠다. 게다가 우리가 들어갔던 '숲'은 진짜 숲이 아니라 사람이 조성한 '삼림'이라는 걸 알았고, 큰 아파트 단지와 건물, 그리고 슈퍼마켓 사이에 있어서 그 면적이 그리 크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러니까, 행여나 동생이 다치더라도 누군가에게 발견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동생은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이 내게 질문했지만,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경찰은 7살 꼬마를 상대로 심문을 하지 않았다.

동생은 다음 날 아침에 발견됐다. 동생은 틈새가 갈라진 바닥에 빠져 몸이 껴버려 머리와 손 일부만 살짝 보이는 상태였다. 틈새에 빠지면서 팔이 부러졌고, 머리를 쪼아대는 까마귀를 막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날 밤, 20명이 넘는 사람이 아이가 울며 도와달라는 소리를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게다가 동생이 팔이 부러졌다는 걸 이야기 했다는 것까지도. 하지만 사람들은 스티비 삼촌의 이야기 때문에 그 소리를 무시했다고 증언했다.

출처 https://m.blog.naver.com/iamsuekim/22149612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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