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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두개의 태양 4화
게시물ID : panic_1004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플라잉제이
추천 : 4
조회수 : 55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7/05 00: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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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주요 일원이 되는건 어렵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예배를 비롯한 모든 소모임에 참석하면 된다. 목사에게 믿음을 보여주고 교인들간의 깊은 교제를 하면된다.시간이 흘러 나는 자연스럽게 교회에서 직책을 가지게 되었다.

총무팀에서  봉사하면서 나는 교회의 실체에 조금 더 접근할 수 있었다. 교회의 주 수입원은 '생명수'의 판매와 각종 헌금들이었다. 감사헌금과 십일조 그리고  그외에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헌금들은 목사가족의 배를 불리는데 든든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런 수입들은 서울과 수도권 주요지역에 목사의 아들과 부인이름으로 된 수백평의 부지와 신축건물로 둔갑했다.

목사가 얼마큼이나 타락하고 비열한 비지니스맨인가 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나의 유일한 혈연인 누나에게 어떤 위해를 가했고, 그녀를 찾기위해 목사를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가가 나의 유일한 관심사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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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친밀한 사이도 생겼다. 처음 방문하던 날 주보를 나눠주던 김 집사가 그 중 하나였다. 나에게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시간을 내달라던 그녀의 이야기는 실로 충격적이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목사의 부름에 성실히 답하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목사와의 성관계를 통해  육체적,정신적으로 새로이 태어나고, 나아가 그것이 주님의 은혜를 받는 고귀한 행위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목사가 늘 본인은 하느님의 대리인으로 이땅에 왔으며 자신에게 육신과 영혼을 온전히 맡기는 자만이 진정으로 영접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그녀는 목사와의 이런 만남을 지속하고 있는 여신도들이 교회안에서만 해도 십여명이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동시에 만남이 지속될수록 자신에게 변태적인 성행위를 지시하거나 강요하는 목사의 모습이 결코 주님의 대리인이  아니라는데까지 생각이 미쳤다고 했다.

누나도 목사의 수많은 성노리개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목사의 추한 진실을 알고 누나가 그와의 관계를 끝내려 했다면?  그래서  그녀가 그로부터 어떤 위해를 입어서 현재 연락을 할수없는 상태에 빠져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모든  퍼즐이 그럴싸하게 맞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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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거대한 범죄조직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조력자가 필요하다. 나는 실종사건때 방문했던 그 지구대에 다시 방문해 목사를 고발하고 도움을 청하기로  마음 먹었다. 민원실에서
서류작성을 하고 경찰관의 간단한 질문에 성실히 응대했다. 이제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서준다면, 교회의 여러 비리와 문제를 비롯해 누나의 실종까지도 도움을 받을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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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때와 다름없이 저녁식사 후 한강천을 따라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김준연씨 맞죠?"

"네. 누구시죠?"

나의 대답이 마침과 동시에 머리에 묵직한 타격이 느꼈다. 

정신을 차린 곳은  곰팡이 냄새로 가득한 지하실이었다. 그곳에는 평소 친근하게 교제하던 교인들의 얼굴이 더러 보였다. 고발을 하러갔던 그 지구대의 담당경찰관과 김집사의 얼굴도 보였다.

"김준연씨,교회에 나온 목적이 교회 내부 고발자나 할려고 그런거였어요?"

"어쩐지,다리도 불편하신 분이 지인도 하나없이 혼자 기어 들어온게 이상하더라니~"

"이렇게 우리 교회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민폐를 끼치면 어떡해요?죽고 싶어서 환장하셨나봐"

그들은 내 온몸이 피와 파란 멍으로 바뀔 때까지 때리고 또 때렸다. 눈은 눈물과 피가 뒤엉켜 굳은뒤 붙어버려서 뜰수조차 없는 상태가 되었다. 시간은 얼마나 지났을까?

"오집사님,시장하실텐데 나가서 같이 저녁이나 드실까요? 금강산도 식후경 아니겠습니까?일단 저 정도로 피반죽을 만들어 놨으니 여긴 김집사님한테 맡겨두고 교대로 식사하시죠"

요란하게 쿵쾅대는 소리가 지나간 뒤 고요한 지하실은 온갖 냄새가 뒤섞여 역겨운 냄새를 풍겨댔다.

"준연씨,미안해요. 준연씨 이렇게 될 때까지 보고만 있어서요. 내 얘기도 잘 들어주셨는데...어떻게 보면 준연씨 이렇게 된 거 내 책임도 크네요.우리 같이 나가요.지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어요.이대로가면 준연씨 죽어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곤 서둘러 축 늘어진 내 몸뚱이가 담겨있는 휠체어를 이리저리 밀고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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