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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도시
게시물ID : panic_1004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젤넘버원
추천 : 3
조회수 : 81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7/10 05: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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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무서운 기세로 불어 닥치던 모래 폭풍이

점차 수그러들기 시작했습니다.

 

바닥에 엎드려

모래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던 남자는

시야에서 점점 뚜렷해지는 거대한 건축물을 보자

자신의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막에서 홀연히 자취를 감춘 전설의 도시

 

거센 폭풍이 일자

도시를 덮고 있던 모래들이 날아가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대리석으로 쌓아 올린

눈부시게 빛나는 도시의 입구로 들어선 남자는

사방에 널브러진 병사들의 시체를 보았습니다.

 

오랜 시간 모래 속에 파묻혀

수분을 잃고 시커멓게 말라 비틀어져 미라가 된

병사들의 시체

 

전설은 사실이었습니다.

 

외세의 침략에 맞서 전투를 벌이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모래 폭풍에

병사들과 침략자들 모두

도시와 함께 모래 속으로 파묻히게 된 것이었습니다.

 

남자는

평생을 그토록 찾아 헤매던 질문에 대한 답이

도시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바닥에 널브러진 미라들을 하나하나 살폈습니다.

 

그러던 중

광장에 널브러진 미라들 사이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한 남자는

미라가 된 병사의 목에 걸린

은으로 만든 깃털 장식의 목걸이를 발견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도

손에 쥔 칼을 놓지 않았던 목걸이의 주인

 

그 모습을 본 남자는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그 은으로 만든 깃털 문양은

남자의 가문을 상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잠잠하던 모래 폭풍이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자

남자는 서둘러 도시를 빠져나갔습니다.

 

얼마 후

모래 폭풍을 헤치고 도시를 빠져나온 남자는

모래에 뒤덮여

시야에서 서서히 사라지는 도시를 보았습니다.

 

남자는

찬란한 문명을 자랑하던 전설의 도시에서

자신의 인생을 뒤바꿀 만한 보물을 찾지는 못 했지만

그토록 찾아 헤매던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자의 선조가

밀려드는 외세에 겁먹어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했다는 것을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가족과 조국을 버리고 도망친 겁쟁이의 후손이라며

평생을 비난과 놀림에 시달려 왔던 남자

 

며칠 전 남자는

자신을 겁쟁이라 모욕한 이웃을 살해했습니다.

 

사람을 죽인 죄로 처벌을 받을 것이 두려웠던 남자는

마을에서 도망쳐 사막을 떠돌다

모래에 파묻혀 있던 도시를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남자는

자신이 도망친 마을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확신했습니다.

 

자신이 도시를 발견한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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