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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파라다이스 카리브디스
게시물ID : panic_1007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r.사쿠라
추천 : 7
조회수 : 124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8/27 23: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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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XX. 미국 서부와 동부의 경계를 유례없는 대지진이 흔들었다. 삼림이 떼거지로 꺾여 들어가 텅 빈 둥지가 으스러져갔고, 비단 이런 붕괴는 인근에 위치했던 인간의 둥지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태평양은 아메리카를 향해 거세고 커다란 입김을 불어 어마어마한 해일을 보내었고 등쌀에 떠밀린 대지가 지하에서 솟아났다. 아마 세상이 처음으로 생겨날 때쯤에도 이런 어마어마한 지진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었고,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도 않을 터였다.
허나 마냥 비극이라고 말할 수도 없었던 것이, 사막과 석산만 가득한 미국 서부에 새로 나타난 이 거대한 물건이 터져 나오는 물줄기를 안고 태어나 물이 모자라던 서부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던 것이었다.
우린 이 일을 그저 재난이라 생각해선 안 됩니다. 우리나라를 위해 신께서 내려주신 시련이라 받아들여야 합니다. 인류는 이런 시련을 받아들이고, 딛고 일어서며 더더욱 강성해졌습니다. 여러분들도 희망을 잃지 마십시오! 우리 미국의 새로운 기회입니다!”
외신을 타고 대한민국까지 전해진 미합중국 내무부 차관 존 에드먼드 폴스의 연설이었다. 지진이 일어나기 얼마 전, 5촌 당숙한테서 그 일대의 땅 수천 헥타르를 헐값에 사들였기 때문에 나온 소리였다. 내가 몇 달 전 사태에서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이미 차관 나부랭이가 아니라 어마어마한 리조트 회사의 사장이 돼 있었다.
지진이 있은 후 땅에서 솟은 이 계곡은 폴스 ()차관의 입을 빌리자면 파라다이스 고원이라고 부른다. - 2000미터나 되는 절경과 고생대부터 현대까지의 모든 지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가 상품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던 것은 나이아가라며 이과수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거대한 폭포였다.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저 아래 미주리 강과 이어져 저 밑에 미시시피 강까지도 이어지는 이 폭포 전체가 법적으로 폴스 차관의 소유였다.
속보를 접한 전 세계의 생태학자와 지질학자가 이 파라다이스 고원을 향해 몰려들었다. 근 수년 간 약 1,300여 명이나 되는 학자들이 탐사대를 꾸려 헬리콥터와 배를 동원해 이 외딴 절벽을 탐사했다.
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자면, 이 일대는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파라다이스 폭포의 수질은 괴상합니다. 소화 효소와 라이소자임이 함유되어 있어 미주리 강의 물고기들이 조금도 다가가질 않습니다. 강물이라기엔, 짐승의 타액 같습니다.”
영국의 해양생물학자 닥터 제이크가 말했다.
인근 헬 크릭 지층에서는 갖가지 중생대 고생물들의 화석이 많이 발견됩니다. 그런데 이 파라다이스 폭포에선 어떤 고생물의 화석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 많은 지하수를 보유하고 있던 파라다이스라면 퇴적된 생물의 화석이 발견되지 않을 리가 없는데 말입니다.”
러시아의 고생물학자 프로페서 카토리첸코프였다.
처음 보는 토양입니다. 마치 거대한 생물의 각질을 연상시키는 게 양분이 전혀 없습니다. 이 계곡이 세상에 드러난 지 꽤 됐는데도 불구하고 식물이 당최 자라질 않아요. 이끼조차 없습니다.”
예일대학교 생태학 박사 사이먼 로우였다.
애초에 이 계곡의 존재가 상식 밖의 일입니다. 이 이상의 말은 제가 차마 할 수 없습니다.”
킹 파드 석유광물대학의 지질학 강의를 맡는 알 하지드 교수는 함구했다. 그의 삐쭉 솟은 수염은 위기를 감지한 안테나를 떠올렸다.
흉가에서나 느낄법한 비이상적인 기입니다. 살기가 등등한 것이 차마 서 있기 어렵습니다.”
기를 감지한다는 중국 소림사의 방장, 오비 노사가 말했다. 다섯 박사들은 출국 직전 자신들이 렌트한 요트를 타고 폭포를 방문해 조사를 하던 도중 실종됐다고 한다.
결국 호텔은 세워졌다. 준공식 당일에는 존 에드먼드 폴스 차관, 아니, 사장과 미국 대통령 새뮤얼 베커, 유람선을 대준 오코너 해운의 사장 찰리 오코너가 탄 배를 필두로 전 세계 정 재계 주요 인사들이 탄 유람선단이 파라다이스 폭포를 구경하기 위해 출항했다. 폭포에서 몇 백 미터 지점에 다다른 순간, 항해사는 수상한 조류를 느꼈다. 마땅히 폭포의 반대로 흘러야할 물살이 폭포를 향해 흘렀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폭포가 시계방향으로, 혹은 반시계방향으로 소용돌이치는 것도 아니었다. 정확히 일직선, 물을 마시듯 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뭐야? 폭포 안으로 들어갈 셈이야?”
마침내 그들은 이 계곡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가 있었다. 폭포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어마어마한 양의 침을 흘리다 먹이를 발견하면 입 안으로 빨아들이는 괴물임을 알 수 있었다. 폭포 속에서 그것의 노란 눈이 반짝였다.
출처 웹툰제작 동업하실 스토리 작가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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