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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 병영 사회
게시물ID : sisa_11378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경영학도(가입:2013-08-09 방문:965)
추천 : 0
조회수 : 23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8/31 20:30:54
 군대는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한 상태를 기본으로 본다. 일반 사회에서는 자유를 기본으로 하지만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위해 부분적으로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과는 반대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만,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사회는 군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것은 구체적인 행위에 대한 제한 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행위에 대한 제한은 반드시 사상의 제한까지 수반하게 된다. 제한된 행동을 하면서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를 군대식으로 생각하면 '자유로운 행동', '자유로운 사고'는 곧 통제가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런데 군대는 기본적으로 지휘 통제에 따른 질서의 유지를 기본으로 하므로 개인에 대하여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무엇이든지 간에 자유보다는 제한, 통제가 우선이 된다.

사람이 이러한 환경에 놓이게 되면 처음에는 자유를 박탈당한 것에 대한 반발을 하다가 서서히 현실에 적응하게 되는데, 군대의 현실에 적응을 하게 된다는 것은 개인이 가진 비판 기능의 둔화를 뜻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현실에 대한 비판, 체제에 대한 비판 등등 군대가 군인을 통제하는데 있어 위해가 될 수 있는 군인의 정신적 작용 하나를 거세하는 것이다. 군대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군인이란 명령에 절대 복종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자연히 그 명령에 복종하는 것 이외에 다른 생각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비판 기능이라는 것은 인간의 지성知性이 가장 민감하게 작용하는 부분이므로 인간으로부터 비판 기능이 거세된다는 것은 지성의 마비를 야기한다. 지성이 마비된 인간은 자신이 어떤 상태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거시적인 안목을 상실하고 누군가가 시키는 데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결국 노예 상태가 된다. 즉, 군대는 군인들을 자연히 노예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 의지는 거세된 채 명령에만 복종하는 기계와 같은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것을 불가역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노력은 해야 하겠지만 군대가 가진 목적과 군인 개개인의 자유로운 사고는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래서 군대에서는 정신전력精神戰力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자발적으로 군인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선전을 주입하는 것이다. 민병대Paramilitary란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군대이다. 이들은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조직된 군인들이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자기들 스스로도 군대가 필요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대에서도 군인들 각자가 전투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군대 입장에서는 통제를 위한 비용을 경감할 수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적군에 대한 적개심의 고양이다.

요즘에 무슨 벌써부터 북한하고 화해하고 당장 통일이라도 된다는 듯 호들갑 떠는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지 않는데, 장기화되는 대북 제재와 폭격을 맞을까 전전긍긍하며 어쩔 수 없이 대화의 장으로 기어 나온 북한이 미제에 대한 적개심을 고양하기 위한 적나라한 선전물들을 보면 군대가 어떤 방식으로 군인들을 선동하고 세뇌하는지 알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군인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고양된 적개심이지만 이 또한 다른 의미의 사상 통제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위에서 말했듯 이러한 군대의 개인에 대한 전방위적인 제한은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인간이 자유를 박탈당한다는 것은 곧 사유와 비판 기능의 거세가 있고 이는 끝내 창조 기능의 멸절滅絶로 이어진다. 인간이 무언가를 만들어 내지를 못하는 것이다. 인류가 지금껏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면 짐승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문명이 존재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군대는 수 십년이 지나도 변하지를 않는 것이다. 내가 예전에 군에 있었을 때 느꼈던 것 중 하나는 군대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 부자연스러운 일본식 조어에서 유래된 것이 많다는 것이다. 일본 군대가 그런 말을 쓰던 것이 벌써 70년은 넘게 지난 일일 텐데 왜 아직도 그럴까? 그냥 아무런 비판 없이 계속 써왔기 때문이다. 아래 병사들이야 어쩔 수 없이 강요 받는다고 하지만 군대의 지휘 계층부터가 별 생각 없이 계속 현상 유지나 하려다 보니 그런 것이다.

따라서 군대 자체는 지극히 보수적이고 폐쇄적이게 된다. 군대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개방하고 자유를 부여할 수는 없다. 지구상에서 제일 비정상적인 국가인 북한을 보면 정확하게 사회 자체가 병영의 모습을 띄고 있다. 북한은 노동당 일당독재와 수령체제를 수호하기 위하여 나라 전체를 병영화, 요새화하였다. 그러다 보니 수십 년이 지나도 국가가 발전이 없고 거지꼴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이는 군대가 발전이 없는 것과 동일하다.

출처 무명 네이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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