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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첫휴가때 먹은 음식
게시물ID : humordata_18379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
추천 : 23
조회수 : 6781회
댓글수 : 41개
등록시간 : 2019/10/26 20: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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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9년전쯤이네요

제가 나온 부대는 독립포대라 PX가 따로없었고, 대대 PX에서 물건을 떼와 행보관이 어찌어찌 가져온 컨텐이너박스를 개조해 '임시PX'를 운영했었는데, 자대 배치 받은지 2주밖에 안되어 연평도 포격으로 전쟁이 나니 마니 하는 상황이였습니다.. 당연히 PX는 잠정폐쇄.. 

훈련소때 조교를 비롯한 간부들에게 들었던 자대삶중 하나인 PX를 5주간 꿈꿨지만.. 그꿈이 처참히 밟히고 몇주동안 유일하게 먹을수 있었던 음식은 그저 삼시세끼가 전부였습니다. 

나름 너무나 맛있어 보이던 꼬리곰탕 나오던 중식시간에 낚시질(건더기 휘젓는행위) 했다고 상병한테 30분동안 털린기억이 아직도 나네요 허헣 ㅠㅠ

자대 받은지 얼마 안됬을때가 11월말쯤 이였는데 이놈에 철원은 12월도 안되서 눈이오고.. 이등병부터 제설로 시작해 제설로 끝나는 하루가 너무너무 힘이 들었을때 였지요. 간부나 선임들이 주던 ABC초콜렛 하나가 정말 너무나 달콤하고 행복했었던 그때였습니다

하루는 연병장 제설을 하는데 넉가래? 라고 하지요? 그 인간 불도저처럼 사용하다가 낭심을 맞곤 엌해보신분들 많을듯 ㅋㅋ 그 넉가래로 구석에 모든 눈을 치운담에 선임 한병이 저한테 '구구크러스터 먹을래?' 라더니 눈삽으로 흙+눈으로 얼룩져진 눈더미에 단면도를 보여주는것이 였습니다.

그때부터 제 목표는 첫휴가때 무조건 구구크러스터 부터 조진다 였습니다.. 꿈에서 구구크러스터 라는 눈을 파먹고 있는 저를 발견할수 있을정도로 갈망이 심했습니다ㅋㅋ 

기다리던 1월초 첫휴가.. 택시를타고 동송터미널 하차.. 앞에 바로보이는 CU를 들어가 닥치는대로 구구크러스터 큰통과 스니커즈 2개를 샀습니다. 
제일 추우면 춥다는 1월초 철원날씨를 알고서도 저는 맨손으로 그 구구크러스터를 5분정도만에 다 먹어치웠네요. 물론 그 엄청난 맛은 아니였습니다. 뭐든 생각한것보다 그 이하니까요 ㅋㅋ 그래도 정말 행복했던 순간이 아니였나 싶네요.

여러분들은 첫휴가때, 혹은 군생활중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이 어떤게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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