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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만들어주는 회사
게시물ID : panic_1011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테라코타맨
추천 : 2
조회수 : 139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0/02/25 12: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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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만들어주는 회사


ㅁㅁㅁ


"악마라도 좋으니까 고객이 한 명이라도 나타나면 좋겠다."

"영혼이라도 팔 기세인데!"

"온라인으로 거래할 수 있다면 영혼인들 못 팔겠어."


공현재와 채여기가 웹사이트 제작 회사를 만든 지 벌써 삼개월이 되었지만 제작 주문은 커녕 단 한 건의 고객 상담조차 없었다.


"국가 창설.. 영혼 온라인 거래 사이트 제작 전문업체.."


공현재가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를 끌어당기고 회사 웹사이트에 그 대화 내용으로 태그를 추가하면서 타자 소리를 박자 삼아 읽어나갔다.


~


그가 입력을 완료하자마자, 사무실 내부 공간을 모형 제트기가 순식간에 지나가기라도 한 듯한 효과음과 함께 검은 그림자 하나가 노트북 자판 위에 나타났다. 키가 한 뼘이 될까말까한 작은 인물이 두 사람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플라스틱 피규어, 딱 그만한 크기, 그런 느낌이었다.


"깜짝이야!"


채여기는 엉겁결에 두 손으로 탁자를 밀었다. 의자에 달린 바퀴가 구르며 그를 공현재의 노트북에서 몇 걸음 떨어뜨려 놓았다.


"이게 뭐야?"


공현재는 채여기처럼 놀라지는 않았지만 노트북 자판에서 두 손을 반사적으로 떼어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영혼 온라인 거래..라고 했소?"


노트북 화면 상단에 있는 카메라 렌즈와는 원뿔형 빛다발로 연결되어 있는 그 조그마한 홀로그램이 공현재를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 그 소리는 노트북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두 사람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던 홀로그램 캐릭터는 두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무슨 장치를 홀로그램 안에서 조작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이번에는 공현재마저도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노트북 자판 위에 있는 작은 홀로그램이 실제 크기로 커져서 두 사람 앞에 우뚝 섰기 때문이다.


"이제 좀 낫네. , 홀로그램 발생기를 살짝 해킹했는데.. 미안하오."


검은 정장 차림의 사내는 기름 발라 넘긴 깔끔한 머리와 검은 색안경에 어울리지 않는 사극에 어울릴 듯한 하오체 말투였다. 갑자기 두 사람은 싸늘한 기운에 휩싸였다.


"그거야 뭐 괜찮습니다. 상담 시스템에 직접 들어오셨는데 어떤 걸 도와드릴까요?"


공현재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은 했지만 과연 상대가 어떻게 회사 서버를 뚫고 자신의 노트북에 침투해 들어왔는지, 어떻게 등신대 홀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무척 궁금했다.


"국가 창설.. 국체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소? 공화정, 왕정, 제정.. 어느 게 좋을지."

"그야 물론. 비용의 문제일 뿐이죠."

"그렇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알고 있겠소. 작업은 곧바로 시작해주시오. 청구서가 준비될 때까지 일단 착수금조로 백만 냥을 신탁 계좌에 입금했으니. 국호는 명국, '명나라'이니 그리 아시오."


말을 마치자마자 검은 색안경 사내는 손전등이 꺼지듯 사라져버렸다. 공현재와 채여기는 그 신속함에 놀라고 백만 냥이란 거액의 바이트금화에 놀라 서로를 바라만 볼 뿐, 한동안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 싸늘한 기운은 없어졌지만 그 여운은 남아 실내 온도를 아직도 끌어내리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 오싹한 느낌은 뭐지? 이거 식은 땀 아니야? 혹시 말로만 듣던 저승사자? "


채여기가 자신의 목덜미를 훔치며 중얼거렸다.


"가상화폐를 쓰고 가상현실 웹사이트를 만들자는 저승사자는 듣도보도 못했지만 그 차림이며 오싹한 느낌이 영 꺼림찍하긴 하네."


첫 웹사이트 제작 주문에도 불구하고 공현재 역시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ㅁㅁㅁ


"도대체 어떤 수법에 우리가 당한 건가?"

"일단 일부터 끝내고 그건 나중에 들여다보자구."


두 사람은 그날로 맹렬하게 건국 작업을 시작했다. 가상현실 공간에 국가를 창설하는 오픈소스 도구에 그들이 추가 개발한 제작 지원 프로그램들 덕분에 작업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인공지능 인력시장에서 임시로 고용한 백 대의 프로그래머봇들을 계산에 넣는다면 프로그래머 102명이 투입된 대형 개발 프로젝트인 셈이었다. 하루 여덟 시간 일하고 쉬어주어야 하는 사람에 비해 스물 네 시간 쉬지 않고 일하고 주말도 휴일도 없는 프로그래머봇들의 생산성을 감안하면 투입되는 인력은 삼백 명이 훌쩍 넘는다고 볼 수도 있었다. 손에 잡히는 게 전혀 없는 가상현실 공간에 한 나라를 만든다는 것은 현실 공간에 국가를 세우는 것 만큼이나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


가상현실 공간에 영토를 마련하고 그 영토 둘레에 만리장성 같은 방화벽을 친 다음, 무수한 마을과 도시와 교통 통신망을 깔고, 그 가상 영토에 접속하는 시민들에게 적절한 출입국 절차와 국가간 외교와 무역을 포함한 교류의 상세한 프로토콜을 결정하여 국민들이 입국, 입주할 준비를 마치는 데 반 년이나 걸렸다.


"마지막으로 이 가상 국가에 입주하게 될 국민들의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지문, 홍채, 목소리, 뇌파 패턴과 같은 보안 정보 같은 것들입니다."

"우리 인류가 갖고 있는 모른 인적 자료들을 다 집어넣고 싶은데 가능하겠소?"


검은 정장 사내는 공현재와 채여기의 자신들의 자료 요청을 추가 작업 지시로 바꾸어 버렸다. 두 사람은 의혹에 찬 표정으로 검은 정장 사내를 쳐다보았다. 놀랄 일이 참 많은 고객이다 싶었다.


"해킹을 해서라도."


마치 다짐이라도 하듯이 그는 아예 쐐기를 박고 나섰다. 전 세계 백억 인류의 신상정보를 해킹하는 것은 불법이었다. 당사자도 모르게 가상 국가의 국민으로 등록시키는 것이니까.


"당장 그들을 국민으로 만들라는 것은 아니오. 언제든지 아주 급박한 상황에서도 별다른 추가 인증 절차 없이 국민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예비작업만 하자는 것이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비밀로."


국가에 대한 개인의 절대적 우위는 인류조화위원회 차원에서 만국 공통, 우주의 섭리 수준으로 법제화되어 있었다. 그것을 어기는 순간, 국가는 바로 해체될 수 있었다. 그런데도 검은 정장 사내는 무리에 무리를 더하려고 하고 있는 중이었다.


"심신 미약 상태에서도 자동 로그인이 가능하도록, 일단 로그인되면 명백한 로그아웃 명령이 있을 때까지 가상 영토 안에 머물도록 해주시오."


그건 명백한 불법이었다. 국가가 개인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개인이 국가를 선택할 자유와 권리는 법으로 보장되어 있었다. 어차피 사이버 공간 안으로 대거 이전한 국가들은 가입한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와 콘텐츠로 승부하는 포털 사이트와 같았다. 국민을 만족시켜 주지 못하면 국민은 언제든지 떠날 수 있었고 하루아침에 국민 없는 빈 껍데기가 되어 자동 소멸하게 되어 있었다.


"알겠습니다."


공현재는 표정이 심상치 않게 변하고 있는 채여기가 입을 열기 전에 서둘러 대답을 하고 말았다.


"미쳤어?"


검은 정장 사내의 홀로그램이 사라지자마자 채여기가 공현재를 잡아먹을 듯 닥달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잖아. 첫 고객이자 유일한 고객이라고. 국가를 하나라도 만들어 봐야 할 것 아니야. 제발.."


채여기는 더 이상 공현재만을 탓할 수는 없었다. 향후 백년 동안의 관리와 업그레이드 전담 계약까지, 그것도 선불로 맺은 상황에서는 말이다.


"이건 뭐.. 우리 회사가 국가를 만들어 주는 것인지, 우리 손으로 만든 가상 국가가 우리 회사를 만들어 주는 것인지.."


결국 공현재와 채여기의 회사는 자신들이 만든 한 국가의 일부가 되어버린 격이었다.


"나만 그런가? 왜 이리 오싹하지? 법을 어긴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그러게. 하여간 만날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이상한 고객이라니깐. 실내 온도를 적어도 1도 정도 떨어뜨리는 거 같아."


괜히 어깨를 옹송그리던 두 사람은 프로그래머봇 백 대를 모두 활성화시킨 다음 곧바로 개발자 회의에 들어갔다.


ㅁㅁㅁ


"준비됐어?"


공현재는 의자를 책상에 바짝 끌어당겨 앉으며 음성 채널을 통해 물었다.


".. .."


채여기는 입 안에 물이라도 잔뜩 머금은 것 같은 소리를 냈다. 그는 자신의 방 한 구석에 설치된 커다란 알처럼 생긴 구식 가상현실 접속방에 들어가 있는 중이었다. 무수한 미소전자기계 입자들이 부유하는 물이 가득 찬 초음속 전투기의 조종석 같은 작은 공간에 맨몸에 헬멧만 쓴 채 들어앉아 있을 터였다.


"언제쯤 알을 깨고 나올 거야?"


혀를 차며 공현재는 책상 위 노트북 화면을 가볍게 짚으면서 눈을 감았다. 지잉~ 하는 환청과 함께 시야에 자신의 방과 똑같은 사무실 하나가 떠올랐다. 그의 현실과 가상현실을 잇는 접속 공간이었다. 그는 문을 열고 사무실을 나서서 채여기의 방으로 갔다.


"뇌에 칩 하나 심는 게 뭐 그리 대수라고.. 눈 감고 앉아서 손가락 발가락부터 천천히.."


채여기의 가상현실 접속 공간은 중세 성채 지하감옥 같은 느낌이었다.


", 출발해 볼까?"


채여기가 가상현실에 익숙해질 때쯤 그들은 채여기의 방을 나섰다. 광장으로 통하는 짧은 길은 가상현실망에 최소한의 부하만 주도록 벽돌로 쌓은 지하통로 형식이었다.


"~!"


광장을 빙 둘러 싼 높다란 성벽에 임시로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문을 열고 광장으로 나온 두 사람의 눈 앞에 검은 정장 사내가 눈 깜짝할 사이에 나타난 것이었다.


"뭘 그리 놀라시오? , 갑시다. 오늘 해야 할 일이 꽤나 많으니 서둘러야 하오."


공현재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한번 부르르 떨었다. 채여기가 그에게 눈짓을 하고 있었다. 그의 눈길을 따라 앞서가고 있는 검은 정장 사내의 뒷모습을 유심히 살폈다. 4월의 어느 밝고 따뜻한 날의 기운이 가득한 광장을 앞서 걸어가는 그 사내의 검은 정장은 물론이고 그 주위에 은은한 검은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투명한 검은 빛이라고밖에는 달리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광경이었다. 가상현실 접속 방식의 차이에 따른 광학적인 착시효과일 수도 있었지만 어쨌든, 그 모습은 그들에게는 이제 익숙한 그 오싹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들만이 드나들 수 있는 백도어를 만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국가의 뼈대를 완성하여 넘겨준 이후에는 한번도 들어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넋을 잃을 정도였다. 건물로 친다면 철근 콘크리트 기초공사와 기본 골격 그리고 수도 전기만 깔았을 뿐인데, 지금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유려한 외관과 정교한 실내장식까지 완벽하게 마감한 예술 작품이었다.


국제공항처럼 꾸민 출입국 공간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대자연이 선사한 현실 공간과 인간들이 꾸며놓은 가상현실 공간에서 하루에도 수십 개 국가나 생겨나고 사라지는 세상이지만, 현존하는 국가 십만 개 가운데에서 불과 1년 만에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로 성장한 현장을 직접 보고 있는 셈이었다.


초현대식 거대 도시들, 잘 정비된 도로망, 갖가지 생산시설, 위락시설 등이 끝도 없이 펼쳐졌다. 그 모든 건물, 그 모든 시설, 그 모든 공간들이 어느 거대 데이터 센터에 담겨 또 어느 거대 서버에 의해 조작되는 전자 데이터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들이었지만, 공현재와 채여기는 감탄을 거듭했다.


검은 정장 사내의 안내에 따라 나라 곳곳을 누볐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넘쳐났다. 하나 같이 행복한 표정들이었다. 평화와 번영이 넘쳐나는 것 같았다.


"불과 1년 사이에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되었는데 비결이 무엇인가요?"

"그 많은 사람들을 국민으로 유치한 비결 말입니다."


공현재와 채여기가 검은 정장 사내의 방에 초대되어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물었다.


"국민이 국가에 우선하는 요즘, 국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최우선으로 했기 때문 아니겠소. 조금만 비위를 거슬려도 당장 시민권을 버리고 다른 국가로 가버리니 말이오."


검은 정장 사내가 말했다.


"소문에 명국에서는 시민권을 포기 또는 유기하는 경우가 아예 없다구요?"


채여기가 물었다.


"우리 명국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단 한번 맛보게 되면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지 않나 싶소. 흐흐."


검은 정장 사내가 말할 때, 두 사람은 다시금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ㅁㅁㅁ


검은 정장 사내의 초대로 가상국가 명나라 관광을 마친 다음날 공현재와 채여기는 인류조화 위원회에서 나왔다는 한 사내의 방문을 받았다.


"명나라를 지구 최고 최대의 나라로 만들었다구요."


인류조화위원회의 법률자문 변호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내가 두 사람에게 물었다. 두 사람을 서로를 쳐다보면서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인류 전체의 신상정보를 해킹한 사실이 문제가 된 것이라고.


"그런데 그 건국의뢰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기나 하는 거요?"


"십만 개의 국가 서비스 웹사이트를 제작 운영하는 그 수많은 사람들, 단체들이야 갖가지 이유를 갖고 있겠지만, 우리가 다 알 수는 없겠습니다. 우리야 고객의 주문에 따라 가상현실 공간을 코딩할 뿐이죠."


공현재의 말에 그 변호사는 기묘한 표정으로 채여기 쪽을 쳐다보았다.


"시민권은 신청 즉시 자동으로 부여되는 권리이니 더 말할 필요도 없고 국가 또한 건국 후 신고 절차만 거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가 명나라를 코딩한 것 자체에 무슨 문제라도 있다는 말씀인지요?"


채여기의 말에 변호사는 더욱 기묘한 표정이 되었다.


"그들은 가상현실에서만 존재하는 캐릭터들입니다. 오프라인 현실 세계에서는 그들의 행적을 전혀 찾을 수가 없어요. 혹시 그들을 현실 세계에서 직접 만나본 적 있나요?"


변호사의 말에 두 사람은 또다시 서로를 마주볼 수밖에 없었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세상 모든 것들이 인터넷 속 가상현실 공간으로 이전하고 있지만, 가상현실 국가, 그것도 최대의 국가를 건설하면서 직접적인 만남 한번 없었다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할 만했다.


"이상하다고 해서 불법은 아니니까.."

"인류 신상정보 해킹도 불법과 통상적인 서비스 제고 활동 사이 회색지대일 뿐이고.."


변호사는 그렇게 혼잣말처럼 결론을 내고는 떠나가버렸다. 하지만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두 사람을 더욱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명나라 건국자의 면모에 가장 가까운 것이 뭔지 아시오?"

"..."

"저승사자."

"..."


인류조화위원회라고 해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었다. 인공지능에 튜링 테스트가 있었다면 인간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충분했다. 무엇을 증명할 필요도 통과해야 할 어떤 테스트도 없었다. 그 어떤 형태로든 사람임을 주장하면 끝이었다. 몸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말소리나 영상 속 수화만으로도, 검은 바탕에 하얀 점으로 깜박거리는 모르스 부호만으로도 인간의 모든 권리를 누릴 수 있었다.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인공지능도, 모르스 부호로만 외부와 소통하는 존재 또한 엄연한 인권을 갖고 있는 마당에..


"내가 저승사자?"


인류조화위원회 법률자문 변호사가 다녀간 다음날 나타난 검은 정장 사내가 색안경 아래에서 입 모양으로만 웃고 있었다.


"저승사자는 사람을 죽이러 온 게 아니라 죽은 사람을 명계로 인도하기 위해 온 존재이잖소."

"그래서 명나라? 밝은 나라가 아니라 오히려 어두운 나라였군요!"

"눈으로 읽어야 하는 상형문자를 입으로 읽으면서 생긴 문제일 뿐.."

"정말로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건가요?"

"죽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 아니오. 백억 인류 가운데 식물인간이 절반을 차지하는 세상. 이승으로 출장 서비스 나왔다고 칩시다. 도대체 사람들이 죽을 생각을 하지 않으니.. 저승마저 가상현실 공간으로 이전할 수밖에."

"..."

"그게 뭐 어때서? 삼신할미, 죽지 못해 사는 이승, 온갖 폭군 탐관 정상배 모리배도 가상현실로 이주시킨 코딩 실력으로 저승사자, 극락과 지옥, 염라대왕 쯤 일도 아니잖나?"

"..."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는데, 귀신이 돈을 못 쓸까? 돈으로 프로그래머 하나 못 부릴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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