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혼자 봤....
개민망...
그래도 너무 보고싶었습니다.
여전히 맘에 안드는 이 장면 중요하니까 잘 보라고 꽝꽝 울려대는 브금 속에서
똑바로 움직이는 사람/사물들과 거꾸로 움직이는 사람/사물들을 보면서
거기에 수시로 끼어드는 인버전된 사운드까지...
총체적 혼란 ㅋㅋㅋ
와.... 하면서 봤네요.
피터 잭슨의 반지원정대는 이후 나오는 모든 영화에서의 대규모 군중 신의 연출에 대한
상한선 또는 기준선이 되어버렸습니다.
테넷에서 놀란은 그 상한선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어떻게 변주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반지 원정대 대규모 전투씬이 규모에 의한 Macro한 영상을 보여준다면
테넷에서의 대규모 전투씬은 그 장면 속 micro한 세부사항들이 움직이는 것을 꼼꼼하게 보여줍니다.
컨택트도 생각나고 반지원정대도 생각나고 007도 생각나면서 역시 메멘토인가...하는 영화였습니다.
'알고보니 그건 나'라는 놀란 감독 고유(?)의 주제의식도 끊임없이 변주되고, 뭐랄까 좀 너무 대놓고 뻔했...
그나마 그 빨간줄에 매어놓은 구리빛 고리만 좀 놀라웠네요.
아이브스가 딱 맘에 드는 캐릭이었는데 너무 안나왔.... 캐릭터 빌딩할 새도 없이 등장 후 퇴장...
하긴 뭐 그 주인공한테 인버전 팁 주는 여캐에 비하면...
로어쉐크나 가디안 흠니에 버금가는 단호함을 보여주는 프리야도 굉장히 매력적이었네요.
주인공도 뭔가 멋짐. 대니얼 크레이그와는 또다른 멋짐이었네요.
플루토늄 241은 미션 임파서블 3편 토끼발이 생각나기도 하고...
'만나면 소멸'이라는 걸 전제로 대놓고 스턴트 사기치는 장면도 너무 웃겼네요.
더구나 막판 클라이막스를 그걸로 때워놔서 보면서 깔깔대면서 봤....
문제는... 주인공에 대한 안타고니스트는 도대체 어디서 떨어진 물건인지가.....
자살용 캡슐을 왜 들고 있지?하는 질문이 생기는 순간에 강제퇴장. ㅜㅜ
암튼 영화를 본 최종 감상은 케네스 베인브리지가 오펜하이머한테 했다는 'Now we are all sons of bitches.'라는 말과 '96년쯤에 생각했던 '우리는 왜 미래를 기억할 수 없나.'라는 두 문장으로 줄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