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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사입니다. 지금 상황이 너무나도 분합니다.
게시물ID : corona19_43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ERILY_LS
추천 : 4/15
조회수 : 1247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20/08/28 18:51:49
10년전부터 오유를 즐겨보던 보통 사람임을 밝힙니다.

여기서 의사가 엄청나게 나쁜 사람처럼 비춰져서 한탄스런 마음에 글을 씁니다.

지금 겉으로 보이기엔 의사파업=>국민생명위협 까지만 보이시겠지만 의사인 저희가 보게에 현 상황은 좀더 다양한 고려를 해야한다고 봅니다.


1. 의료비 상승의 문제

 의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문제입니다. 현행으로는 의학적으로 적절한 치료를 하더라도 나라에서 삭감당하는게 사실입니다. 이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의료비 증가를 막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서 어느정도 수긍을 하고 손해보는 진료도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병원은 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상가나 장례식장 주차장으로 메꾸는게 가능해서 그렇게 편법으로 메꿔나가는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의사수 늘리고, 첩약 급여화, 공공의대 신설등은 의료비를 엄청나게 늘리는 정책이고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건강보험료를 올릴거고 의학적으로 합리적인 진료는 적자를 보게 될것이 너무도 당연합니다. 

 이런 진행의 결론은 지금보다 더 빠른속도로 필수 진료 분야가 몰락하고 의사는 더욱더 대중의 적으로 몰리겠죠. 
 의료 질하락, 의료비 증가, 의사와 대중의 펀가르기를 동시에 일으키는 정책입니다. 



2. 전문성

 한의사 60시간 교육후 의사면서 획득(아니라고 발뺏지만 초반에 분명히 존재하던정책입니다.)
 의사 한의사 면허 일원화 (생리학 생물학 물리학 통계학을 가장 먼저 배우고 출발한 증거중심 학문인 의학과 전혀 다른 한의학을 같은 면허로 보는것) 
사실 위에 두개 정책이 의대생들을 가장 화나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말이 안된다도 생각하는 정책이지만 첫 번째는 아니라고 발빼기라도 했지만 두번째는 아직도 유효합니다. 

두 면허를 같은 면허로 본다면 해외에서 한국의사들은 의사들의 교차면허나 시험 자격같은건 훨씬 더 어려워질겁니다. 파일럿이 됐더니 항공기 제작 엔지니어하고 자격이 똑같이 주어지는것과 비슷하고(어떤 직종을 들어도 비하로 생각할수 있어 와닿지 않는 비유지만..) 각 분야의 전문성은 전혀 지켜지지 않을거고 국민들도 본인이 타고 있는 비행기가 파일럿이 운전하는것인지 엔지니어가 운전하는것인지, 이 비행기를 만든 사람은 파일럿인지 엔지니어인지 알수 없고
 어떤경우에는 여러분이 타고 있는 비행기가 파일럿이 만든 비행기를 엔지니어가 운전하고 있는것일수도 있습니다. 


3. 공정, 정의

 사실 이부분은 그나마 비의료인이 조금이나마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물론 의대생에게도 뼈아픈 부분이구요. 입시 샛길은 언제나 있어왔습니다. 알수 없는 이유로 누군가 원하는 대학에 가고, 원하는 과를 가고, 교수가 됩니다. 알음알음 누구 빽이 좋다더라 등등 얘기는 있어왔고 모두가 분노 했었지만 할수 있는건 뒤에서 화내는것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저런 일이 몰래몰래 진행돼 왔었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고 지나갔었습니다. 하지만 공공의대는 대놓고 할수 있는 게이트를 만들겠다는것과 다름 없습니다. 입학 전형에 점수가 없고, 시도지사 시민단체 추천제,  졸업후 서울대등에서 수련, 10년 채우면 서울대 병원등에 우선채용, 헌법소원으로 10년 근무 무력화 가능성... 
 다 일을 저지른 다음에 문제되면 없애면 그만입니다. (의학전문 대학원처럼) 그 사이에 고위층은 이미 다 졸업하고 국립병원 교수가 되어 있겠죠.
 과연 저렇게 허술한 정책이 깨끗하게 진행될까요? 중학교 3학년쯤만 되면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상류층 자녀에게 다르게 대한다는걸 알지 않나요??
 공공의대는 공정과 정의를 짓밟는 정책입니다.


길게 썻지만 위 문제에 대한 답은 뭘까요? 저도 알수 없습니다. 

그래서 젊은 의사들이 공청회도 열고 전문가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정책을 시행하자고 했던거였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일방적으로 정책 시행은 철회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통보했고 의사들은 파업했습니다. 

의사파업 => 환자들의 피해가 아니라

정부의 악법 강행 => 전공의들의 철회 및 전면 재검토요구 => 타협없는 정부의 통보 => 의사 파업 => 환자 피해 순서입니다.


의사들이 요구하는것은 단순합니다.

 전문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정책 강행을 멈추고 공개적으로 전문가와 함께 기본부터 다시 논의해서 좋은 정책을 내야한다.
 
 코로나 시국으로 나라가 어지러운데 지금 타이밍에 저 잘못된 정책을 급하게 밀어 붙이는 이유를 알수가 없다. (고의층 자제가 내년에 입시라는 농담도 할정도..) 

환자를 놓고 나와있는것은 의사 입장에서도 너무 괴롭다. 전면 재논의 하겠다면 즉시 병원으로 돌아 가겠다. 
출처 의사를 대표하는 글은 아닙니다. 다만 잘못된 정착을 밀어붙이는 정부, 그에 대항하는 전공의, 그로 인해 피하를 받는 환자들이 너무 안타까워 쓴 글입니다.

왜하필 의사들은 지금 파업하느냐라고 물으신다면 정부는 왜하필 지금 이 정책을 해야하느냐고 묻고싶습니다. 10년은 지나야 결과가 나올정책들이지만 부작용은 당장 내년부터 나올 정책입니다. 깊게 고민하고 추진해야 할 정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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