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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나는 그렇게 군대에서 휴가를 얻었다.
게시물ID : humordata_18782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박주현朴珠鉉
추천 : 15
조회수 : 2541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20/09/18 17:00:39

222.jpg

 

 

본인은 해군출신으로 강원도 동해에서 배를 타다가 육상으로 발령이나서 육상근무를 할때 이야기다. 

본 이야기는 구라는 거의 없고 사실적인 이야기만 담아봤다. 그냥 혼잣말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어 나가면 편할듯 하다.

 

해상근무를 하다가 육상근무를 하게되니 아무래도 배탈때보다는 구타나 가혹행위가 덜했었는데 내가 발령받아 간 내무반에는 내위로 3개월 고참이 맡선임으로 있었으나 내무반에서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고참수병들에게도 후임인 내가 볼때는 좀 싸가지 없게 툴툴 거렸던 고참이였던걸로 기억한다. 

 

24시간 풀당직을 서고나면 그다음날은 충분히 하루종일 쉬도록 되어있으나 이 고참은 내가 만만했는지 지가 일을 하기 싫었는지 깨워서 일을 시키곤 했다. 물론, 나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 큰 문제를 삼지 않았다.

 

그렇게 짬찌(짬찌끄레기) 시절을 보내고 1999년 내가 병장 4호봉 짬밥(내가 근무하던 부대에서는 병장5호봉부터 터치 금지)이 되었는데 나보다 3기수 고참인 그 내무반장의 개념없는 행동때문에 큰 다툼이 있었고 1년 6개월 이상동안 좋은게 좋은거라 참고 있던 나는 머리끝까지 폭발해 내무반 문짝을 발로 차버리고는 "아ㅆㅂ 더러워서 군생활 못해쳐먹겠네.." 라며 내무반에서 밖으로 나왔다..

 

난 짬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다툰 이유로 외박 당일 외박이 잘려 날아가 버렸고,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울한 어느날 

 

 

육군,해군,공군 3군이 하는 대항군의 침투에 대비하는 훈련을 했다. 사실 해군출신이기에 그런게 뭔지도 잘 몰랐고 알 필요도 없었다. 나는 원래 부대 인사행정병이였지만, 짬밥이 차면 사무실에서 일하는것보다 외부에 돌아다니면서 선임들하고 농담도 따먹고 후임들하고 농담도 따먹는 재미로 외부 훈련을 선호했다.

 

육군과 공군은 금새 전쟁이라도 날것처럼 얼굴로 분장을하고 하이바에 갈대를 꼽아놓으며 그럴싸하게 장식을했고 육공트럭을 타고 부대 4m가 넘는 철조망 내,외부에서 매복을 하면서 특전사들이 침투하는것을 막아내는 작전을 피었고 해군은 그냥 훈련하는 흉내만 안쪽에서 내기로 했다.

 

그날  내가 통신병을 자처하여 후임 한명에게 PRC 무선통신기를 메도록 시키고 난  M16을 지급받아 경계태세를 하는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해병대 대위가 자기가 무전병하고 같이 다녀야 한다며 자기가 지휘를 하고 나는 통신병 역할을 하라고 했다. 

 

그래서, 무거운 PRC 무전기를 메는 통신병은 하기싫고해서 무슨 방법이 없을까? 라고 생각하는 찬라 오른쪽으로 스쳐 지나가던 BOQ 관리병인 후임을 보게되었다.

 

 

나 : 야... 땡땡아..

일병 : 넵 일병 땡땡이

 

나 : 너 관리사무소 오토바이 있지?

일병 : 아..넵?..

 

나 : 아..넵?? 그거 가지고 여기로 튀어와..

일병 : 근데말입니다. 그게 우리 BOQ관리관이...

 

나 : 어.. 갖구와..

일병 : 넵..알겠습니다. 

 

 

그리고 그 후임병이 오토바이를 가지고 왔다. 

 

 

일병 : 수뱀~ 이거 고장나면 저 죽습니다.

나 : 걱정마라. 나 원동기 면허증있어 고장안내..

 

 

이렇게 나는 PRC를 등에 메고 오토바이를 탄채로 훈련에 참여하려고 했으나 

 

해병대 대위가 나한테 한마디했다.

 

 

대위 : 야.. 박수병.. 나는?

나 : ??

 

대위 : 나는 어쩌라고.. 너만 오토바이 타고 나는 뛰라고?

나 : 엡? 자기 발은 자기가 알아서 하는거죠..

 

 

대위 : 야.. 너하고 나하고 같이 다녀야되잖아..

나 : 혼자 다녀도 되요..

 

 

대위 : 오토바이는 내가 몰테니까 니가 뒤로 타라 명령이다..

나 : 에이~ 오토바이도 내가 빌렸는데 그냥 대위님이 제 PRC 메시고 오토바이 뒤에 타시던가 말던가..

 

 

대위 : 야.. 그래도 내가 운전해야지.. 대위가 무전기 메고 다니는게 말이되니?

나 : 전 통신병이 아니라 어차피 장비 사용방법 몰라요.. 그냥 오토바이 놓고 훈련해야겠다... 걸어서 하던가..


대위 : 야.. 알았어.. 내가 더러워서 PRC 메고 탄다.. 아주 해군애들은 말을 더럽게 안들어..

나 : 여기 해군부대지 말입니다. 

 

대위 : 내가 해병대가며 중대장이라.... 이런거 상상도 못하는데..

나 : 아..네..

 

 

그렇게 지루하게 시간이 가고 있었고 침투 한다던 특전사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특별 순찰 나온 우리 인행처장님께서는 외부 철망 앞에 계시면서 나한테 담배있느냐 물으셨다. 

 

 

처장 : 박수병 너 담배 좀 갖고 있는거 있냐?

나 : 엡? 담배 말입니까?

 

처장 : 어.. 내가 담배를 놓고와서..

나 : (줘야되나? 말아야되나? 욕할건디..) 아.. 잠시만 기다리십시요.. 여기 있습니다.

 

하면서 담배를 인행처장님에게 건넸다. 그 모습을 본 해병대 대위는

 

대위 : 어? 야.. 요고봐라.. 훈련하는데 담배를 갖고다녀?

나 : 한대 피실랍니까? 

 

대위 : 아냐.. 됐어.. 해군은 훈련중에 담배를 갖고다니네..

 

그렇게 나와 인행처장님은 철조망을 사이로 담배를 맛갈나게 피우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뒤늦게 해병대 대위가 나한테 말을 건넸다.

 

대위 : 박수병.. 나도 하나만 줘봐..

나 : 넵.. 진작에 피우시지.. 

 

라며,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여 주었다.  

 

 

그렇게 불을 붙여주고 난후 저 멀리서 총장님 차가 다가 오기 시작했고, 나와 인행처장님은 눈치껏 담배를 껐지만 해병대 대위는 계속 피우고 있었다. 

 

난 눈과 입으로 최대한 대위에게 "ㅇ대위님... 총장님 차.. 총장님 차.." 라고 쭝얼 거렸지만 

 

때는 늦었고 총장님 차가 서고 나는 총장님을 향해 경례를 했다. 

 

총장님은 "날씨가 더운데 수고 많다." 라고 이야기를 하셨고 

 

뒤늦게 담배 태우던 대위가 총장님을 보더니 필승을 외쳤고.. 

 

총장님은 대수럽지 않다는듯 "어~ 그래 수고하네"라며 가볍게 무시하고 가셨다.

 

대위 : 야! 박수병.. 너만 인마..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나 : 아.. 내가 총장님 온다고 몇번 이야기를 해요?

 

대위 : 야.. 아오.. 개 망했다..

나 : 아니,. 군생활 계속 하실분이 눈치가 그렇게 없습니까?

 

그렇게 대위하고 말다툼을 하다가 대위는 훈련이 재미가 없다며 PRC를 나에게 넘겨주고는 훈련 안하겠다고 선포하고 자기 갈길을 갔다.(이 해병대 대위는 몇달 후 큰 건수를 쳤다. 음주후 공군총장과 싸우고 전역을 신청한것으로 알고있다.) 

 

PRC 통신기를 받아들고 주변에 소총을 들고있는 후임을 불러 PRC 무전기를 등에 메어주고 오토바이도 내어 주며 이렇게 이야기했다.(해군은 개인병기가 없고 공용병기를 사용한다.)

 

나 : 야.. 개똥아  M16 니꺼 나한테주고,.. 너 PRC이거 메고 오토바이 타고 다녀.. 오토바이는 나중에 ㅇㅇ이 챙겨주고 PRC 통신기는 나중에 훈련 끝나면 반납하고 걸어다니는것보다 오토바이 타고다니는게 편하다. M16은 내가 이따가 반납할게.. 우리 PX나 가자.. 날도 더워 죽겠다..

후임 : 넵 알겠습니다..

 

 

그렇게 후임을 데리고 동기녀석이 근무하는 PX에 들러 음료수를 얻어먹으며 노가리를 까다가 지루해져 M16을 들고서 철책방어선을 경계하며 서 있었다.

 

그렇게 30분쯤이 지났을까? 오후 4시~5시 정도가 되어서야 빠바방~ 소리가 나더니 흰 연막탄이 터지는데 특전사 애들 수십명이 4미터가 되는 철조망을 뛰어 넘는데 걸리는 시간이 한 1~2초 되더라.. 그거보면서 깜짝 놀랐지만나는 본능적으로 M16을 한손으로 부여잡고 냅다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육군 해군 공군 수백명이 참가한 훈련이였는데 내가 미친듯 뛰어간 그곳에 특전사 10명정도가 은폐해 있었고 나는 훈련소에서 배운대로 침착하게 대응을 했다.

 

 

나 :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특전사 : 어?? 

 

나 : 무장을 해제하고 투항하라.

 

 

이렇게 천천히 진행하고 있었으나 이내 경계작전에 실패한 육군,공군들이 미친듯 내가 있는 곳으로 모여들었고,.. 한곳에 내가 잡아뒀던 특전사 대원들이 우후죽순 튀어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특전사 지휘를 하는듯한 계급이 가장 높은 중위의 멱살을 잡으며 게임 끝났으니 빨리 도망가지말고 집합하라고 명령을 했다.

 

 

나를 뒤늦게 따라온 후임이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며  PRC로 내게 건넸다. 

 

 

나 : 통신보안, 여기는 돌고래.. 독수리 나와라.오버

본부 : 여기는 독수리 여기는 독수리 말하라 오버.

 

나 :  침투한 대항군들 전원 해군이 단독으로 잡았으며 훈련종료한다. 이상 

 

 

그렇게 훈련이 끝날때쯤 되니 주변에 육군, 공군부대 사람들이 육군,해군,공군 삼군이 합심하여 잡은걸로 하자고 했고 나는 끝내 거절했다. 수십명의 특전사들이 망연자실한채로 주저 앉았고, 내가 멱살을 잡은 중위가 "이제 다 끝났으니 이것좀 놔주세요" 라고 했다.


상황이 끝나고나서 갑판장이며, 본부대장이며, 인행처장님이 해군부대 역사상 처음으로 육군 특전사 대항군을 잡았다며 많은 칭찬을 받았다. 다음날 사무실에 내려가니

 

처장 : 부대 표창은 받고 휴가 가야지?

 

라며 운을 띄우시길래  쿨한척

 

나 : 에이 처장님,.. 말년인데 표창은 됐고 그냥 휴가나 4박 5일 주십시요.. 라고했다. 

 

 

그 다음날에도 내무반 3개월 고참하고 또 한번 다투는 일이 있었는데,.. 

 

또, 나의 외박을 또 짤라버렸다.

 

 

고참 : 니 확 마... 이번에도 외박 짤랐으니까네.. 알아서 해봐래이?

나 : 흠.. 해보자는겁니까? 알아서 한번 해봐야징..

 

 

그리고나서 외출외박 나가는날  나도 정복을 입고서 대기를 했다... 

 

정복을 입고있는 나를보고 3개월 고참이 막 지시사항 불이행으로 외박에서 뺐는데라며  투덜거렸다.

 

고참 : 갑판장님,..마 재는 외박 제가 짤랐심다

갑판장 : 아.. 그래? 

 

나 : 갑판장님 전 외박 말고, 휴가.. 이번에 훈련때 특박 4박5일 받은걸로 갈라고요.. 외박증은 내가 그래서 안끊었고, 휴가증은 내가 직접 끊고 우리 처장님한테 허락 다 받았는데 외박자 아니니까 보고 안했죠..

 

갑판장 : 아.. 그렇네.. 너 지난주에 특박 받은거 있네..

 

암튼 그렇게 저는 휴가를 가고 그 고참놈하고 그 이후에도 몇번 부딪히다보니 본인이 짜증났는지 9개의 내무반을 싹 다 바꿔버렸다. 뭐 내무반이 바뀌었다고 그 고참을 괴롭히는 방법이 없는게 아니였다. 

 

병장 5호봉이 되고 드디어 해군에서는 누구나 건드릴 수 없는 존재 "열외자"가 되었고, 나는 그 3개월 고참이 있는 내무반에 찾아가 누워서 노래도 부르고 담배도 피우고 자기도하고 했다. 그럴때마다 3개월 고참이 나한테 뭐라했다.

 

고참 : 야.. 마..아 .. 이시키.. 내무반에서 담배를 피면 되나?

나 : 흠흠.. 누가 예전에 열외했다고 내무반에서 누워서 담배 폈드라? 누굴까? 

 

고참 : 야.. 마!

나 : 아 왜 부름꽈?

 

고참 : 니네 내무반에 가라 마!

나 : 열외자가 니 내무반 내 내무반이 어딨슴꽈?

 

고참 : 와.. ㅆㅂ 더러워서 내가 나간다!

 

 

암튼 제대하는날까지 나한테 사과 한마디 없던 고참은 그렇게 제대를 했다. 

 

그리고 몇년후 우리동기녀석이 이 고참을 밖에서 만났다고 한다. 밖에서 만나서 술마시는 중에 내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고참이 "갸 이야기는 좀 하지마라" 라고 했다고 하더란..

 

암튼,.. 외박 말고 휴가가 짱임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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