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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편] 나의 최후는 이랬다.
게시물ID : panic_1019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른이의꿈
추천 : 5
조회수 : 115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20/10/24 09: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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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던 공주는 소문대로 괴물로 변해있었다.

길을 떠나기 전 마법사가 해준 말이 생각났다.

그녀가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희망이 없는 것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나를 발견한 그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날카로운 발톱을 세워 나에게 달려들었다.

방패를 들고 있던 왼손이 얼얼해졌다.



그녀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

나의 머리 속은 오히려 차분해졌다.

그녀는 이곳 동굴에 갇혀 오랜 시간 굶주렸으리라.

그날 밤 그녀와의 약속을 기억한다.

그녀에게 필요하다면 나의 모든 것을 그녀에게 주겠다는 약속.



나는 칼과 방패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목과 가슴을 보호하는 갑옷의 덮개를 열었다.

순간 그녀는 나를 향해 달려들었고,

나의 몸뚱이는 동굴 바닥에 내동댕이 처졌다.

어느새 나의 몸 위에 올라탄 그녀가 입을 벌렸다.

그녀의 입에서 풍기는 악취가 느껴지는 순간...

목덜미가 뜨뜻해졌다.



동굴 천장에 뚫린 손바닥 만한 구멍.

그 작은 구멍을 통해 새벽별이 눈에 들어와 박혔다.

그녀를 찾아 떠난 모험은 이제 끝이 났다.

나의 핏줄에 흐르고 있는 마법 성수가 그녀의 저주를 풀어줄 것이다.

저주가 풀린 그녀가 나를 알아볼 수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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