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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좀 한가하다 싶었는데...
게시물ID : freeboard_19347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술관소녀
추천 : 1
조회수 : 22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10/27 11:46:17

아침 시간 샌드위치도 먹었고 아직 시간 좀 여유있네 아직 한가하니 뭐좀 해볼까 라고 생각이 들던 찰라에

할일들이 몰려와서

'한가하다 라는 생각을 하면 안되는 것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샌드위치 야무지게 먹고 커피 아메리카노 야무지게 타 와서 뉴요커의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보다 보니 요즈음 유치원 아이들의 재롱잔치라는 게시물을 보게 되었다.

 

치어리더 옷을 입은 꼬마 아이들이 칼군무에 맞춰 안무를 하는 짧은 영상이었는데,

리플에 대부분은 학대가 아니라 내가 부모라면 보기 좋고 뿌듯할 거라고 하더라.

 

 

과연, 아주 간혹가다 옛날 세대들은 국딩 때 집에도 못 가고 곤봉 돌리던 시절을 이야기하던 (아마 88년도에 국민학생이던 사람들)

리플들이 간혹 있었다.

 

아아 저걸 보니

내 유치원 앨범 속의

거의 태반이 귀차니즘 가득한 표정인 6~7살 여아인 내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서울 태생임으로 유치원에서도 소풍을 롯데월드를 갔는데, (중고때에도 롯데월드를 갔으니 정말 정말 사진 찍으러 이쁜척 하러 가는 것 외에는 스릴이 있거나 재미가 1도 없다. 심지어 경주....도 정말 너무 자주 가서 그 수련회 그 유스호스텔 너무 다 알 것 같아.....왜 서울 사람은 경주를 가고 경주 아이들은 서울로 수학여행을 오는 것일까. 레알 찐 응팔시대.)

 

롯데월드에 있는 유치원생의 나는 세상 따분하고 귀찮은 표정으로 벤치에 앉아 있더라.

뭘 타도 개따분, 지겹다, 세상 무기력한 표정으로 배를 타고, 벤치에 앉아있고, 놀이기구를 타고, 퍼레이드를 보고 있더라.

 

이미 유치원에 들어오기 이전에 글도 이미 다 떼고, 숫자, 시계보기도 다 떼었으니,

유치원에 가서 할 게 너무 없어서 재미없었다.

재롱잔치도 물론 그냥 유치원 사회생활(?) 하려면 해야 한다 생각하고 했을 뿐이었다.

 

아이땐 놀아야 된다며 학원교육, 사교육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정말 너무 재미 없어서 이런 유치원 같은 거 안 가고 학습지나 풀었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편이 훨씬 재밌었다.

또래 애들 또래인데 뭐 말이 통해야 재미있지... 요새 유치원은 좀더 많은 걸 가르치고 있어서 덜 지루할 지도 모르겠다.

 

 

재롱잔치가 학대다 아니다 말하는거 보니

내 재미없고 지루한 유치원때의 표정이 고스란히 담긴 앨범이 떠올랐다.

수련회 갔을때 표정은 웃고 있더라. 보다보니 뭐 많은걸 한거같더라. 밭에서 농장 체험한다고 고구마도 캐고, 캠프 가서 캠프파이어도 하고, 무슨 그시절에도 아이들 군대체험 극기훈련이 있었는지 실미도처럼 높은데 올라가서 외줄 건너는 것도 했더라. 다~ 쓸데없고 안 해도 됨.

 

내가 어릴때 재밌게 기억하고 있는건 동생이랑 과학공원 간거,

국립서울과학관 (지금은 어린이과학관으로 개명(?)함) 갔다 와서 보고서 쓴거 (국딩 시절),

교회에서 인형극 본거 (인형에서 눈물 흘린다고 물나오던데 너무 신기했음),

EBS에서 물컵에 휴지 넣고 세숫대야에 물 가득히 담고 물컵 거꾸로 담았는데 휴지 안젖은거 신기해했는데 엄마가 그대로 실험 집에서 해준거. (그외에도 엄마가 과학실험 많이 해줬던 듯. 뜨거운 공기/물은 위로 간다 증명해준거, 공기에도 무게가 있는거 증명해준 거 등등)

 

이미 글 다 떼고 시계 보는거 악보 읽는거 다 5살 전에 떼고 유치원 가면

재롱잔치 정말 지겹고 소풍도 재미없고 그래서

아직 유치원 안 다니는 동생이 받아서 하는 학습지

동생 대신 내가 다 풀고 집에서 놀았다. (그당시 아이템플이라고 있었음. 유치원 가기 전의 아이들이 하면 좋은 쉬운거임.)

 

생각해보니 탐구생활도 방학때 받자마자 몰아서 다 풀고 놀고 (하나씩 푸는건 넘모 감질남)

그래서 이모들이 가끔씩 학습지같은거 주기도 했었던 것 같다. 그거 받기만 기다렸던 듯.

넘모 심심해서...

 

다른거 다 재미없고, 귀찮고, 재미없어서 

나중에 내 아이도 홈스쿨링으로 초중고도 다 홈스쿨링 하는거 어떨까 하고 항상 주변 남자들에게 가끔 물어보곤 했다.

학원이나 사교육을 열렬히 반대하는 남자들이 대부분이라

아이땐 놀아야 된다 하는데,

 

나같이 노는게 넘모 귀찮고

놀려면 제대로(?) 놀고 싶어하는 애들두 있을 수 있다...

 

오락실 게임도 이미 100원으로 켠김에 왕까지 다 깨서 오락실도 재미가 없어서 안 가고,

패밀리 팩게임 슈퍼마리오도 켠김에 왕까지 한뒤에 스타크래프트 이기석 쌈장 나오던 시절에 한 뒤 안 하니

다 재미없음... 그뒤론 그냥 적당히 사회생활(?) 하기 위해 맞춰주는 정도로 하는 정도.

 

잘하는 척도 좀 숨기고, 적당히 이기고 지면서 해서

언제나 내기를 하면 나는 잃는 것도, 얻는 것도 없이 끝냈다. 남들이 보기에 게임이나 내기 같은거 했을때, 뒤돌아서면 "쟤가 이겼던가?" 생각하면 기억이 가물가물 기억이 안 나는 정도로, 이기는 것도 잃는 것도 아니게 넘겼던 듯.

 

 

암튼, 사교육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처럼 넘모 재미없어서 학습지나 푸는 게 더 재밌겠다 느끼는 아이들도 있다.

유치원 재롱잔치도 지루했던 거 맞다. 소풍도 겁나 지루하고.

 

홈스쿨링은 나중에 남편과 상의해야겠지. 

 

 

오늘 아침에, 남자친구에게 투정을 좀 부렸다.

"미워요.ㅠㅠ" 흑흑 이러면서 막 울었는데,

 

나중에 되어서 이 사람이 어느순간 나를 컨트롤 하는 방법을 알았는지,

 

"내가 미워요?" 라고 달콤한 목소리로 묻자, 나도 모르게

"아니요.. 좋아요." 라고 해버렸다.

 

 

달콤해 목소리. ㅎㅎㅎㅎ 

거부할 수 없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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