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무너질 준비가 됐다
게시물ID : readers_351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ㅋㅋ루삥뽕
추천 : 3
조회수 : 27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11/21 01:39:28
옵션
  • 창작글

축 늘어진 혓바닥에서 남은 삶이 헤아려진다

사랑하게 했으면서 수명이 다르게 설계한

신을 미워하기 위해 신을 믿었다

바쁜 세상의 일 뒤로 하고 모든 게 가물가물한 추억이다

견공이여, 노령에 접어든 너는 무엇을 포효하고 싶은가

백내장 온 멀건 눈빛, 둔탁해진 심장으로 숨 붙은 넌

나를 흐릿하게 느끼면서도

가장 기쁜 날처럼 반겨주는가

무리 지어 살던 유전자가 초원의 달을 기억하느냐

땅굴에 맞게 몸을 웅크린 본능으로

아늑한 내 품에 와 편히 잠들라

영역을 사수하려고 잠자리 옮겨 자던 너의 습성은 이로써 끝난다

밤새 쫑긋 세운 귀로 반응하였을 경계심도 수고로웠다

이번 잠은 깰 필요 없단다

잘 자라, 형제. 나는 무너질 준비가 됐다

무너진 억장에 널 묻어주마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