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서울 골목상권 매출, 도심에선 줄고 외곽에선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서울 골목상권 매출액이 주거지가 밀집한 금천·은평·양천구 등에선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올랐지만, 마포·용산·종로 등 도심에선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 비중이 높은 연남동 등 도심 골목상권이 코로나19 위기에 더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반면 주거지와 가까운 생활상권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주거지 골목상권은 충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서울시가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코로나19 확산 전후 서울 1009개 골목상권 월평균 매출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매출액이 상승 혹은 유지된 ‘선방 상권’ 비율은 금천(69.0%)·은평(58.7%)·동대문(55.6%)·양천(52.2%)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매출액이 감소한 ‘충격 상권’ 비율은 마포(81.6%)·용산(73.7%)·종로(70.4%)·중구(68.2%) 등에서 높았다. 서울시가 서울신용보증재단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와 함께 신한카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골목상권’은 대로변이 아닌 거주지 내 좁은 도로를 따라 형성된 상가 밀집지역을 뜻한다.

서울시는 “주로 외곽에 위치하고 주거지가 밀집한 자치구에선 선방 상권이 많은 반면 도심 또는 도심에 인접한 자치구에서는 상대적으로 충격 상권이 많았다”고 밝혔다. 금천구에선 29개 상권 중 20개 상권에서 매출액이 올랐거나 같았지만, 마포구에선 49개 상권 중 40개 상권에서 매출액이 떨어졌다.

매출액 증감 차이는 상권 구성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높은 업종 비중은 선방 상권에선 소매업(41.5%), 충격 상권에선 외식업(65.3%)이었다. 서울시는 “거리 두기 시행과 자발적인 외출 자제로 외식 중심 소비가 위축되고, 특히 관광객·직장인이 많은 도심과 업무중심 지역 골목상권 타격이 크다”고 했다.

독특한 카페·식당이 많은 마포구 성미산로(연남동 일대)를 보면 2020년 1월 평균 매출액은 전년 1월에 비해 2.3배 높았지만 지속적으로 감소해 그해 12월엔 전년도 12월에 비해 78.4%까지 줄었다. 성미산로 일대는 외식업 비중이 40.7%로 가장 높고, 서비스업과 소매업이 각각 27.8%, 31.5%를 차지한다.

반면 은평구 수색로는 소매업 비중이 40.5%로 가장 높고, 서비스업과 외식업이 각각 3.16%, 27.8%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수색로 상권에선 2020년 2월 1차 대유행 당시 매출이 21.1% 줄어든 이후엔 계속 회복해 2·3차 대유행 때는 타격을 입지 않았다.

서울시가 외식업·서비스업·소매업 등으로 분류한 ‘100개 생활밀접업종’을 봐도, 외식업의 피해가 소매업보다 크다. 외식업은 34.7%가 선방, 65.3%가 충격이라고 나타났다. 소매업은 41.5%가 선방, 58.5%가 충격으로 타격을 입은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서울시는 “식자재를 구입해서 각 가정에서 조리하는 사람들이 늘어 소매점의 매출은 큰 변화가 없었다”라고 했다.

전체 골목상권 총매출액은 2조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19.6% 감소했다. 가게 한 곳당 매출액은 1900만원에서 1700만원으로 13.8% 줄었다. 골목상권 10곳 중 6곳(58.7%)은 매출이 떨어졌다. 이원목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소비자 분포나 소비 행태에 따라 업종 간 등락이 있었고, 업종에 따라 골목상권을 재평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