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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수에 걸린 절차적 민주주의.
게시물ID : sisa_11707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쩌다여기까지
추천 : 3
조회수 : 125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1/03/24 01:37:41

뉴라이트 운동연합이 노무현대통령 당선된 다음 해에 창립을 했었다. 산뜻한 출발이었다. 역사왜곡은 그 이후였다.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저들의 고민은 그 당시엔 없었다. 1차적으로 진행한 것은 댓글부대였다. 인터넷 여론선전전이었다. 수천명의 발기인(모두 최소 대학교수급 엘리트들이었다.)이 저마다의 영역에서 제 역할을 다 했다. 누구는 일베를 만들었고, 누구는 대학에 신종 운동권을 만들었다. 역사왜곡도 한 부류였고, 

 

이들이 점하고 싶었던 것은 '본질'이 아닌 '현상'이었다. 목소리가 향하는 '지점'이 아니라, '목소리'였다.  현대 법철학은 조선성리학이나 칸트나 데카르트식의 변증법적 요소를 두루 섞고 있다. 본질만을 추구하면 형편을 무시하고, 사회가 폭압적이 되다보니 형편을 나름대로 따진다는 게 현대 법철학의 정신이다. 그래서 헌법은 판사에게 재량권을 주고, 검사에게 재량권을 주었다. 그래서 저들은 저 '재량권'을 공략하기로 했다. 

 

입법취지나 헌법적 정신을 망각하고, 별첨으로 딸린 부속문구를 가지고 면피를 하는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식의 꼼수. 

문재인 정권의 착각은 여기서 발생했다. 

 

한명숙 사건이 나가리되면서 그리고 그게 공수처에서 넘긴 걸로, 이번 이벤트는 이번 파트로는 끝난 게 아닌가 싶다.

 

절차적 민주주의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건 본질에 복무했을 때에만 유의미하다. 주권자의 주권행위를 방해했을 경우만 따져야 한다.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로 나뉜 3권 분립의 취지를 살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제를 갖춘 나라다. 사법부는 선출직도 아니다. 대통령은 행정뿐만 아니라, 외교와 국군 통수권도 갖추고 있으며, 선진국 중에서 이토록 강한 대통령제를 갖춘 나라도 없다.

검찰과 아삼육을 하는 윤석렬이 임기가 보장되어 있다고는 하나, 대통령이 짜를 수도 있다. 이를 두고 비판하는 언론을 옥죌 수 있는 권한도 있었다. 온갖 사건에서 검찰의 독립권을 운운하는 적폐 검사들을 파면할 수도 있다. 대통령이 할 수 없는 것은 판사 파면과 의회 해산뿐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이고 그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외국에 팔려가고 빈부격차를 심화시켰다. 하지만 반면에 고용유연화를 저들이 요구한 것보다 상대적으로 완화시키면서 그나마 나라꼴은 유지하게 만들었다. 햇볕정책으로 남북갈등관계를 획기적으로 전환시킨 업적도 있다. 헌법에 명기된 지방자치제도 어찌저찌 실행하긴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관료제의 경직성을 타파시키고, 인권문제를 끌어올렸으며, 소통의 정치를 밑바닥까지 전달해서 김대중 대통령의 씨앗을 널리 퍼트렸다. 그로 인해 그 스스로 공격을 당했지만, 그가 뿌린 씨앗은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에 유효하다.

 

민주정권 3기차. 이제 1년이 남은 문재인 정권을 두고 볼 때, 우리는 그 어떤 가치를 획득했는가?

BTS, 블랙핑크, 봉준호로 대변되는 문화강국의 이미지? 그건 정권이 만든게 아니지 않는가. 

방역 선진국? 코로나가 아니라면 뭣도 아니란 말인가?

 

샛 중 하나라도 했어야 했다. 사법개혁이든, 검찰개혁이든, 언론개혁이든.

그 중 하나도 하지 못했다. 실마리도 찾지 못했다.

모조리 절차적 민주주의라는 덫에 걸려서 용만 쓰는 척 하다가, 제 풀에 지치는 꼴만 연출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건 우리가 문재인이란 사람을 억지로 끌어들인 탓이 아닐까.

우리는 운명처럼 어쩔 수 없이 대통령이 된 사람을 이용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문재인을 욕할 수가 없게 된다. 우리를 욕해야지.

 

우리는 유권자인가...주권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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