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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80년대 시절 학교 이야기 보고 생각난 학교썰
게시물ID : freeboard_19574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술관소녀
추천 : 0
조회수 : 105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1/03/28 07:51:14

80년대에 학교 다녔던 사람들은,

학교 담임 선생님이 불우이웃 돕기 한다고 공병 가져와라, 폐지 가져와라, 얼마 이상 안 가져오면 회초리다,

선생님이 쓸 교탁 탁보 사오고 대걸레 사오고 교실에 쓸 물건 사오고, 실내화 안 신으면 맨발로 다니고,

등등 학교에 필요한 물품들을 강제로 학생들에게서 착취하는 일상을 그린 만화를 보았다.

 

그걸 보니 옛날 시절이 떠올라 마구 적어본다. (나중에 만화로 그리고 싶은데 실력도 비루하지만 귀찮음)

 

 

1. 수련회

중학교때 얼마나 해쳐먹었는지 급식이 함바집마냥 형편없었고 사물함도 없어서 교과서와 체육복을 모두가 공유경제 하던 그시절, 중3이 되어 교장이 바뀌니 선풍기도 생기고, 사물함도 생기면서, '이거 살 돈이 있었으면서 왜....?'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에 대한 이야기는 이정도였지만, 내가 학교다닐 당시 정말로 빡쳤던 건 수련회였다.

 

중학교땐 뭣모르고 교관이란 단어를 쓰며 교관의 기분에 따라 우리의 하루가 달라질 거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눈치보며 수련회를 다녀오곤 했었는데, 고등학생이 되니 머리가 커져서(?) 수련회에 가기 전 급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유 없는 기합이 제일 없었으면 좋겠다." 라고 급식을 먹으며 수련회 가기 전 담소를 나누었다.

 

이전엔 당했지만(?), 이제는 뭔가 부당하다고 말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수련회에 간 순간,

왠지 그 수련회에서는 정말 레크레이션만 즐겁게 하다가 간 수련회였다.

 

이유 없는 기합이란 말이 웃기다며 대꾸해 준 반 친구덕에, 떠오른 옛날 수련회 때 일을 적어본다.

 

 

중학교 1학년 갔던 수련회에서 이유 없는 얼차려를 무한대로 실시했다. PT 8번을 왜 하는지도 모르는 채 땅바닥에 굴려지고 있었는데,

그렇게 팔벌려뛰기와 땅바닥에 누워 고개와 다리 들고 좌우로 움직이며

팔벌려뛰기 마지막 구호를 외치면 다시 시작하며 무한대로 뛰고 있었다.

 

1차 이후 포기하고 싶은 사람 열외하라고 하면서, 정작 열외한 학생들에게 니들은 친구도 버렸다면서 맹비난을 퍼부었다.

 1차부터 포기하고 싶었지만 옆반에 좋아하는 남학생이 있었기에, 그 남학생이 남아있기에 나도 남았다.

그렇게 2차도 남학생이 남고,

3차에도 나는 당연히 남을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옆반 남학생이 뒤로 나가는 것이 아닌가. (점심마다 농구도 잘하던 녀석이....)

설상가상 내 앞에 있는 여자애도 갑자기 뒤로 가버리면서, 내가 갑자기 내 열에서 가장 앞자리에 서게 되었고, 짝남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교관(?)도 3차 쯤 되니 좆될걸 예상했는지, 지금 포기하는 것은 자신의 몸 상태를 보고 정말 괜찮다며 친구들과의 의리와 관계없는 거라며 갑자기 살갑게 발을 빼기 시작했다.

2차까지 버티고 3차에서 나간 그 남학생이 머리가 좋은 것이었다. 무식하게 남아서 계속 얼차려 받는 게 병x신이었다는 것을 나보다 조금 더 먼저 알았으니....

 

그렇게 나보다 똑똑했던 짝남은 열외를 하고 편히 쉬고, 나는 좀더 얼차려(?)를 받다가 밥 먹으러 들어갔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얼차려를 참 길게도 받았다.

 

 

2. 수학 A,B,C반

 

우리 학교는 입학 당시의 수학 점수에 따라 세 개의 반을을 묶어서 수학시간만 A,B,C반으로 재편성했다.

나는 A반이었는데, 내 짝남은 C반이었다.

중간,기말고사 총 4번의 기회가 있었으므로, (입학 당시 테스트, 중간, 기말, 중간 총 4번)

잘만 하면 옆반 짝남과 수학시간만이라도 같은 교실에서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수학시간만 되면, A,B,C반 각자의 반으로 가는 학생들로 복도는 붐비게 된다.

우리학교는 공학이어서 남자 구경을 못 할 일은 없지만, 내 짝남은 내 반에 없으므로, 수학 시간만이 유일한 기회이다...!

 

이번 시험에는 A반이었지만, 부디 다음 시험에는 짝남이 시험을 잘 보기를 바랐다. ㅠ_ㅠ

다음 시험에도, 짝남은 여전히 C반이었고, 나는 A반에 그대로 머무르면서, 중1 1학기는 끝나고 여름방학을 맞이하게 되었다....!

 

 

다음 2학기!

나는 무모한 계획을 세웠다. 시험을 제대로 손놓아 C반에 가서 내 짝남과 알콩달콩 수다 떨며 공부를 가르쳐서 같이 A반으로 올라가는 야심찬 계획을...!!

이윽고 새학기가 되었고, 나는 기쁜(?) 마음으로 C반으로 갔는데, (수학점수 C반 점수로 맞춰 시험봄) 세상에?!

짝남이 공부를 쪼금 했는지, B반에 가 앉아있는 것이다. ㅠ_ㅠ

 

솔직히 매 시험때마다, 짝남이 복도에 나와서 내가 어디가는지 친구들과 복도에 서서 대화나누는 척 하면서 보고 있다는 걸 나도 알았다...!

매 시험떄마다 내가 앉는 자리를 늘 보고 난 뒤에 자기가 갈 자리로 들어갔으니, 얘도 나랑 같은 반이 되고 싶었나!! 단순히 창피해서였나!!

 

어쨌든, 같이 수학문제를 풀고 내가 그아이에게 수학 공부를 도와주며 하이틴 순정만화를 찍을 상상을 하던 내 계획은 무너지고...

그렇게 나는 C반에서 아주 평화로운 (왜인지 C반은 반 아이들이 조용해서 평온하고 좋았다.) 수업을 듣고, 다시 시험을 봐서 그냥 무난하게 A반으로 다음 시험떼 올라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짝남은....C반으로 갔다. ㅠ_ㅠ

 

 

결국 4번의 시험동안, 한번도 같은반이 된 적이 없었다.

말도.... 걸어본 적이 없이 지나갔다. ㅠㅠ

 

사실, 짝남의 친구만이 내게 말을 건 적은 있었다.

 

항상 키큰 애들끼리 마치 슬램덩크마냥 몰려다녔었는데, 안경낀 여드름난, 그 친구랑 키 차이도 뒤에서 1,2등으로 내 짝남보다 쪼금 더 큰 짝남의 단짝친구가,

 

초코파이를 먹다가 넘어진(왜하칠;) 나에게 다가와서

"초코파이 맛있니?ㅎ"

 

라고 말을 걸었는데,

'쟤 뭐야....'

라는 표정으로 나는 무릎을 털고 일어나서 걸어갔다.

초코파이 먹으면서 걷다가 넘어진 것도 쪽팔린데, 들고 있는 내 초코파이나 탐내다니...! 재수없어.

 

대답도 안 하고 걸어간 뒤로,

짝남의 친구와 대화하지 않았으니, 짝남과도 대화할 기회를 잃었다.

사실 그 옆에 짝남도 있었기에, 짝남 친구가 말거는 데에 호의로 대답(?)해버리면 오해(?)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을 하며 ㅋㅋ

'난 너에게 관심없음.'을 어필했던 듯 하다. 그리고 초코파이는 내꺼야.... 왜 넘어진 애한테 앉아서 무릎 한짝 꿇고 물어보는데.....

 

생각해보니 이 친구는 수학 늘 A반이었는데, 왜 지 친구가 늘 C반이 되도록 내두는지 ㅜㅜ 노는건 맨날 같이 놀면서.... 혼자만 A반 가고...

생각해보니 이친구야말로 슬램덩크에 나오는 공부잘하고 운동 잘하는 학생같았지만 왠지 난 짝남 친구의  흰테 안경과 여드름이 싫었고,

짝남의 약간 거무잡잡한 피부에, 키는 엄청 크진 않지만 그래도 큰키에 속하는 그런 적당히 미들하이 (?) 스러운 키가 마음에 들었다. ㅋㅋ

 

내가 그 짝남에 대해 아는 정보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교복 명찰에 있는 이름과... ㅠㅠ 접점이 없는 다른반...

수학 A,B,C반은 학생대의원회의 때, 어떤 반에서는 그걸로 남학생들끼리 자존심 싸움이 일어나 주먹다짐이 일어나기도 한다며, 폐지를 청원하는 반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유일한 만남의 장이었기에...!! 수학시간이야말로 그 친구와 한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잘하면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단 말이다.....!!

 

그 유일무이한 기회를,

그렇게 날려버리고 졸업하게 되었다.

 

 

 

이렇게 짝남에게 말한번 못 걸어보고, 수학 공부 풀어줄 날만 상상했던 나였지만,

의외로 중학교 시절 내내 내가 친한 남자사람 친구를 좋아하는 여자애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일은 자주 하게 되었다.

 

도대체 왜인지 이해가 안 되었지만, 별거 아닌 것을 직접 못 물어보는 친구를 위해,

대신 물어봐주는 것들을 하였는데, 그 주제는 주로,

'그 아이 혈액형이 뭔지 물어봐줘.'

'그 아이 별자리가 뭐래?'

 

등이었고 ㅋㅋ

 

"야, 너 혈액형 뭐냐."

"니 생일 언제냐."

 

등을 물어볼 때마다, "왜 물어보는데." 라고 하면서도 순순히 대답해주는 친구 덕에, 잘 전달해 줄 수 있게 되었다.

 

빼뺴로랑 초콜렛 대신 전해줄 때가 제일 쪽팔렸는데,

"니 이거 먹어. 내가 주는거 아니다."

라고 하면서, 줄 때 되게 오해받는 것 같고, 싫은데, 우리엄마는 이런 얘기 하면, 친구 부탁은 들어주는 거라고 편지 전해줘도 된다고 나를 설득하는데, 난 정말 그것만큼은 되게 하기 싫었다.

 

이랬던 나는 왜 그 짝남의 친구에게까지 철벽을 쳐놨던 것일까...닝겐.. ㅠㅠ

 

그렇게 중3 졸업할 때까지 남사친들만 많은 채, 짝남과는 말도 한마디 못 섞은 채 졸업을 하게 되었다.

물론 내 여사친들도, 남사친들과 직접 이어진 적 없이 졸업했다.

 

 

 

3. 번외

중1과 중2때 같은반이고 중3때 떨어진 반친구 남이 있었다.

어느날 체육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내 책상 위에 커다란 쪽지접기로 접은 편지가 있었다.

이름이 안 쓰여진 그 쪽지를 보고, 하필이면 책상 두 개의 경계선에서 살짝 내 자리로 온 그 쪽지가,

나는 내 짝이 잘생겨서 내 짝에게 온 편지겠거니 생각하고, 매너있게 읽지 않고, 혹시나 다시 내 자리로 넘어올까봐,

그 친구의 서랍에 넣어두고 옷갈아입으러 갔다.

 

그리고 어느순간부터 중3때 다른반으로 떨어진 그 반친구 남 (친구는 아님)이 볼때마다 씩씩대며 갑자기 눈을 훽!! 회피하며 다 들리게 쳇! 거리며 지나가는 게 아닌가. 콧바람도 허. 흥. 이딴 식으로 쓰면서 지나가는데,

정말 영문을 모르고 살았다. 그저 성격이 개같겠거니(?) 생각하고 살았던 듯 하다.

 

왜냐하면 내눈엔 평소에도 잘 개같아 보였거든...

입학하자마자 자존심 대결로 반 친구와 몸다툼을 하여, 상대방은 멀쩡한데 혼자 한쪽 팔을 깁스하고선, 영어 시간에 선생님이 "왜 다쳤니?" 라고 묻자 "ㅎㅎ 넘어졌어요.ㅎㅎ" 라면서 되게 자기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데, 선생님도 가소롭다는 듯이 쳐다보고 지나갔었고 혼자만 자기멋에 심취한 듯 했다.

 

시험 성적때 꼬리표가 나오는 날이면, 자기꺼 보여줄테니 바꿔보자고 해서, (연말에는 총 학기 전체 성적 평균점수가 다 찍혀나온다.) 바꿔보았다.

생각해보니 반에서 성적표 서로 보여주자고 제안하는 친구는 딱 그 친구가 유일했다.

 

별로 신경 안 쓰고 살아서, 2년을 같은반 하고도, 생각해보니 조별과제때문에 걔네 집에 전화해서 걔 있냐고 물어봐서 이것저것 이야기하면서도, 딱히 기억할 만한 에피소드가 없었던 듯 하다.

 

하나 기억나는 게 있다면, 중3때, 그 친구와 가장 친한 친구가 한번 나와 짝이 된 적이 있었는데, 이메일 주소 있냐고 물어보길래, 없다고 말했다. (그때 아직 버디버디 없었다.) 이메일 주소 만들라고 만들기 쉽다고 하는데도, '그래?' 하고 심드렁해하고 말았던 듯 하다.

 

 

이 친구가 성격이 개같기도(?) 했지만,

나는 이 친구가 왜 이러는지 안다.

 

국민학교 시절 같은 속셈학원을 다녔던 적이 있었는데, 같은 중학교의 같은 반이 되면서, 안면이 있는 아이었다.

친한 건 아니고, 어차피 다른 학교 다니다가 중학교에서 만난 것이기 때문에, 별로 그렇게 이야기 나눴던 사이는 아니었다.

중학교에 입학해보니, 중학교 생활이 넘모 넘모 지루한 것이 아닌가.

 

입학해서 임원은 어찌어찌 되긴 하였는데, 맨날 모 무슨 대의원회의 하면 늦게 끝나고 지루했다.

한번 장난을 쳐 보았는데,

 

방법은 되게 단순했다.

 

그저 시계를 보면서 뒤에 있는 그 남학생 한번 봐주고 시계 보는 것.

 

이상한(?) 사회실험이 하고 싶었던 것인지,

며칠 계속 했다.

 

그냥 방법은 단순히 시계 볼 때마다 그친구 얼굴을 한번 보고 시계 보기.

또 가끔은, 다른 분단에 앉으면 또, 수업하다가 중간에 그 친구 얼굴 한번 보기.

 

별 의미는 없었다.

그냥 한번 보고, 눈 마주치면 그대로 응시하다가, 다시 아무렇지 않게 펜을 들고 수업 필기를 이어서 하는 것.

 

그저 가끔 심심할 때,

쳐다보다가, 그 친구가 나와 눈이 마주치든 안 마주치든 몇 초 쳐다본 후, 다시 하던 거 하고, 반복.

 

이거를 한두달 하면 된다.

 

별 생각이 없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걸 타겟 바꿔서 계속 해봤는데, 계속 이상하게 그 타겟마다 엮이는 일들이 생기면서 그만뒀다.; 불필요한 일이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수업시간에 지루하진 않았다.

뭔가 다른거 하고 싶고, 따분하고, 그럴 때 아무나 응시하고 멍하니 쳐다보다가 하던거 하면 되니까,

시간은 잘 간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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