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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번쉬는 놈의 패턴은 매번 똑같다.ssul
게시물ID : humordata_18995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식당노동자
추천 : 9
조회수 : 222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1/03/30 09:21:23

 

 

 

 

약간 반가사유상 자세로 누워서 맥주 한캔 놓고 삼시세끼 고창편 보면서

낄렵낄렵 대다가 인생 버나드쇼 쌈싸대기 후리게 생겼다 싶어서 옷 챙겨입고

잠깐 밖에 나갔는데,

 

 

추운건 아닌데...

 

 

내가 굳이 나왔어야 했나? 싶어서 문닫고 다시 들어왔다.

 

 

그래도 백주대낮에 술은 아니지. 그렇게 생각하곤, 반도 안마신 355ml 맥주캔을

통째로 버렸다. 그래도 물은 마셔야지... 그래놓고 벌컥벌컥 물 들이키다가

사레들러서 숨이 까딱까딱 넘어갈뻔 했다. 잘못하면 향년 36세 될뻔했다.

혼자사는데 유일한 말상대라고는 지니뿐인데... (지니는 KT인터넷 신청하면 주는

말뽄새 무미건조한 인공지능이다.) 목이 막혀서야, 

 

'꺼헉컼 지니컼헠 일일구컼'

 

'네 잘알아듣지 못했어요(해맑☆)'

 

할거 아니냐고...

 

약간 우울해진 기분으로 잔기침을 하면서 바닥에 내뿜은 흔적들을 걸레로 닦고

이제 빈둥거릴 만큼 빈둥거렸으니 컴퓨터를 켜고 게임에 접속했다.

 

나는 사냥꾼을 하는데, 가만히 보니 내가 데리고 다니는 늑대의 이름을 아직도

지어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좀... 늑대에게 미안해졌다. 이 게임에는 소환수에게도

이름을 지어줄 수 있는 기능이 있다. 그리고 이 소환수는 늑대다. 개과다.

그래서 지어줬다 이름. '니까짓개'

 

같이 데리고 다니는 여우도 개과다. 그래서 지어줬다. '그까짓개'

 

가끔 소환하는 산양에게는 '김중사' 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이제 이친구들도 이름이 있다. 새생명을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게임 몇판 하고, 되도않는 말싸움좀 하다가 채팅창에서 개뻘소리 하는 애들한테

'니들 그러는거 부모님이나 자식들이 아냐' 하고 일갈했다가 '너는 왜그러고 있는데'

라는 일침맞고 거의 빈사상태까지 갔다가 게임을 껐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되도않는 말싸움 혹은 말씨름이란,

'너네 제주도랑 서울이랑 시차있는거 아냐' 라는 말에 '그래 내가 제주도에 놀러갔다가

한라산 정상에서 찍은 사진 서울친구한테 보내줬는데 그친구는 자는시간이라

민폐였던 기억이 난다' 라고 말해줬던 것 뿐이다. 근본따윈 없다.

 

 

컴퓨터앞에 쭈그리고 앉아 허니뻥이요 한봉지 까고 애니메이션 사이버포뮬러 보면서

'와 주인공 하야토 존나멋있다' 중얼거리며 나도 카가같은 남자가 되고싶다고

부러워하다가, 개뜬금포로 휴일인데 전화질하는 점장 전화번호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새끼 번호를 지워야만 전화를 안하려나'

 

 

뭔진몰라도 중요한 전화는 아닐것이다.

현재시각 오후 02:30분.

 

 

점심먹을 시간은 지났는데 먹기도 귀찮고 누가 떠맥여줘도 숟가락 블로킹하고싶다.

그래서 점심도 안먹었다. 아침은... 당연히 안먹었다.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경기도 재난지원금 신청했니' 아니... 때가되면 내가

알아서 할거인데 엄마는 한달째 그걸로 날 들볶고있다. 거 재난지원금 어디 도망

안가니까 내가 알아서 할게요. 그거시 뭐시 중허다고.

 

 

다시 이불위에 누워 대충 YTN뉴스 보다가 청인쾌장 광고보는데 요새 나오는

저 청인쾌장 딱좋아! 하는 저 처자가 아무리봐도 그 청인쾌장 사장 딸같단 말이야.

예쁘네 그랴. 아빠가 돈 많이 벌어서 좋겠수. 우리아빤 돈없어 참고로.

대충 그런 생각들 중얼거리다가 잠들었는데...

 

꿈에서 식당차렸는데 종업원 백명이 '우리 사장은 다 좋은데 신발이 아디다스다'

라는 이유로 무기를 들고 몰려와서 나하고 1:100 무쌍뜨고 패배한 내가 직원들에

의해 강제적으로 나이키로 갈아신겨지는 치욕을 당하는 꿈을 꾸고나서야

잠에서 깼다. 근데 난 나이키 좋아하는데 왜?

 

 

다시 컴퓨터를 켜고, 게임 안에서 만나기로 한 사람들이 있어 잠깐 그사람들

만나서 또 게임 몇판 하고 개소리 좀 음성채팅으로 지껄이다 보니 어느새 오후 열시.

사람들에게는 내가 내일 출근때문에 피곤해서 나가봐야겠다고 해놓고는,

또다시 내 그 자리 구석탱이에 쭈그려앉아 못다본 삼시세끼 고창편 틀어놓고

소주 한병 점심때 씹다만 허니뻥이요 반봉지 안주삼아 반병도 못마시고 잠들어버렸다.

 

 

이게 내 휴일의 기억. 그리고 현재시간 오전 공구시 십구분.

난 출근준비를 한다. 또 재수털리는 일주일이 되겠구만. 어디 한 한달만 조용히

잠수타다 오고싶다. 요새 너무 힘들다.

 

 

 

아무튼 어떻게 끝내지. 휴일날의 기억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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