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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죄수 아르바이트(remaster)
게시물ID : panic_1022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윤기사
추천 : 6
조회수 : 114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05/07 00: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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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번 죄수 아르바이트 실험에 지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인터넷 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 정말 ‘꿀 알바’라는 댓글을 보고, 죄수 아르바이트 모집 회사에 간단한 이력서를 보낸 영태에게 휴대전화가 걸려왔다.


“먼저 지원한 실험자가 갑자기 개인 사정으로 참가를 포기했는데 혹시 지금 바로 아르바이트에 참가가 가능하신가요? 이번엔 저희가 먼저 요청하는 특별 사례라 인터넷에 적힌 시급에서 추가로 10만 원을 더 드리겠습니다. 딱 오늘 오후 시간만 죄수 역할을 재연해주시면 됩니다.”


영태는 휴대전화를 붙잡고 생각했다.


‘5시간 정도만 역할 대행을 하고 아르바이트 최고 시급에 추가 10만 원이라, 나쁘지 않은데? 거기다 저녁까지 준다고 했지?’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본 영태는 결심을 하고 전화기에 대답을 했다.


“할게요, 그 죄수 아르바이트. 그럼 어디로 가면 돼요? 이거 교통비도 따로 주시는 거 맞죠?”


                                                                         ***


회사에서 보내준 문자 메시지를 보고 영태는 어느 후미진 골목에 있는 2층 건물의 지하에 있는 사무실에 들어왔다. 겉보기와 달리 벽면에 거울이 제법 많이 붙어있어서 그런지 사무실 안은 생각보다 제법 넓어 보였다.


가구며, 조명이며 안의 실내장식들을 짐작할 때, 전에는 꼭 무슨 퇴폐 마사지 업소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았다. 아무튼 엄청나게 이상한 분위기의 사무실인 것은 분명하게 느꼈다.


“안녕하세요. 제가 김영태 씨에게 전화 건 이 실장입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이 실장이 영태를 바로 사무실 옆방으로 안내했다. 놀랍게도 거기에는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을 가두어놓는 감옥과 똑같이 생긴 시설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 실장이 영태에게 아르바이트의 업무 내용과 몇 가지 규칙이 적힌 계약서를 보여주며 죄수 아르바이트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시간은 오늘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6시간 동안입니다. 그 6시간 동안은 영태 씨가 죄수의 신분으로 여기 감옥에 있게 됩니다. 안에 들어가면 놓여있는 죄수복으로 갈아입고 가만히 계시면 되고요. 저녁 시간은 오후 6시로 교도관이 음식을 감옥 안으로 가져다 줄 겁니다. 지금 시각이 12시 50분이군요. 어떠십니까? 이해하셨죠?”


이 실장의 설명을 들은 영태는 예상대로 이번 알바는 무지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 회사가 지하에 이런 것들을 차려놓고 무슨 실험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죄수복으로 갈아입고 6시간 동안만 감옥 안에 앉아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거기에 저녁까지 알아서 갖다 준다고 하니, 그냥 싸구려 비즈니스호텔에 잠시 쉬러 온 셈 하면 되겠다고 영태는 좋게 생각했다.


“자~ 그럼 6시간 동안 이 감옥을 관리할 교도관을 소개하겠습니다.”


이 실장이 벽에 붙은 호출기의 버튼을 누르자, 영태와 비슷한 체격의 한 사내가 ‘교도관’이라고 크게 쓰인 모자를 쓰고 나타났다.


“이 분도 오늘 교도관 아르바이트로 오신 분입니다. 서로 인사들 하시죠.”


영태는 교도관 아르바이트로 온 사내와 서로 눈인사를 하였다. 자신과 체격은 비슷해 보이지만 나이는 영태가 더 어렸고, 둘이서 주먹으로 싸우면 영태가 저 교도관 사내쯤은 충분히 때려눕힐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김영태 씨 이제 오후 1시입니다. 이제 감옥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교도관, 감옥 문을 좀 대신 열어드리게”

영태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 얼른 이 실장에게 말했다.


“저, 이 실장님. 대신 오후 7시 정각이 되면 저는 바로 여기서 나갈 겁니다. 아르바이트비도 그때 바로 정산해주셔야 되요?”


이 실장이 야릇한 미소를 영태에게 보냈다.


“당연하죠. 오후 7시에 저기서 걸어 나오시면, 그때 제가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흐흐흐”


‘탕’


감옥 문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리자, 이 실장이 손짓으로 영태에게 안으로 들어가라는 신호를 했다. 영태는 어깨를 으쓱하며 철장이 사방에 쳐진 감옥 안으로 성큼 들어갔고, 문이 ‘철커덕’하고 밖에서 잠기는 소리가 났다.


영태는 문이 잠기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밖에 서 있는 이 실장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 실험인가? 무언가를 하는데 꼭 문까지 일부러 잠가야 하는 건가요? 왠지 기분이 좀 으스스 한데요?”


그 순간 갑자기 감옥 안 어딘가에서 하얀 가스가 마구 새어 나왔다. 영태가 뿌연 연기 사이로 이 실장을 외치며 찾아보니, 어느 샌가 방독면을 쓴 이 실장이 영태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 영태의 의식이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영태가 온몸의 한기를 느끼며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다. 놀라서 눈을 부릅뜨니, 밖에는 아까 인사했던 교도관이 책상에 앉아있었다. 언제 갈아입혔는지 몸에는 죄수복이 입혀있었고, 들고 있었던 휴대전화기 등 각종 소지품 또한 없어진 상태였다.


“아~ 머리야, 이거 단순히 죄수 아르바이트라고 해놓고 이상한 가스를 몰래 뿌려대서 사람 이렇게 기절시키는 법이 어디 있어요? 이거 불법 감금 아닙니까? 처음이랑 말이 다르잖아요? 저 당장 나갈 겁니다. 어서 문이나 열어주세요. 안 그러면 경찰에….”


교도관이 지겹다는 듯, 무표정한 표정을 지으며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이 실장이 실험에 관해서 설명을 안 한 게 몇 가지 있는데, 제가 대신 말씀드리죠. 거기 감옥 안 책상 위에 보면 버튼 두 개가 달려 있을 겁니다. 빨간 버튼과 파란 버튼”


영태가 이 실장의 이야기를 듣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진짜로 감옥 안 구석 책상 위에 빨간 버튼과 파란 버튼 스위치가 보였다.


“김영태 씨가 두 개의 버튼 중 어떤 하나를 누르면, 이 감옥의 문이 자동으로 열릴 겁니다. 오후 7시 전에만 무사히 나오시면 계약서대로 아르바이트 비를 정산 받아 바로 귀가하실 수 있고요. 그런데….”


영태가 먼저 교도관에게 물어보았다.


“제가 만약 나머지 다른 버튼을 누르면요?”


교도관이 실없이 웃었다. 그리고는 영태를 보며 말했다.


“교도관이 이 실장의 손에 죽게 됩니다. 물론 버튼을 누른 당신도...”


“예?”


“그리고 만약 당신이 오후 7시 전까지 버튼을 끝내 누르지 않는다면, 교도관은 7시 정각에 당신을 죽일 겁니다. 보통 이런 상황까지 오면 이 실장이 저에게 총을 한 자루를 쥐여 주더군요. 감옥 안이 생각보다 아주 좁아서 총알을 피할 곳이 제법 많지 않아요. 전에 아르바이트 할 때도 감옥 창살 사이로 그냥 몇 발 쏘니까 참가한 학생이 총알에 정확히 맞더군요. 아~ 마지막으로 그 운명의 버튼을 누를 기회는 오직 단 한 번뿐이고요”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영태는 아직도 지끈 지끈 수시는 머릿속으로 교도관의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천천히 분석하였다.


지금 이 잠겨진 감옥 안에 버튼이 두 개가 설치되어 있는데, 어떤 버튼을 누르면 내가 여기서 바로 빠져나갈 수 있고, 다른 버튼을 누르면 저 교도관과 내가 이 실장 손에 죽는다.


그런데 내가 선택을 오후 7시까지 주저하게 되면, 나는 어차피 저 무표정한 교도관이 쏘는 총에 맞아 죽는다. 그리고 그 버튼을 누를 기회는 단 한 번이다.


“이제 오늘 죄수 실험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다 아셨죠?”


마치 늘 하던 것처럼, 기계적으로 설명을 다 마친 교도관은 계속 무표정하게 책상에 앉아 영태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영태가 궁금한 듯이 교도관에게 물어보았다.


“저~ 그럼, 당신은 그동안 이 교도관 아르바이트를 계속 해왔었나요? 자칫 하면 당신이 바로 죽을 수도 있는 데도 말인가요?”


교도관이 영태를 한참 쳐다보다 갑자기 히죽히죽 웃기 시작하였다.


“진짜로 내가 왜 그런지 궁금해? 히히히. 음, 일단…. 일하는 것에 비해 시급이 엄청나게 세거든. 6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면 되는 이런 아르바이트는 전국 어디에도 없을 거야. 그리고 마지막에 사람을 죽여 볼 수 있는 서비스까지. 히히히.”


“...”


“어차피 나야 이번 생은 완전히 끝난 인생이니까, 내가 언제 죽는다 해도 세상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아. 당신도 여태까지 그런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에 이 죄수 아르바이트에 지원한 것 아닌가? 안 그래? 후후후”


영태는 교도관의 대답을 듣고 허탈해하며 바닥에 털썩 주자 앉았다. 자기의 인생은 분명 저 교도관과 확실히 다르다. 앞으로 창창한 미래가 있고, 확실한 인생의 목표가 있다. 비록 수중에 돈이 없어서 오늘 이 끔찍한 아르바이트에 지원을 했을 뿐, 나는 저 교도관과 같은 인생 포기자와 질적으로 틀린 사람이라고.


맞은편 벽에 붙어있는 시계에서는 시간만이 하염없이 흐르고 있었다.


감옥 밖 책상에 앉아있는 교도관은 역시나 무표정한 얼굴로 영태를 시시각각 쳐다보며 감시하고 있었다. 마치 먹잇감을 보며 오후 7시가 되기만을 기다리는 밀림 속의 하이에나처럼.


영태는 이 미친 실험에서 빠져나갈 무슨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나는 오후 7시에 저 사람 손에 죽는다. 어차피 그런 결과가 정해져 있으면, 내가 무엇이라도 빨리 손을 써야 한다. 하지만 내가 버튼을 잘못 누르면, 저 사람과 내가 죽게 된다. 아~ 도대체 나는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한참을 생각한 영태는 이윽고 어떤 결심을 하고, 정면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교도관의 얼굴을 똑같이 쳐다보았다.


‘가만있어보자. 저 교도관은 자기기 이미 인생 포기자라고 스스로 말하지 않았던가? 이 감옥 안에서 내 소중한 인생을, 저 사람과 같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낼 수는 없다. 저 사람은 몰라도 나만은 반드시 살아야 한다. 떵떵거리는 부자로 살아 보겠다는 내 인생 목표를 꼭 이루어야 한다.’


영태는 벽시계를 계속 쳐다보았다. 아까 이 실장이 분명 저녁 시간은 오후 6시이고 교도관이 음식을 감옥 안으로 직접 갖다 준다고 말했었다. 그때가 내가 살아서 감옥을 나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영태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


시간이 어느덧 6시 5분 전을 가리키고 있었다. 멍하니 앉아있던 교도관이 일어나 어디론 가로 나가더니, 정식 백반이 놓여있는 사각 쟁반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6시가 되어 교도관이 쟁반을 들고 감옥 문으로 다가오니, 굳게 닫혀있던 감옥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교도관이 쟁반을 들고 영태가 있는 감옥 안으로 들어와서, 구석에 있는 책상위에 쟁반을 내려놓으려 했다.


‘바로 지금이다!’


영태가 교도관의 뒤쪽으로 달려들어 두 손으로 교도관의 목을 조이기 시작했다. 쟁반은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와장창’뒤집히고, 교도관이 놀라서 두 손으로 목을 조르고 있는 영태의 팔꿈치 사이로 손을 얼른 집어넣어, 목에서 영태의 감은 두 팔을 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보기보다 팔심이 엄청난 교도관이 영태의 감은 팔을 완전히 풀고, 영태를 주먹으로 치려하였다. 영태는 교도관의 일격을 옆으로 피하면서 오른발로 교도관의 복부를 걷어차자, 교도관이 벽 쪽으로 나가떨어졌다.


그 순간 영태의 눈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살아서 이 끔찍한 감옥에서 어서 탈출해야 한다는 일념뿐이었다. 영태는 누워 있는 교도관 위에 올라타서 두 주먹으로 마구잡이 공격을 시작했다.



                                                                               ***


그 이후로 과연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덧 교도관의 얼굴에서는 피가 낭자하며 얼굴 형태를 알아볼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교도관은 의식을 잃고 말았다.


영태는 교도관의 상태를 확인하고 문이 열린 감옥에서 나온 후에, 입고 있던 죄수복 상의를 벗어서 철창 사이로 연결하여 감옥 문이 안 열리도록 서로 묶어 놓았다. 그리고는 교도관 책상 위에 놓여있던 ‘교도관’모자를 냉큼 썼다.

시간은 벌써 6시 55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영태는 갑자기 주위에서 다 들릴 만큼 큰 소리로 외쳤다.


“지금부터는 내가 저 죄수를 감독하는 교도관이다. 하하하!”


생각해보라! 어차피 죄수나 교도관이나 다 역할 아르바이트를 맡은 것뿐이다. 오후 7시 정각에 죄수가 교도관 손에 죽게 된다면, 내가 교도관의 자리를 빼앗아 버리면 되는 것이다.


이제 7시가 되면, 내가 감옥 안에 들어가 쓰러진 교도관 아니 저 죄수를 죽이고, 그냥 아무 일 없이 집에 가면 되는 것이다. 물론 오늘 일당은 잊지 말고 꼭 챙겨서 나가야겠지?


‘역시 나는 천재라니까.’


그러고 보니 이 실장도 분명히 어디선가 나의 이런 천재적인 모습을 보고 있을지도 몰라. 아~ 혹시, 이런 모습 들을 보기 위해서 이 말도 안 되는 감옥 실험을 진행하는 것일까?


잘 가라, 이 죄수야~ 인생의 그 흔한 목표 의식도 없는 천한 짐승아. 내가 조금 있다가 편하게 보내줄 테니. 너와 나는 애초부터 사는 방식이 틀린 사람들이거든.


이제 나는 7시가 되면 저 새끼만 죽이고, 오늘 시급이랑 보너스 정산받고 집에 가기만 하면 된다. 오늘은 우여곡절이 제법 있었지만, 어쨌든 이 죄수 알바도 비교적 무사히 끝났다.


‘땡~ 땡~’


시간이 오후 7시를 가리키자, 벽시계에서 크게 알람이 울리고 있었다. 감옥 안을 보니 교도관은 아직 깨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킥킥, 킥킥~”


어디선가에서 괴이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영태가 감옥 안을 다시 보니, 교도관이 얼굴에 피를 흘리며 엉금엉금 바닥을 기어가 책상 위에 있는 빨간 버튼을 누르고 있는 것이었다.


교도관이 피식 웃으며 영태를 쳐다보았다.


“사실, 어제도 내가 교도관 아르바이트였거든. 그때 그 죄수도 너랑 똑같은 방법으로 여기서 나갔다고, 이 바보야. 킥킥킥”


영태는 놀라서 다시 감옥 안으로 들어가, 빨간 버튼을 누르고 있는 교도관의 손가락을 빼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교도관은 엄지손가락은 엄청난 힘으로 빨간 버튼에서 끝까지 떼지 않고 있었다.


아까는 이 정도 까지는 아니었는데, 버튼을 누르고 있는 교도관의 손힘은 정말 대단했다. 팔을 계속 잡아당기고 있는 영태를 향해 교도관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킥킥킥, 넌 이제 끝났어.~.”


어느새 이 실장이 감옥 앞에 나타나더니, 커다란 사냥총을 들고는 총구를 감옥의 창살 앞으로 밀어 넣었다.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는 교도관은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크게 웃고 있었고, 이리저리 흔들던 총구가, 교도관 모자를 쓰고 있는 영태의 얼굴 앞에서 정확히 멈추었다.


이 실장이 총구를 겨누며 영태에게 말했다.


“아이고 어떡하나? 하필 빨간 버튼이 눌러졌네요. 김영태 씨. 자기 목숨 좀 살려 보겠다고, 아무런 해도 안 입히고 저녁밥까지 직접 갖다 준 저 착한 교도관을 처참하게 죽이려 하다니... 이 실험을 통해 당신은 정말 죄수가 되었군요.”


영태는 어이가 없어서 이 실장에게 외쳤다.


“이봐 무슨 소리야? 내가 죄수라니? 나는 지금 교도관 역할을 충실히...”


이 실장이 영태에게 바로 다그쳤다.


“그리고 내가 언제 당신이 죽을 거라고 한마디라도 말한 적 있던가요? 최소한 당신이 그 계약서대로 감옥 안에 가만히 있기만 했어도, 저 교도관이 오후 7시 정각에 친절하게 감옥 문을 열어주었을 겁니다. 당신이 먼저 말했잖아요? 이것은 단순한 역할 아르바이트일 뿐이라고. 더군다나 당신은 죄수 신분에서 이제는 교도관 행세까지 하고 있네요?”


“야, 이 새끼야? 뭐라고? 아니 이 실장님. 나는 단지 살기 위해….”


이 실장이 주머니에서 실탄을 꺼내 사냥총을 장전했다.


“이제 당신의 살의에 대한 죗값을 치를 시간 입니다. 그 입 다무세요”


이 실장의 총구에서 불이 번쩍했다. 버튼을 누르고 있는 교도관의 팔을 빼려고 했던 영태의 머리통이 ‘퍽’하고 순식간에 박살 나며, 그 옆의 파란 버튼 쪽으로 몸통이 쓰러지고 말았다. 파란 버튼이 눌러지자 갑자기 신나는 디스코 음악 소리가 울리며, 감옥 문이 활짝 열리기 시작했다.


                                                                                  ***


이 실장과 교도관이 들것에 영태의 시체를 옮겨 옆방의 수술실로 운반해가자, 안에서 수술복을 입은 4명의 사람이 능숙한 손길로 시체의 장기 적출 및 미리 전신 마취를 한 고객의 장기 이식 수술에 들어갔다.


여기의 최고 장점은 죽은 지 얼마 안 되는 시체에서 바로 장기를 적출함과 동시에, 장기 이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바로 수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체에서 장기를 적출해 사전에 냉장보관 할 필요도 없으며, 장기가 시체 안에 있었던 시간도 극히 짧기 때문에 최고의 신선도를 보장할 수 있다.


불법이라 당연히 어딘가에 광고를 하는 것도 아니고, 여기에서 장기 이식 상담을 받는 것만으로도 엄연히 문제가 되지만, 이 실장은 기지를 발휘하여 이식 수술 받은 사람이 이식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신분을 확실하게 증명하는 방식으로만 철저히 예약자들을 모집하였다.


이처럼 예약자들 간에 비밀 카르텔을 형성하며 암암리에 진행된 이 사업은, 수요와 공급의 일치점이 연일 최고치를 찍으며, 실질적인 오너인 이 실장에게 최고의 사업 수익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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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교도관이 얼굴에 난 상처를 소독하고 밴드를 붙이며, 이 실장에게 볼멘소리를 했다.


“실장님, 저번에도 건의사항으로 말씀드렸잖아요? 다음 죄수 실험자는 이번처럼 젊은 사내 말고, 제발 힘없는 노인들로 좀 합시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얻어터지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맨날 이런 식이면 나도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정식 근로자로 관청에 산재 신청할 겁니다. 아야, 아야, 어제 맞은 광대뼈가 계속 쑤시네? 이거 잘생긴 내 얼굴이 참….”


이 실장은 고개를 아무렇게나 끄덕이며,

인터넷에서 누군가의 연락처를 확인한 후 전화를 걸고 또 걸었다.


“아이고, 이번에 저희 죄수 아르바이트 실험에 지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먼저 지원한 실험자가 갑자기 개인 사정으로 참가를 포기했는데…. 아~ 바로 참가하신다고요? 하하, 여기가 어딘가 하면….”

 

이 전화를 마지막으로 오늘만 벌써 3명째 약속을 잡았다.

죄수 들과의 전화를 끝까지 다 마친 이 실장이 하얀 이를 보이며 씩~ 하고 웃었다.

 

...

 

타의 추종을 불허할정도로 신속하고 빠르게, 그 어느 곳보다도 신선한 인간의 장기 적출을 위해

이 실장은 오늘도 교도관과 함께 무척 바쁜 하루를 보낼 것이다.

 

과연 이 실장은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의료 맞춤형 사업가 인가?

아니면 인간의 탈을 쓴... 그냥 백정 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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