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국수하러 갔어~ㅋ
<2020.12.22>
지난 15년, 밤늦게 돌아올 때면 항상 뛰어나와 했던 말
"고생했네. 배고프지?"
먼저 자라고 해도 "당신이 안왔는데 잠이 오겠냐"며...
어쩌다 깜빡 잠들었다가도 문여는 소리에 후다닥 뛰어나와 하는 말...
"고생했네. 배고프지?"
신혼 초 회사 퇴근 후 새벽 1시까지 학생들 과외를 하고
새벽 2시쯤 집에 돌아오면
하루 종일 아기와 씨름하느라 힘들었을텐데도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가 뛰어나와
"고생했네. 배고프지?"
하면서 만들어주던 잔치국수...
눈물나게 맛있었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네요.
멸치 몇 마리에 계란 풀고 국수를 넣고 끓여주던 그 국수가
어찌나 맛있었던지...
후루룩 호로록 먹고 있으면 곁에 앉아서
그날 있었던 일들을 재잘 거리던 아내때문인지
평생 최고의 요리를 말하라면 그때의 그 잔치국수를 뽑을겁니다.
그런데 아내가 요즘은 안해주는 잔치국수...
어렵던 때에 고생하고 집에 온 남편에게 해줄 수 있는게 잔치국수뿐이어서 너무 속상했다며
자기는 잔치국수가 너무 싫다고...
그래도 그때 그 잔치국수의 맛도 아내의 마음도 항상 간직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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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30>
아들과 산책 중에 폭우를 만나
집으로 뛰어와 샤워하고 뽀송뽀송한 기분으로 TV를 보다가
문득 신혼 때 아내가 해주던 국수생각이 나서...
여보 비가오니까...
라고 하니
왠일로 아내가 먼저 국수해줄까?하고 일어나드라구요.ㅎㅎㅎ
거의 12년만에...
먹고 싶다면 해드려야쥬~하며...
가끔은 이런 것도 좋지...하며...
신혼 때 해줬던 방식 그대로
멸치+다시마 육수에 계란 풀어서 약간 밍밍한 듯하게
특별할게 없어 보이지만...
배보단 가슴이 먼저 푸짐해지는 12년만의 부인님표 국수!!!
커윽!
맛난 것들 드시고 즐거운 한 주 시작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