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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빈층과 증산층을 겪어본 썰 ^^
게시물ID : humordata_19124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활활폈구만
추천 : 7
조회수 : 2399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21/07/16 17: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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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초등학교 교사 썰 듣고, 사람들 의견이 다양해서 제 경험 근거로 써봤습니다. 편하게 음슴체로 쓸게요.

극빈층과 중산층을 겪어본 80년대 후반 30대임^^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재개발 예정구역에 살았음. (시내주변이라 노른자 땅이지만, 보상금문제로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개발이 안됨)
학교에 돈만 가져가면 잃어버림. 그정도로 도둑이 많았음. 애들이 도둑질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도둑질이 아니면 생활이 안됨. 대부분 엄마는 도망가고, 할머니 밑에서 자라서 돈을 아예 안 받는 애들이라... 준비물 살 돈, 사먹고 싶은 간식 때문에 도둑질하는 애들이 정말 많았음. 초등학교 2학년 때 남자짝꿍이 있었는데, 엄청 얌전하고, 피부가 뽀얗고 예쁘장하게 생긴 남자아이였음. 그 애는 공부를 못해서 공부를 잘하는 나랑 짝꿍을 시켜줬는데, 여름에도 긴바지를 입음. 나중에 보니, 다리에 심한 상처가 있는것임. 계모랑 같은 일을 하는 우리 엄마가 말해주길, 계모가 그 애 다리에 소주병을 던져서 상처가 있다 했음. 세탁기에 넣고 돌리기도 했다 함. 그 얘기를 직장에서 자랑처럼 말한다고 함. 그 남자애 친엄마는 어렸을 때 집 나갔고, 아빠는 아들이 도망간 친엄마를 닮았다 하여, 계모의 학대를 눈감았다 함. 나는 아빠 엄마가 두 분 다 살아계셔서, 그 학교에서는 잘 사는 중간 이상은 속함. 여기 애들은 도둑질은 하지만, 바보랑 돼지가 최고 욕이라고 생각할만큼 순박했음.

초등학교 고학년에는 시내 끝자락 기찻길 옆에 있는 곳에 이사갔음(재개발로 쫓겨남^^) 월세 2만원 단칸방에 살았는데, 여긴 못사는 정도가 더 심했음. 이사오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인데, 2만원 단칸방 전에 살던 사람이 강도로 인해 칼맞고 죽었기 때문에 그렇게 집을 싸게 구할 수 있었다 함. 초등학생을 상대로 죽었을 당시 모습도 상세히 설명해줌^^ 그 때 알았음. 사람이 죽으면, 긴장이 풀려 똥오줌 다 나온다는 것을... 내 옆집 남자애는 아빠가 강간과 강도로 교도소를 들락날락하고, 누나는 사창가에 다녔음. 어렸을 때부터 어른의 손길이 닿지 않아, 도둑질하면서 자기네들이 알아서 먹고 삼. 누나는 화가 나면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때렸음.(80kg의 거구임). 한 번 싸우면 코피가 나는 건 일상같았음. 같은 학교 다녔는데, 엄청 문제아였음. 결국 중학교 중퇴(그 시절엔 중학교 중퇴가 가능함). 소년원을 제집 드나듯 다니고, 그 때 조폭에 들어간다고 문신함. 그리고 부탄가스를 흡입함. (거기는 폐가가 많았는데, 애들이 유흥거리가 너무 없다 보니, 심심하면 본드나 부탄가스를 흡입함. 왜 하필 부탄가스랑 본드인가 라고 생각해보면 저렴하고 구하기 쉽기 때문) 아빠는 애들한테 관심이 없고, 술마시면 애들 학대하는 전형적인 쓰레기임. 성인이 되서서 소문을 들었는데 교도소를 들락날락거리고 강도나 큰 범죄는 안 저지르는데 좀도둑이 되었다 함. 애는 착한데 환경이 안타까운 유형이었음.

중학교 때는 사창가 근처에서 삼. 그래서 10시 이후에는 집 밖에 나가지 않음. 여기는 별 거 없고, 옆집 막노동 아저씨 우리엄마한테 수작질하고, 윗층은 아들이 부모 때리는 것 같음. 우리 집 바로 옆이 술집이었는데, 취객이 부엌으로 들어가 칼 갖고 사람 찌르는 사건 생김. 바로 옆집이라 그걸 집에서 창문으로 다 봄.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는데, 그 자리에서 사람은 안 죽고 병원에 실려갔는데 나중에 죽었다고 함. 그렇게 사람이 쉽게 죽을 수 있는지 실감이 안 났음. 대학교 때까지 이 동네 살았는데 썸남한테 우리집 가르쳐주기 창피했음. 우리집 보고 도망간 남친도 있었음^^

이런 환경을 벗어나는 방법은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나름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노력함. 근데 공부요령이 없어서 국립대 교대정도밖에 못 들어감. 그 뒤로 중산층이었던 남편을 만나 생활수준이 좋아짐^^

울산시 옥동(구체적 장소를 지칭하는 이유는 알사람만 아는 이 지역 특수성 때문임)과 중소도시 인구 70만 (신축 동네)에서 학원강사였음. 울산시 옥동은 처음부터 경제적 어려움이 없었던 애들이라 애플폰, 명품 책가방은 기본이더라. 그 때 내가 명품백이랑 애플폰을 갖고 있지 않았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무시하지는 않았음. 여기서는 명품백이 자랑의 대상이 되는 곳이 아니고, 그냥 기본 아이템임. 보세가방을 들고 다녀도 잘 알려지지 않은 신규브랜드인 줄 암. (여기애들은 구찌 로고가 크게 박혀진 가방은 촌스럽다 생각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디자이너의 가방을 메는 것을 자랑으로 삼음. 내가 가르친 학생들은 특목고 목표로 한 애들이 많았는데 여기는 애들 가르치기 버거워서 학원강사 아주 짧게 해서 애들 파악이 잘 안되나, 짧은 시간 가르친 결과 애들이 착했고, 예의 바르고, 공중도덕 잘 지킴. (생각해보니, 부자의 특징이 아니라, 부자이면서 공부잘하는 애들 특징) 부모님들도 의사, 변호사(법원 주변이라 변호사가 많았음) 약사, 최하 교사 이런 전문직종이 많았는데, 애들이 악의가 없고 순수함. 못사는 애들 무시하는 모습 못 봄. 생각해보니, 그냥 못 사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음.

중소도시 신축 아파트와 구축아파트가 혼재하는 곳에 학원강사함. 그 당시 신축 아파트 3억이었는데 현재 5억임. 그 때도 애들 구동네랑 선긋고 휴거, 전거 그런 얘기 함. 애들이 친구 아빠차도 검색해서 가격 다 알음. 정말 눈물 나는 게 공부 못하는 애들은 사교성도 없고, 못생기고, 운동도 못함ㅜㅜ 근데 애들은 착함ㅠㅠ
 ㅈㅎ이라는 애가 구동네에 살았는데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키도 큼. 어떤 애가 ㅈㅎ한테 "너네 집 임대아파트잖아. " 라고 놀리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 ㅆ새끼야"하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거 보고 못사는 아파트 살아도 성격이 받쳐주면 되는구나 하고 깨달음. (나는 학창시절에 그런 대처를 못함ㅜㅜ 솔직히 내 기준엔 임대아파트도 잘 사는 수준...) 여기는 울산 옥동과 달리 갑자기 신축 아파트 사는 애들이 많아서 그런가... 울산과 분위기가 다름. 못사는 애랑 선긋고 재산 비교하는 말 정말 많이 들음. 그리고 못 사는 애들 무시하는 경우도 많았고...
 ㅅㅎ라는 초등학생이 있었는데, 공부 잘하는 애들하고만 친구하려고 하고 아부함. 그리고 임대아파트에 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무시함. 그런데 초등학생 중에는 이런 애들이 많지 않아서,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재수없다고 ㅅㅎ를 왕따시킴. 공부도 정말 못함. 컨닝과 숙제 베껴오기를 밥먹듯이 함. 한 번 특목고 강연을 학원에서 주최한 적 있었는데, ㅅㅎ학생 엄마가 와서 넌 여기 온 애들이랑 달라. 초등학교 공부는 하나도 안 중요해. 중학교부터 공부 잘하면 돼. 넌 저런 애들이랑 친하게 지낼 필요 없어. 라고 얘기하는 걸 듣고 부모가 저러니 애도 저렇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 계기였음. 

결혼해서도 전세 4000만원짜리 집도 살아보고, 매매7억짜리 집 전세도 살아봄. 현재는 매매 7억짜리 아파트 전세 거주중이고, 아파트 2채 보유하면서 월세수익 받고 있음. (시부모님이 아니었으면 절대 축적하지 못할 재산임.)

못사는 동네는 답이 없고, 신축아파트는 싸가지가 없더라ㅎ
대대로 의사집안이거나, 변호사 집안이었다고 말하는 내가 만난 학생과 그 부모는 못사는 사람 무시 안하고 착하고 성실했음(집안도 좋고 공부도 잘한 소수의 사람만 만났지만...). 그런데 아빠가 변호사나 교수나 의사였어도 학원강사 무시하는 사람도 있었음. 그리고 못사는 애들은 가출도 하고, 범법행위도 했지만 환경이 그 애들을 그렇게 만들었을 뿐 악한 애들도 아니었음. 문제는 갑자기 신도시에 이사간 벼락부자들이~ 그렇게 못사는 사람들 무시하더라. (근데 실상은 걔네들도 대출받아 이사해서 주공아파트 사는 사람들이랑 재산차이는 없다고 해도 무방)

이 글을 왜 썼냐면 잘살든 못살든 처음부터 악한 애는 없음. 환경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 뿐... 그런데, 문제 일으키는 애들 십중팔구 안좋은 환경에서 자랐다는 말도 동의함. 문제 일으킨 애들 집상황 들여다보면 왜 가출을 했는지, 사고를 치는지 이해가 감.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어렵게 사는 애들을 더 도와주고 친하게 지내라고 말 못함. 어려운 가정일 수록 문제있는 가정이 있을 확률이 매우 높은 건 사실임. 내가 정부지원으로 못 사는 아이의 학습을 도와주러 집에 방문했을 때의 일임. 낮에도 놀고 있는 그 애의 아빠 시선을 견디기 힘들었는데 결국 성추행을 시도... 그길로 문을 박차고 나가서 정부에는 이런저런 일들이 있으니 그 애는 안타깝지만 학습을 도와주러 더이상 가지 못한다고 통보함. 남자교사로 배치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남자교사 비율이 너무 적어서 결국 학습지원 진행이 안된다고 들었음.

경험상 못사는 동네는 문제가 많은 집이 정말 많음. 그건 팩트임. 그런데 못사는 동네에 산다고 선입견을 가질 필요가 없는게, 정이 정말 많아서 다 퍼주고 돈없는 사람도 많음ㅜㅜ 잘 사는 아파트는 대개 개인적이고 이기적이더라ㅜㅜ
난 내 아이를 신축아파트 없는 동네에 평범하게 2억대 구축(여기는 지방임)에서 키울 생각하고 있음. (잘 사는 동네는 애들이 예의도 바르고, 공중도덕도 잘 지키나, 경제관념이 심각하게 없음...) 너무 잘 사는 아파트에서도, 못사는 동네에서도 키우고 싶지 않고, 평범하게 키우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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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보면서 쓰느라 두서없이 길게만 써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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