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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터클한 하루(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게시물ID : humordata_19125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천재오버맨
추천 : 9
조회수 : 123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1/07/17 00:05:11

은행에 볼일이 있어서 직장엔 조퇴를 내고 2시쯤 차를 몰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광명쪽에서 판교쪽으로 넘어가는 제2경인고속도로에 청계산1터널을 지나고 있었는데,

터널이 끝나갈 때쯤 앞에서 차들이 속도를 줄이면서 주츰하는게 보이더군요..

같이 속도를 줄이면서 가는데 보니깐,

저 앞쪽에 터널을 막 빠져나간 곳에서 포터 트럭에 짐칸에 불이 붙었더이다.

포터 트럭 아저씨가 내려서 혼자서 막 불을 끄려고 이리저리 아둥바둥 대는데,

그걸 보고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일단 차에서 내렸습니다.

 

그런데, 일단 내렸는데, 순간 저도 약간 당황스럽더군요.. 어떻게 뭐부터 해야하나...

그 순간 머리속에서 떠오른건 저 아저씨 분명히 불끄기 바빠서 119 못 불렀을거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전화를 들고 119를 눌렀는데,

이상하게 화면상으로는 전화가 가고 있는 그 화면인데,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가 않는 겁니다...

왜지??? 라고 생각하는 그 짧고도 긴 3초???

아.. 차랑 핸드폰이랑 블루투스 연결되서 지금 차에서 전화받고 있겠구나....

당장 블루투스를 끄고 다시 전화....

119가 전화를 받았는데...

여기가 어디냐면요.... 청계산1터널 앞인데.... 그러니까....

와... 당황하니깐 현재 위치를 정확히 말못하겠더군요...ㅠㅠ

저를 더 당황시키는건 분명히 그 시간이 1분도 안 지난거 같은데,

연기가 엄청 피어올라서 앞이 안보이기 시작하고... 연기에 숨도 좀 막히고...

어찌어찌 119랑 통화를 끝내고 차 출발했다는 소리듣고 전화를 끈다음

차에 있는 소화기를 꺼낼려고 했는데...

아뿔사 제 차에 소화기가 없었습니다..

 

얼마전에 차를 바꿨는데, 그 전 차에는 소화기가 있었는데,

새로산 중고차에는 누가봐도 작동할 것 같지 않은 이상한 소화기가 들어있어서

그건 폐기처분 해버렸죠.. 그래서 지금 차에는 소화기가 없죠..ㅠㅠ

그래서 트렁크 쪽 문을 닫고 다시 그 불난 차 쪽을 쳐다봤는데

으잉? 이게 왠일???

연기에 앞이 안보였었는데... 다시 파란 하늘과 터널 입구가 선명하게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일단 차 쪽으로 달려갔죠..

그랬더니 큰 불이 다 꺼지고 잔불만 남은거예요..

알고봤더니 20톤은 돼 보이는 큰 트럭 아저씨가 차를 세우고 그 아저씨 차의 소화기

(큰 트럭 아저씨는 소화기도 크더군요... 일반 건물에 비치돼있는 큰 소화기 정도의 크기....)를 들고 다 껐다더군요...

그래도 아직 잔불이 남은 상황... 들고다니던 음료수, 물, 사이다 이것저것 다 들고 나와서 결국 불을 끄긴 껐습니다.

또 다른 포터 트럭 아저씨 한 분도 같이 도왔구요...

 

아직 여기저기 연기가 피어오르기는 하지만 눈에 보이는 불은 다 꺼진 상황이라

큰 트럭 아저씨 쿨하게 먼저 떠나시고(마음속으로 소화기 값 정도 드릴만한데... 하는 그런 생각도 잠깐 했더이다..),

곧이어 포터 트럭 아저씨도 갈 길 가시고,

저도 갈까 어쩔까 하다가 아직 소방차가 오지도 않았고,

포터 트럭 아저씨 아까 혼자서 불났을 때 아둥바둥 하던 그 모습이 떠올라 혼자 두고 가기가...

그 순간 혼자서 얼마나 필사적이었을까요..ㅠㅠ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소방차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아저씨가 웬지 나 없으면 차를 몰고 출발하실 거 같아서...(그런 뉘앙스의 말을 했었죠...ㅠ)

아직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데, 차 움직이면 다시 불꽃 살아날 거 같아서 붙잡아 두려고

소방차 올 때 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그제서야 포터 아저씨 길가 가드레일에 기대 앉으시면서 한 숨을 쉬시더군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네... 이런 일이 나한테도 일어나네..." 였습니다.

새 차 뽑으시고 아직 1만km도 안 뛴 차랍니다.

다행이 화물칸에 뭔지 모르지만 그 화물은 탔지만, 차는 정말 멀쩡히 화마로부터 건져냈습니다.

짐칸 옆에 고무플라스틱 테두리 그것만 좀 탔고....

 

아무튼 잠깐 한 숨 돌린 사이에 소방차가 달려오더군요...

느낌 상으로는 119 전화하고 5~10분 정도 그사이...

나름 소방차가 빨리 온 듯 하였으나 만약 그 큰 트럭의 소화기가 없었다면...

아마도 차까지 전소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소화기 하나가 포터 트럭 한 대 건졌습니다.

소방관 아저씨들 막 내려가지고 왔다갔다 하는거 보고서야 저도 조용히 자리를 떴습니다.

소방관 아저씨들이 잔 불처리 확실히 해주시겠죠?ㅋㅋ

(예전에 119 소방차 부르면 돈을 내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것 같은데... 사실인가요? 차타고 오면서 그런 생각도 들더이다...)

 

아무튼 크렇게 다시 차를 타고 출발하는데...

어깨 위에 나뭇가지 작은게 있더군요... 아마도 아까 트럭 불끄면서 옆에 길가에 나무에서 떨어진거겠죠?

그래서 신호등에 차를 세우고 어깨 위 나뭇가지를 치우려고 하는 순간.............

흐히힉......... 나뭇가지가 움직이더군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소....................름.....................

와............... 이건 뭐............ 순간 심장이 멈추......................

손바닥 만한 사마귀가......................... 진짜 손 바닥 만한게.................. 어깨 위에............

일단 비상 깜빡이 켜고 차에서 내려 그걸 털려고 하는데...

하필이면 그게 등 뒤쪽으로 넘어가서..... 손이 닫지도 않고....

웃 통을 벗을까 어쩔까 그러는데, 뒤에 차들.. 주변에 신호받고 서 있는 차들 다 쳐다볼 거 같고...

살짝 정신을 차리고 다시 보니 사마귀가 아니고 대벌레............

다운로드.jfif

딱 저렇게 생긴녀석인데.... 저것보다 좀 더 커 보였습니다...ㅠㅠ

진짜 대벌레는 애들 데리고 곤충박물관 가서 많이 봤지만 실제로 살아있는건 처음이라 많이... 많~~~이 당황했습니다.ㅠㅠ

아무튼 정체를 알고나니 왠지 물지는 않을 거 같아서 약간 진정을 하고

다시 옷을 털어보지만 떨어지지는 않고 손은 닿지도 않고...

뭔가 나뭇가지 같은게 있으면 떼낼 수 있을 거 같은데, 개똥도 약에 쓸려면 안보이고...

아까 고속도로에서 불끈다고 물 다 부어버린 빈 물통으로 어찌어찌 몇 번 쓸어내려보니 떨어지기는 떨어졌답니다...

순간 신호 바뀌는걸 보고 얼른 차에 타서 출발했는데...

대벌레 흔한건가요? 지금까지 살아 움직이는 녀석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길가에 그냥 그렇게 떨구고 와서 왠지 미안한 마음도 들었더이다...

 

그렇게 은행에 들러 볼 일 보고

평소보다 빠른 퇴근이라 2주째 미루고 있던 헌혈이나 하자 싶어서

헌혈의 집으로 갔더니 먹는 약이 있어서 8월달 약 다 먹고 나면 하자고 집으로 돌려보내더이다..ㅋㅋ

 

그렇게 오늘 하루를 끝내고 마누라 애들 다 재우고 나는 이렇게 오늘 하루를 정리하면서...

영화나 한 편 땡길까 하는데... 뭘 먹을까 고민중인데 추천하시면 추천받아서 맛있게 먹으면서 영화한 편 땡겨보겠습니다~~~~~

 

아.... 차에 소화기 하나씩 준비하세요..

저도 살려구요..^^*

 

출처 오늘 낮에 직접 겪은 일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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