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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게시물ID : freeboard_19719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건이윤이아빠
추천 : 1
조회수 : 27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09/09 10:49:02

둘째가 분당 서@대 병원 진료를 가야해서 연차를 썼다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첫째를 평소보다 10분정도 일찍 깨워서 유치원에 등원시켰다.

상습 정체구간에서 낯익은 B@W가 끼어들었다. 어제도 본 것 같은데…

 

원래 계획은 첫째 등원시키고 집으로 돌아오면 바로 마눌님이 둘째를 데리고 주차장에서 합류해서 가는 것이었다

큰애 유치원에 인계하고 마눌님께 전화 하니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 걸려 일단 올라오라는 엄명이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8시 45분 쯤. 집에 들어가서 따님과 실랑이 하는 마눌님을 기다리며 짐을 나르며 차에 타니 9시를 약간 넘긴 시간. 예약은 10시 20분

까지꺼. 1시간 20분 안에 도착해주겠어

네비가 동부간선으로 안내해줬지만 이시간에 동부간선을 타는건 자살시도. 과감하게 다른길로 틀었다. 도착 예정 시간 10시 44분. 1분이라도 늦지 말라는 병원 문자였지만 이리저리 사잇길로 가면 충분하겠지

 

첫 시작은 괜찮았다. 네비 말을 듣지 않고 다른 길로 가니 차츰 시간이 줄었다. 마눌님이 조수석에서 중요한 통화를 하고 계셨다. 네비가 우회전 해서 올림픽대로를 타라고 했다. 원래 계획은 암사대교를 넘는 것이었는데 그시간까지도 덜 깬 나의 뇌는 네비의 유혹에 빠져서 우회전해 올림픽대로를 탔다.

역시나 정체시작… 네비를 확대해보니 다시 서쪽으로 한참 이동… 이럴거였으면 처음부터 동부간선 탔지

1톤 트럭이 끼어들었다. 한참 트럭 뒤를 주행하는데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정체구간이라 갔다 섰다를 반복하는데 빛나야 할 것이 안 빛났다

이런 위험 구간을 운전하는데 앞차 브레이크등이 안 들어오고. 그런 길을 무사고로 주행하다니

오늘은 운이 좋은 것 같다

올림픽대로에서 빠져나오라고 네비가 알려주는데 빠지는 차선은 이미 줄이 길게 늘어져있었다.

시간안에 가야한다는 압박으로 분기 700미터 쯤 전에서 끼어들었다

뒷차는 빵이라는 소리로 환영해 주었고 난 비상등을 3회정도 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윽고 끼어들기 금지 구간인 실선 구간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덤프 트럭이 앞쪽 어딘가에 끼어들었다. 엄청난 몸값을 자랑하는 포르쉐도 끼어들었다

분기점을 통과하면서 보니 덤프 트럭을 경찰이 맞이하고 있었다. 포르쉐는? 아 저기 다른 차선에서 제 갈길 가고 있구나

 

대학병원의 시스템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마눌님이 그냥 집으로 가자고 어짜피 진료 못 본다고 하셨지만 차 돌리기도 애매하고 사람사는 세상인데 라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병원으로 갔다

도착하니 10시 50분쯤. 접수를 위해 정문에 마눌님을 내려드리고 난 둘째와 함께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역시나 혼잡이라고 쓰여있는 주차장

그런데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었다. 입구를 타고 내려가자 마자 차에 타는 사람을 발견

비상등을 켜고 주차장 정리해주시는 분께 여쭤봤다 저분들 나가시냐고

그분이 그 차량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나간다고 하더라

역시 운이 좋은 날이야

 

나는 비상등을 켜고 기다렸다. 그 차가 잘 나가지를 못 하니 살짝 앞으로 더 빼 줬다

그 차가 나간 자리로 차를 데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모@비가 차를 댔다

난 경적으로 울리며 내가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어필했다.

막무가내였다. 기어코 주차를 하고 만 @하비

내가 비상등 켜고 기다리고 있는것 안 보이냐 여긴 내자리다 라고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자

비상등 켰다고 여기 자리 다 기다리는 거냐. 여기가 뭐 예약석이냐 내가 먼저 댔으니 내 자리라고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모하@ 차주

무슨 말이냐고 차 빠질 수 있게 앞자리에서 비상등 켜고 기다리지 않았냐고 말 해도 비상등 켰다고 여기 자리 다 기다리고 있는거냐고 하며 막무가내였다.

그래서 한 구석에서 잠시 자리를 피하고 있는 주차 정리하시는 분을 소환하며 내가 차 빠지는 거냐고 묻고 기다리고 있지 않았냐라고 묻자 곤란해 하는 표정으로 내 말이 맞다고 증언해줬다

그러자 @하비 차주가 돌변하며 그럼 내가 대려고 할때 막았어야 하지 왜 안 막았냐 같이 원무과로 가자

라는 듣도보도 못 한 신종 갑질을 시연했다. 역시 세상은 넓어

내 눈에 들어오는 막캥이 차주와 차 한켠 주차장 바닥에 앉아 힘들어하는 차주의 어머니로 보이는 할머니가 눈에 들어왔다

차라리 어머님이 힘들어하셔서 좀 양보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하면 양보해줬을 것을

뭐 상식보다 우김이 이기는 세상에서 차를 이미 대버린 모@비 차주의 승리가 이미 확정 되었었다.

그냥 다른 자리를 알아보러 갔다. 역시나 자리는 없었다. 그 사이 마눌님께서 오늘 진료 못 본다고 연락해주셔서 주차장에서 차 댈필요도 없어서 그냥 나갔다. 30분 이내라서 그런지 주차비도 안 받았다. 역시 오늘은 운이 좋다

 

병원에서 자기들은 한없이 기다리게 하면서 조금만 늦어도 진료 못 보게 하는게 좀 그렇지만…. 하면서 묻지도 않은 변명을 하더란다. 역시나 우리 딸 진료 순번도 넘어가지 않고 남았었다고

나도 주차장에서 있었던 사소한 사건에 대해 말해줬다. 그리고 몇십년만에 마눌님 앞에서 쌍욕을 했다. 개$$라고

소리지르면서 싸운것도 몇십년만인지… 그런데 그렇게 소리지르니 뭔가 속이 시원해졌다 이 얘기를 하며 그래서 사람들이 노래방 가는가 보다 라고 하니 노래방 가기 싫어하는 마눌님께서 그럼 노래방 가라고 윤허해주셨다. 혼자서라는 단서를 붙이며

이 나이에 코인노래방이라니…. 애들과 마눌님 재워놓고 한번 가봐야겠다.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을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던 힘없는 갑은 그렇게 병원을 뒤로하고 떠났다.

 

마눌님과 우리 먹순이와 점심을 먹으러 떠났다.

길을 안내해주던 네비가 좌회전을 하라고 했는데 지하도로에서는 좌회전이 불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점심 먹으러 가서 햄버거 두개를 시켰다.

나나 마눌님이나 점심 생각이 별로 없었다.

햄버거 하나 해치우고 두개째에는 손도 안 대는 우리 따님

얼굴이 너무 예쁜 대신 발달이 조금 늦은 우리 따님은 음식이 식으면 잘 드시지를 못 한다.

좋아하는 햄버거를 사 줬는데 왜 먹지를 못 하니

오늘은 왠지 운수가 좋더라니…

 

ps 박성훈 작가님이 그려주신 첫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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