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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동네 이야기_런던 편 - 11화
게시물ID : travel_279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방랑곰
추천 : 0
조회수 : 58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10/08 22: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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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런던 근교의 공원 이야기 - 왕립 부쉬 공원(Bushy Park)

 

오늘은 런던 근교에 있는 공원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런던에는 공원이 정말 많다. 런던의 중심부를 보면 하이드 파크가 눈에 들어오고, 런던 외곽으로 눈을 돌리면 수많은 공원들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오늘 내가 소개할 공원은 런던에서 남서쪽으로 다소 떨어져있는 부쉬 공원(Bushy Park)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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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소유의 아름다운 공원, 부쉬 공원

부쉬 공원은 영국 왕실이 소유한 공원 중에서 리치몬드 공원(Richmond Park)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공원이다. 이런 이유로 이 공원은 리치몬드 공원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곳이다. 나도 이 곳을 짝꿍과 함께 갔었는데, 사실 우리도 이 때 리치몬드 공원을 향해 가던 길이었다. 그 곳으로 가던 중에 본의 아니게 부쉬 공원을 가로지르는 길로 들어가게 되었고, 이내 우리는 이 곳에 발길을 멈추고 말았다. 그리고 리치몬드 공원은 우리의 기억에서 지워져 있었다. 

런던에서 부쉬 공원을 가기 위해서는 근교 열차나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데, 공원이 워낙 커서 주변에 역도 꽤 많은 편이다. 그 중에서 햄프턴 윅(Hampton Wick) 역이나 햄프턴 코트(Hampton Court) 역으로 가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일 것이다. 런던 워털루(Waterloo) 역에서 기차를 타고 약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그리고 햄프턴 코트 역 바로 옆에는 햄프턴 궁전(Hampton Court Palace)이 있기 때문에 공원과 더불어 관람하기 좋다. 우리는 사전에 계획하지 않고 공원을 찾았던 것이라서 궁전까지는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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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부쉬 공원에 발목을 잡히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사슴들이다. 부쉬 공원을 가로지르는 중간에 양 옆으로 사슴들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그 모습이 인상적인 것을 넘어서 조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한국에서는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사슴들이 동물원이나 공원에 있는 우리 안에 갇혀 있는데, 이 곳에서는 공원을 자유롭게 활보하면서 사람들과 한데 어울려 지내고 있었다. 한국인으로서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풍경이라 더더욱 이 곳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짝꿍 역시도 사슴들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 싶어했다. 

사슴을 보기 위해서 부쉬 공원에 멈춰 섰는데, 막상 공원 안으로 들어서니까 공원이 생각보다 훨씬 컸고 아름다웠다. (이 때는 부쉬 공원이 이렇게 큰 지 몰랐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짙은 녹색의 잔디밭도 나오고, 오리, 백조 등이 떠다니는 연못도 나온다. 사실 산책로라고 딱히 정해진 것도 없어서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걸어가면 된다. 우리가 갔던 날이 좀 흐려서 파란 하늘을 볼 수 없었던 것이 한 가지 아쉬움이긴 했는데, 그래도 비가 오지 않았던 것에 감사했다. 언제 어디서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는 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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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원을 한참동안 걸어다녔다. 사슴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동물들이 공원에서 살고 있었다. 공원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많은 동물들은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을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도 그들을 멀리서 구경할 뿐, 그들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사람과 동물들이 서로 공존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그 중에서도 사슴들에게 공원의 모든 공간은 삶의 터전이자 놀이터였다. 그들이 공원의 주인이었고, 그 곳을 찾는 사람들은 잠시 들렀다 가는 방문자일 뿐이다. 그런 모습은 사슴들이 차도를 건널 때 잘 볼 수 있었다. 사슴들은 모든 공원이 자기들 집으로 활용하고, 공원 한복판을 차도가 가로지르기 때문에 사슴들이 차도를 건너다니는 일이 꽤 많다. 그들이 길을 건널 때 차도로 가고 있는 자동차들은 즉시 멈추고 다 건널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사슴들이 길을 건너다가 잠시 딴 짓을 하고 있으면 그 일이 끝날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짜증이나 초조함이 읽히지 않았고, 오히려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처럼 여유롭게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공원에 머무는 동안에 그렇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정말 많이 목격했는데, 단 한 번도 경적을 울리거나 도로의 중앙선을 넘어서 무리하게 지나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공원 안에서 운전을 하기는 하지만 최대한 그 곳에 머무는 동물들을 배려하고, 그들을 보호하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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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오늘은 런던 외곽에 있는 큰 공원, 부쉬 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리치몬드 공원도 한 번 다녀왔으면 좋았겠다라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그 때는 부쉬 공원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특히 공원 안을 자유롭게 활보하고 다니는 사슴들의 모습은 아직까지도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언젠가 런던에 가게 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공원이다. 


출처 [브런치북] 영국의 동네 이야기 - 런던 https://brunch.co.kr/@dyd41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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