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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目).
게시물ID : panic_1025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프리키
추천 : 0
조회수 : 75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10/13 16: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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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딴따라, 딴딴따라, 딴딴~

딴딴따라, 딴딴따라, 딴딴~




지하철을 타고 가며 신나게 음악을 듣고 있다.


회사에서 많이 늦게 퇴근 한 덕분인지, 승객들이 거의 없는 한산한 객실 안에서

자리에 편히 앉아, 음악을 크게 듣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밴드의 가수가 금번에 작곡한 얼터너티브 락 장르의 새 음원에 심취해 있다가

우연히 눈을 '딱' 떠 보니, 마침 앞 자리에 앉은 다섯 사람들이 각기 다른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 중 몇몇이 자꾸 오른쪽 을, (그러니까 내 방향으로 는 왼쪽이 되는 것이지!)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뭐가 있나?



살짜기 궁금하기도 했지만,

뭐, 안 봐도 비디오!


음악을 듣느라 지금 주변 소리는 아무것도 안들리지만,



딴딴따라, 딴딴따라, 딴딴~

딴딴따라, 딴딴따라, 딴딴~


 


보나마나 근처 재래시장에 장 보고 오신 아주머니들이 크게 잡답을 하고 계시겠지!


생선이나 고기를 각자 얼마나 싸게들 사셨는지, 아니면 지나가던 야채가게에서 우연히 시들은 시금치 같은 것을 덤으로 얻어 오늘 횡재를 했다던지!


집에 있는 아들내미가 장가를 빨리 안 가, 이러다가 내가 먼저 저 세상에 가겠다! 는 웃픈 걱정들까지!


지금 이 이어폰 밖은 얼마나 시끄러울까?


자꾸 오른 쪽을 쳐다보던 그 몇몇이 목적지에 다 왔는지, 슬금슬금 일어나 정차한 역에서 내렸다.


이가 빠져나간 듯, 빈 자리가 생겼고,

나는 그 빈 자리 옆에 앉아있는 남자한테로 시선을 옮겼다.


순간, 그 남자와 눈길이 마주쳤다.


그 남자는 나를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순전히 내 느낌일 뿐. 장담할 수는 없다.)

자신의 왼쪽 손가락으로 오른쪽 을, (그러니까 내 방향으로 는 왼쪽이 되는 것이지!)

자꾸 가리키고 있었다.



피식-



아저씨! 나도 알아요. 알아.

내 옆에서 과연 무슨 일들이 시끄럽게 벌어지고 있는지!



딴딴따라, 딴딴따라, 딴딴~

딴딴따라, 딴딴따라, 딴딴~


 


보나마나 근처 재래시장에 장 보고 오신 아주머니들이 크게...

에효~ 그만하자! 괜히 머리에 쥐만 난다.


손가락으로 왼 쪽을 가리키던 그 남자 또한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슬금슬금 일어나 정차한 역에서 내렸다.




이제 내 앞에는 빈 자리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내 자리에서 이 칸의 오른 쪽을, 제대로 쳐다보았다.


다들 내렸는지... 아무도 없었다.



그럼 좀 전에, 앞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이 가르켰던 내 왼쪽에는......?



시장에 다녀오신 그 시끄러운 아주머니들은 아직도 앉아 계실까?



딴딴따라, 딴딴따라, 딴딴~

딴딴따라, 딴딴따라, 딴딴~




갑자기,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내 옆에 앉아계실 그 분들이...



딴딴따라, 딴딴따라, 딴딴~

딴딴따라, 딴딴ㄸ!




나는 폰을 조작해 음악을 껐다.

이어폰에서 나오던 음악 소리가 순간 멈추었다.



하하호호. 왁자지껄. 두 귀로 크게 들려올 줄 알았던

시장에 다녀오신 그 시끄러운 아주머니들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손에서 괜히 땀이 났다.

별것도 아닌데 왠지 모르게 약간 긴장이 되는 듯 했다.



단체로 의자에 기대 주무시기라도 하는건가?



그러다가 얼굴을 '훽' 하고 돌려서 아줌마들하고 얼굴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서로 민망한 꼴을 볼테니 최대한 천천히, 자연스럽게, 고개만 살짝 돌려보자!



나는 내 얼굴을 왼쪽으로 천천히... 돌려보았다.




어??


 

 



예상과 다르게

.........아무도 없었다.


 

 




틱-

틱-

틱틱-  틱틱-

 




갑자기 객실의 하얀 등이 몇 번 정도 깜박깜박 하더니, 모든 불빛들이 순식 간에 나가버렸다.



뭐야! 요즘은 지하철도 정전이 있나?









톡!  톡!


 

 

 






"!"






 

 



누군가... 내 등을 날카로운 것으로 '톡톡' 두드렸다.



순간, 머리카락이 쭈뼜해지며, 등 줄기가 오싹해졌다.


 



x발, 분명... 오른 쪽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음악이 꺼져버린 이어폰에서 귓 속을 향해,

기괴하리 만큼 섬뜩한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넌, 그 쪽으로 돌아보지 말았어야 했어!"



 

 

 

 

 

 



틱틱-  틱틱-



객실의 하얀 등이 몇 번 정도 깜박깜박 하더니...

다시 모든 불빛들이 일제히 점등되었다.



동시에, 내 귀에 꽃힌 블루투스 이어폰이 바닥에 힘 없이 떨어졌다.


>>







 

 

 


뽀드득! 뽀드득!



커다란 머리 주변으로 눈알이 백 개가 박힌 아르고스 괴물이

양 눈알이 뽑혀, 그 자리에 구멍이 나버린 사내의 얼굴 뼈를 '꼭꼭' 씹어먹으며 말했다.







오늘까지 백 개 째!

확실히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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