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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정신없이 놀다가,
지하철 막차를 타기 위해 승강장 계단을 빠르게 내려온 나는,
플랫폼 벽면에 붙어있는 '알림판' 을 유심히 쳐다보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그 시각.
지하철 막차를 기다리기 위해 플랫폼에 서있는 사람은 오직 나와, 그 남자뿐이었다.
그 알림판 안에는 '범죄 공개수배자' 명단이 크게 붙어있었고,
남자는 특히 맨 윗줄에 붙은 '살인 지명수배자 사진' 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명단을 계속 보던 그가,
계단을 빠르게 내려오느라 거친 숨을 막 내쉬고 있는
내 얼굴을 천천히 쳐다보았다.
왠지 기분 나쁜 시선을 느낀 나는,
또 다른 벽면에 붙어있는 '범죄공개수배자' 명단에 가까이 다가가,
나를 쳐다보는 그 남자와 벽에 붙은 여러 사진들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으으으........
아아아.........
나는, 나도 모르게 작은 탄성을 내 질렀다.
'살인 지명수배자 사진' 에서, 갑자기 왠 얼굴이 눈에 익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하게 인식되었다!
순간, 방금 전 그 남자와 나의 눈이 정면으로 마주쳤고,
갑자기 남자가 자켓 속에 오른 손을 집어 넣으며,
나를 향해 막, 달려오기 시작했다.
'엇~ 위험해!'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며,
그를 향해 본능적으로 두 손을 앞으로 뻗었다.
***
'살인 지명수배자 사진' 에서, 갑자기 왠 얼굴이 눈에 익기 시작했다.
아니, 확실하게 인식되었다!
그것은... 어느 경찰서 였을까나? 살인죄로 취조를 받다가 그 안에서 어떤 신참 경찰관에게
빛이 굴절되면서 약간 희미하게 찍혀버린 과거의 내 사진이었다.
나는 나에게 달려오며 휴대폰을 꺼내려던 그 남자의 목을 향해
주머니에서 조그만 접이식 나이프로 꺼내, 단숨에 그어 버렸다.
때마침, 지하철 막차가 곧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려왔고,
나는 좀 전에 내려왔던 승강장 계단을 다시 올라가
눈 앞에 보이는 출구를 향해 빠르게 움직였다.
'헉... 헉...'
‘그래! 이제 조금만 더 뛰어 가면, 이 지하철 역 밖으로 도망칠 수 있어!’
다행히 커다란 야구 모자를 쓰고 있어서
내 얼굴이 역내 cc카메라에 잡히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
어느 샌가 내 앞에 방금 전에 쓰러뜨린 그 남자가 웃으며 서 있다.
목 주변으로는 피를 흥건하게 흘리면서...
그가 두 손으로 내 몸을, 내 얼굴을, 꽉 잡았다.
"히히히히히히, 하하하하하하하"
"히히히히히히, 하하하하하하하"
"잡았다! 이 살인범 새끼-"
갑자기, 그 남자의 뒷 편에서...
큰 경적을 울리며, 오늘의 지하철 막차가
쏜살같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 아~ 안돼!
아아악-
아아아아아악-
'부아아앙앙앙아앙~~~' '부아아앙앙앙아앙~~~'
'부아아앙앙앙아앙~~~'
'덜컹덜컹, 덜컹덜컹, 덜컹덜컹'
순간, 달려오는 지하철에 부딫히고,
그 아래, 레일 밑으로 내 몸뚱이가 납작하게 깔려 여기저기로 산산조각이 나면서,
모든 게 생각이 났다!
아까 '알림판' 을 쳐다보던 바로 그 남자.
벌써 내가, 주머니 속의 칼로 여러 번 목을 그었던 남자... 였다니!
'터벅! 터벅!’
'터벅! 터벅!’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위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지하철 플랫폼 위에, 똑같이 생긴 내 모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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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막차를 타기 위해 승강장 계단을 빠르게 내려온 나는,
플랫폼 벽면에 붙어있는 '알림판' 을 유심히 쳐다보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그 시각.
지하철 막차를 기다리기 위해 플랫폼에 서있는 사람은 오직 나와, 그 남자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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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팔! 또 시작인가?
주머니에 손을 넣어, 접이식 나이프 손잡이를 자꾸 매 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