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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카시트 조수석에 두지마세요.(어린이중환자실) - 후기, 감사글
게시물ID : lovestory_925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은지우아빠
추천 : 8
조회수 : 153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21/11/16 17: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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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total&no=14701363&page=1
카시트 조수석에 두지마세요.(사고후기. 어린이중환자실)

2년전에 이글을 쓴 사람입니다. 


오늘 베오베에서 딸에게 공부하란 말을 하지 않는 엄마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447572&page=1 )

별생각없이 클릭했다가 회사에서 펑펑 울고왔네요. 제 이야기 같아서....

생각해보니 저때 많은분들께 도와달라고 글을 써놓고, 한번도 감사를 드리지도 못했고,

부탁드려놓고 사후 상황을 말씀드려 보지 못한거 같아서 씁니다.



글이 길어질듯하니 보기 힘든분들 위해 먼저 감사부터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우리 아이가 목숨을 건졌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깊은감사를 드리구요, 다른사람들을 생각하며

다른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며 평생을 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기존에.....저 글을 쓸 시점도 저는 매일매일 하느님께 빌고 있었고(저는 천주교신자에요)

오유, 클리앙등 제가 있던 커뮤니티에 한번만 빌어달라고 호소도 하고 그랬어요.

정말 살려만 달라고, 당신께서 나중에 당신의 종으로 쓰시겠다면 (수녀님...같은겁니다)

드리겠노라. 잘 키우겠노라. 그러니 제발 목숨만 살려달라고 평생 제일 많이 기도했어요.



저땐 매일 중환자실 면회가 2번씩 있었는데 (코로나전이에요)

매번 들어가서 지은이 귀에 대고 사랑한다, 아빠가 기다린다, 힘내라 계속 말해주고 

보호자 동의가 혹시 제가 늦어져 뭔가 받아야할 처치를 못받을까봐

이불을 갖다놓고 중환자실 앞에 보호자 의자에서 매일 먹고자고 하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아이가 수술을 하고도 의식이 안돌아오던 10일째 되던날... 저는 밤에 의자에 누워있다가

그만.... 건강할때의 아이 사진과 영상을 열어보고 맙니다. 의식적으로 열지 않으려고 했는데 

너무 보고 싶어서 열었다가 정말 미친듯이 울어버렸고....

이러다 나 죽겠다. 나 정신과 진료 받아야겠다. 내일 무슨일이라도 내겠다 싶었던

정말 한계에 다다랐던 순간이었어요. 그리고 그 다음날 너무 감사하게 우리딸이 눈을 뜹니다

말도 못하고, 오른쪽 반신은 마비된 상태였지만,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재활을 열심히 시작했어요. 뇌출혈이 심했고, 뇌에 충격을 받았던터라 실어증도 왔었는데, 

어느순간 어마, 아바하고 울면서 말도 다시 터집니다. 같이 부동켜안고 엄청울었네요.

너무 감사하게도 그때도 많은분들이 기도하고 연락을 주셨고

아이도 열심히 재활을 하고, 병원 재활실에 모든분들이 지은이를 이뻐해주셨어요.

병원에선 재활말곤 할게 없다고 퇴원을 준비하라던 어느날

감사히도 어느분께서 이런말을 해주십니다. 

"아이는 회복속도가 빠를수밖에 없다. 그런데 퇴원을 하게되면 지금같아서는 일주일에 2번, 오면 2시간정도 재활받고 갈껀데, 그러면 안된다. 입원을 할수 있는 재활병원을 찾아서 지금처럼 매일 몇시간씩 재활을 해라. 재활의 골든타임은 3개월이다. 3개월을 얼마나 충실히 보내냐에 따라 향후에 재활을 졸업할지, 평생할지가 결정되는수도 있다. 꼭 그리하셔라"


퇴원을 앞두고 저희는 재활병원을 부지런히 알아봅니다.

처음 알아본곳은 상암동에 있는 국내유일의 어린이재활병원. 역시나 대기가 너무 깁니다.

국립재활원도 일단 와서 진찰을 먼저 하자고 하는데, 당장 입원될지는 장담못한다고 하구요

어린이가 재활하기가 참 쉽지않다는 벽을 고민하던와중에..... 아버지 친구분이 소식을듣고 연락이 오셨습니다

양평에 사시는데.... 양평에 국립교통재활병원이 있다. 새로 생긴지도 얼마 안되었고, 성모병원에서 위탁운영을 하는데

사람들이 몰라서 병원이 한산하다.

연락해보니, 일단 오라고 합니다.



퇴원하고 차트, 검사한CD를 다 챙겨서 갑니다. 의사선생님 진찰을 받으니 입원해서 재활하자고 하셨어요.

근데 아이가 입원에 거부감이 컸습니다. 그때는 6살인데.... 퇴원하고 몇일 집에오니 너무 좋았던거죠.

의사선생님이 상황을 듣더니 낮병동에서 치료하자고 하셨습니다.

낮병동은 우리 학교 다니듯이 아침에 입원에서 재활치료받고 오후엔 퇴원하는제도에요.

입원치료기때문에 집중적 치료도 가능합니다.

9시반 입원해서.... 3시반 퇴원까지. 재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다행히 우리 아이는 사고당시 다른곳을 보다가 사고나서 의식을 잃어서

사고당시의 기억이 없습니다. 그게 회복엔 도움이 되었어요.

사고의 기억으로 PTSD(외상성 트라우마)가 생기는 경우 재활에 악영향이 있는데

그게 거의 없다시피하여 성격이 밝고, 선생님들도 아이가 어리니 이뻐해주시며

열심히 재활을 하였습니다.


7월.... 사고난지 6개월만에 두발로 잘서고 잘 뛰게 되었습니다.

반신마비에서 이렇게 된건 거의 기적에 가까웠어요.

처음 수술한 고대안암병원의 신경외과 교수님은 나이가 깡패라고, 너무 잘되었다고 같이 기뻐해주셨어요.

이자릴 빌어 저희 아이를 돌봐주신 교수님들과 치료사분들, 

지금도 봐주시는 교수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다시한번 드려요.

개인정보라 한분한분 이름을 언급하지 못하지만, 항상 감사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애석하게도 장애는 남았습니다. 뇌출혈이 광범위하여 지금도 꾸준히 검사하고 있고

뇌파가 좀 튀어서 뇌전증이 올까봐 예방차원에서 약도 먹구요

시신경 손상으로 왼쪽눈은 실명상태입니다. 이름난 명의분을 찾아가보았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아직 살리기 어렵다고 하더군요.

반대로 희망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무언가 의학기술이 나오면 

고쳐줄수 있을꺼라 생각해요.

그날을 생각하며 힘내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 왼쪽눈이 다시 보이게 되면

그때야말로 모든 힘듦을 털어내고 편안해질수 있을꺼같아요




하지만 그거랑 별개로 하루하루 너무 감사하고 살고 있습니다.

올해 초등학교를 들어갔습니다. 일반학교를 들어가게 된것도 감사하고,

지금도 아이한테 큰거 바라지 않아요. 아이가 하고 싶은거 시켜주고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주말엔 오로지 아이들과 놀아줍니다.

오늘 딸에게 공부하지 말라는 엄마글을 보면서

정말 내 자신이 오버랩되면서 눈물도 났고

그때 같이 빌어주신분들께 꼭 지금의 경과보고도 하고

감사도 깊이 드리고 싶었어요.



여전히 교통사고 영상을 보게 되면 가끔 눈물이 납니다.

신경정신과 진료도 받았는데 저도 잘 이겨내고 있데요.

남을 위해 기도도 많이하구 있구요,

안쓰러운 아이들을 위해 작게나마 기부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하며, 기억하고 살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구요, 

카시트!!! 제 경우를 읽어보시고 꼭 뒷자리에 두세요.

140cm되기 전까진 무조건 쓰시구요.



행복한 저녁들 되세요. 감사합니다. 
출처 힘을내고 살은 나의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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