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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스포)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고구마 먹은 분들을 위한 리뷰
게시물ID : humordata_19327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드겜팩토리
추천 : 6
조회수 : 173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1/12/19 15:15:10
어른들을 위한 히어로 무비, 스파이더맨
 
영화를 보신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왜 나는 철딱서니 없이 영화를 보면서 한참을 울었을까 고민을 하다 적은 글입니다.

매우 주관적인 글이기 때문에 공감 가지 않으시는 부분이 있으실 수 있어요.

태클도 환영하고 의견도 환영합니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지적해주시는 것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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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제가 영화를 보면서 주목한 키워드는 "불살"과 "두 번째 기회" 입니다.

#1 전작에서 피터는 실수(?)로 미스테리오를 죽입니다. 사실상 자살에 가까운 죽음이었지만 스파이더맨의 "불살"이라는 철학에 오점이 생기고, 이로 인해 노 웨이 홈의 피터는 곤란에 처합니다.

#2 그런데 생각해보면 너무나 답답해요.

1) 의도치 않았고,
2) 다른 스파이더 맨들의 빌런도 많이 죽었잖아요.
3) 다른 히어로들도 많이 죽이잖아요.

자의건 타의건 전작의 스파이더맨들의 빌런이 많이 죽었고, 

스파이더맨의 정신적인 스승인 아이언맨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빌런인 울트론은 때려죽이면서 카타르시스까지 느꼈습니다.

"불살"이라는 키워드는 히어로에게 있어서 잘 적용되는 키워드는 아닙니다.

왜 스파이더맨에게만?

이때부터 스파이더맨에게 몰입 했던 것 같아요.

나는 한다고 했는데, 나도 살고 싶어서 한건데

나의 실수에 대해 비난하는 직장상사, 주변 사람

남아있는 가족과 책임져야 할 것들

그리고 도피처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음


#3 피터는 영화 내내 "두번째 기회" 를 잡기 위해 영화 내내 고군분투 합니다.

"새로운 시작" 을 하자며 대학 원서를 쓰고, 친구들과 의기투합하는 피터의 모습은 "두 번째 기회"를 찾고자 하는 피터의 간절함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대학에 가면, 취업에 성공하면, 결혼하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거야

우리와 생각 하는 게 하나도 다르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직접 대학 입학관을 찾아가서 얻은 "두번째 기회"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시작을 위해 빌런 들을 하나 둘 잡아 가두기 시작합니다.

자신을 동료로 생각하는 샌드맨을 잡아 가둘 만큼 스파이더맨은 이 과정에 진심입니다.

그리고 모든 일이 마무리 되고, 빌런 들을 집에 보내기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피터는 새로운 사실을 하나 깨닫습니다.


#4 내가 살기 위해 잡아온 빌런 들은 돌아가면 죽습니다.

그 빌런들이 악당이라는 것쯤은 스파이더맨도 알고 있습니다.

헌데 이 세계의 빌런이 된 스파이더맨에게

돌아가면 죽게 되는 빌런 들의 일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

그 순간 데일리 뷰글에 비난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내가 간절히 얻고자 했던 "두번째 기회"를 이 자들도 원하고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게 되요.

나 또한 현재 이 세계의 빌런이니까


#5 편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피터는 편한 길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이전의 어린 피터라면 별 생각 없이 "어른"인 닥터 스트레인지의 말에 따라 원래의 세계로 돌려보냈겠지만

시련을 겪고, 성장한

두번째 삶을 갈망했던 피터에게는 빌런들의 죽음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

그는 "죽이지 않기위해", 그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기위해 자신의 원수인 빌런들을 직접 구원하기로 결심합니다.

편할 수 있는 방법은 계속 있었어요.

닥터스트레인지가 세팅해둔 마법상자 버튼을 누르기만 했다면 그는 "두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적을 구원하기 위해 스스로의 십자가를 집니다.


#6 수미상관

영화의 마지막에 영화에 처음에 등장한 질문이 다시 한 번 반복됩니다.

"피터, 그건 할 수 없어. 그렇게 되면 너를 아는 모든 사람이 너를 잊게 될거야."

"관계없어요."

영화에서 피터는 빌런을 구원하기 위해 정말 값비싼 댓가를 치릅니다.

아이언맨의 슈트, 고등학교 졸업장, 대학교 합격증, 친구와 애인, 생사를 함께한 동료들, 그리고 메이 숙모

그리고 그 순간이 제가 유년기부터 봐왔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완결시켜 주었어요.

적을 무찌르거나, 죽여야만 끝이 났던 어린이들을 위한 히어로 물에서 스파이더맨은 어른을 위한 히어로물이 되었습니다.

토이스토리3를 보면서 어린시절 봤던 애니메이션에서 전혀 다른 메시지를 보았을 때의 감정을 스파이더맨을 보면서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런 희생은 지금까지 어떤 히어로 물에서도 본 적 없어요.

그를 죽이려 하는 원수마저도 구원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희생합니다.

결말에서는 피터는 가장 소중했던 메이 숙모를 앗아간 그린 고블린 조차 용서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른 스파이더 맨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혼자서는 절대 이룰 수 없었던 위대한 성취입니다.


#7 "너는 나보다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랬어"

엔드게임에서 자신을 희생한 아이언맨이 스파이더 맨에게 했던 말이에요.

그리고 저는 히어로물에서 그보다 숭고한 희생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8 초라한 수트

와 텅빈 집, 더 이상 피터에게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경단원으로 도시를 지키기 위해 출동하는 스파이더맨은 그 어느 때보다 의지에 차있습니다.

스파이더맨은 도전 하는 모든 어른을 위한 히어로 물 같아요.

아무도 지키지 않는데, 어쩌면 버리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지킬 수 있다고, 버릴 수 있다고

말해주어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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