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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나는 눈짓 하나 보내지 않는다
게시물ID : lovestory_927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32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12/27 14:43:03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나태주, 여행자에게




풍경이 너무 맘에 들어도

풍경이 되려고 하지는 말아라


풍경이 되는 순간

그리움을 잃고 사랑을 잃고

그대 자신마저도 잃을 것이다


다만 멀리서 지금처럼

그리워하기만 하라

 

 

 

 

 

 

2.jpg

 

김영재, 세월




내리던 눈 그치고

바람도 잠잠하다

붉었던 지난 가을

조금씩 잊혀간다

너 또한

나에게 떠나

잊혀가고 있었다


 

 

 

 

 

3.jpg

 

문정희, 어느 침묵




서릿발 거두고

돌아서 버렸다

네 가슴 한 치를 쑤시고 나면

내 가슴에 두 치의 상처가 생기는

그 뜨겁고 날카론 칼

높은 시렁 위에 모두 올려놓고

사방에서 우는 징소리에도

나는 눈짓 하나 보내지 않는다

 

 

 

 

 

 

4.jpg

 

이성선, 구도(求道)




세상에 대하여 할 말이 줄어들면서

그는 차츰 자신을 줄여갔다


꽃이 떨어진 후의 꽃나무처럼

침묵으로 몸을 줄였다


하나의 빈 그릇으로 세상을 흘러갔다

빈 등잔에는 하늘의 기름만 고였다


하늘에 달이 가듯

세상에 선연히 떠서

그는 홀로 걸어갔다

 

 

 

 

 

 

5.jpg

 

신석정, 운석처럼




외로운 밤에는

자꾸만 별을 보았다


더 외로운 밤에는

찬란한 유성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곱디 곱게 타다간

그렇게 낭자하게 타다간


네 심장 가까운 곳에

운석처럼 묻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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