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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비는 안 가본 데가 없다
게시물ID : lovestory_927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3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1/11 15:18:50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홍사성, 목어(木魚)




속창 다 빼고

빈 몸 허공에 내걸렸다


원망 따위는 없다

지독한 목마름은 먼 나라 얘기


먼지 뒤집어써도 그만

바람에 흔들려도 알 바 아니다


바짝 마르면 마를수록

맑은 울음 울 뿐

 

 

 

 

 

 

2.jpg

 

이상국,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비가 오면

짐승들은 집에서

우두커니 세상을 바라보고

공사판 인부들도 집으로 간다

그것은 지구가 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비가 오면

마당의 빨래를 걷고

어머니를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고

강을 건너던 날 낯선 마을의 불빛과

모르는 사람들의 수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비는 안 가본 데가 없다

빗소리에 더러 소식을 전하던 그대는

어디서 세상을 건너는지

비가 온다

비가 오면 낡은 집 어디에선가

물 새는 소리를 들으며

나의 시도 그만 쉬어야 한다

 

 

 

 

 

 

3.jpg

 

김연동, 재다가 거두다가




너와 나와의 거리, 재다가 거두다가

닿지 못한 그리움을 멀거니 바라보다가

먼발치, 구름에 덮인

섬 하나를 만들었네

 

 

 

 

 

 

4.jpg

 

권갑하, 담쟁이




삶은

가파른 벽을

온몸으로 오르는 것


무성한

잎을 드리워

속내를 숨기는 것


비워도

돋는 슬픔은

벽화로 그려낼 뿐

 

 

 

 

 

 

5.jpg

 

유재영, 시(詩)




남들이 시 쓴다고

따라 쓰지 말거라


청춘을 다 바쳐서

시 한 편을 얻겠느냐


영혼에

병이 들으면

몸보다 더 아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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