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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이루지 못한 사랑도 아름답다
게시물ID : lovestory_928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35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2/02 13:54:58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함민복, 안개




안개는 풍경을 지우며

풍경을 그린다

안개는 건물을 지워

건물이 없던 시절을 그려놓는다

안개는 나무를 지워

무심히 지나쳐 보지 못하던

나무를 그려보게 한다

안개는 달리는 자동차와

달리는 자동차 소리를 나누어놓는다

안개는 사방 숨은 거미줄을 색출한다

부드러운 감옥 안개에 갇히면

보임의 세계에서 해방된다

시선의 밀어냄을 흡수로 맞서며

눈동자에 겸손 축여주는 안개의 벽

안개는 물의 침묵이다

안개는 침묵의 꽃이다

 

 

 

 

 

 

2.jpg

 

박성우, 나이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중심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것

먼 기억을 중심에 두고

동글동글 살아간다는 것

무심히 젖는 일에 익숙해진다는 것

 

 

 

 

 

 

3.jpg

 

윤보영, 꽃도 사람 같아서




꽃 앞에서

예쁘다

예쁘다

볼 때마다 얘기했더니


글쎄, 꽃이

좋은 향기를 내미는 거 있죠


처음에는

빈말인 줄 알았는데

자꾸 듣다 보니

자기가 정말 예쁜 꽃이란 걸

알았다면서

 

 

 

 

 

 

4.jpg

 

박수호, 있는 그대로




이룬 사랑은 아름답고

이루지 못한 사랑도 아름답다


사랑은 가고 없어도

꽃은 필 것이다


꽃 진 자리에 열매 맺히기도 한다


우리 살아가는 일이란

일으켜 세워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나 걸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며

그저 따스한 햇살로, 공기로

먼발치에서 지켜봐 주는 일이다

 

 

 

 

 

 

5.jpg

 

정다혜, 아픈 단맛




썩은 상처 도려내고

사과를 먹어본 사람은 알지

상처 깊을수록 그 맛 달콤한 것을

그 맛 달콤할수록 상처 더욱 깊다는 것을

몸과 몸이 부딪친 자리

마음과 마음이 스친 자리

커다란 울음이 빠져나간 자리에

네 노래가 되기 위해 몸부림쳤던

꼭 그만큼의 눈물만큼

아픈 단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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