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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하루하루라 쓰고 잠시 망설였다
게시물ID : lovestory_928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33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2/05 20:58:48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공석진, 꽃샘추위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

반쯤은 눈물로

반쯤은 한숨으로

두꺼운 고독을 벗는다


문밖 마당 한가운데

발가벗겨져

그저 멍하니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몸살 앓는 그리움은

젖은 숲에서

봄 햇살이 낯설어

가슴 시리다


때 아닌 시샘

은빛 사시나무 위

눈치 없는 꽃망울은

몸서리치며 떨고 있다

 

 

 

 

 

 

2.jpg

 

김선태, 햇살 택배




겨우내 춥고 어두웠던 골방 창틈으로 누군가

인기척도 없이 따스한 선물을 밀어 넣고 갔다

햇살택배다

감사의 마음으로 마음이 종일토록 눈부시다

 

 

 

 

 

 

3.jpg

 

윤보영, 찻잔




찻잔 위에 어리는 얼굴

미소 짓는 당신입니다

흔들리면 지워질까

살며시 내려놓습니다

 

 

 

 

 

 

4.jpg

 

박세현, 하루하루




하루하루라 쓰고 잠시 망설였다

하루와 하루 사이를 띄울까 말까

그것으로 눈감고 묵상했다

하루와 하루 사이를 붙여쓰니 많은 것이

감춰져서 좋긴 하다

하루와 하루 사이는 심연이다

넓고 깊고 아득하고 누추해라

바람 불거나 눈 오고 비 온다

누구는 떠나고 누구는 돌아온다

들새는 깃털 남기고 허공으로 날아간다

웃음소리도 실제보다 크게 울린다

하루하루는 붙여쓰기로 한다

그것은 문법이 모르는 어떤 것이다

 

 

 

 

 

 

5.jpg

 

서지월, 나를 찾는 술래잡기




툭! 하고 떨어지는 건

마음의 돌을 맞는 게 아니라

마음 밖의 세상을 향해 던져지는 몸짓 같은 것

내가 그곳을 지나면서

아니 그 울타리 밖에서 보았던 것은

안으로 떨어지는 마음 밖의 세상이었다

걸어서 온 발자국만큼 채워지지 않는

하늘을 보았을 때

툭! 하고 떨어지는 건

기어가는 두더지도 섬칫 동작 멈추는

그래서 산 하나 가두고

강줄기 휘어잡는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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