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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처음엔 이렇게 썼다
게시물ID : lovestory_928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30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2/06 17:11:34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박규리, 죽 한 사발




나도 언제쯤이면

다 풀어져

흔적도 없이 흐르고 흐르다가

그대 상처 깊은 그곳까지

온 몸으로 스밀

죽, 한 사발 되랴

 

 

 

 

 

 

2.jpg

 

김남주, 사랑




사랑만이

겨울을 이기고

봄을 기다릴 줄 안다


사랑만이

불모의 땅을 갈아엎고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릴 줄 안다


천 년을 두고 오늘

봄의 언덕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줄 안다


그리고 가실을 끝낸 들에서

사랑만이

인간의 사랑만이

사과 하나를 둘로 쪼개

나눠 가질 줄 안다

 

 

 

 

 

 

3.jpg

 

윤제림, 강가에서




처음엔 이렇게 썼다

다 잊으니까 꽃도 핀다

다 잊으니까, 강물도 저렇게

천천히 흐른다

틀렸다, 이제 다시 쓴다

아무것도 못 잊으니까 꽃도 핀다

아무것도 못 잊으니까

강물도 저렇게

시퍼렇게 흐른다

 

 

 

 

 

 

4.jpg

 

곽재구, 편지




섬과 섬 사이로

새가 날아갔다

보라색의 햇살로 묶은

편지 한 통을 물고


섬이 섬에게

편지를 썼나 보다

 

 

 

 

 

 

5.jpg

 

신경림, 별




나이 들어 눈 어두우니 별이 보인다

반짝반짝 서울 하늘에 별이 보인다

하늘에 별이 보이니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고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니

사람들 사이에 별이 보인다

반짝반짝 탁한 하늘에 별이 보인다

눈 밝아 보이지 않던 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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