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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마음 같은 것 없으면 좋겠다
게시물ID : lovestory_928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30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2/07 14:52:51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홍윤숙, 마음




마음엔 나이도 없는가

마음 같은 것 없으면 좋겠다

이 나이에도 때없이 흐렸다 개었다

지나가는 실바람에도 살 베인 듯 새파래진다

바람개비 살랑대는

착하지도 독하지도 못한 마음

 

 

 

 

 

 

2.jpg

 

김재진, 나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용서할 일보다

용서받을 일이 많아지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보고 싶은 사람보다

볼 수 없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기다리고 있던 슬픔을 순서대로 만나는 것이다

세월은 말을 타고 가고

나이가 든다는 것은 마침내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도 이별하게 되는 것이다

 

 

 

 

 

 

3.jpg

 

윤보영, 비 내리는 오후




비는 내려서 거리를 덮지만

그리움은 쏟아져서 그대 생각을 깨웁니다

오늘 같이 비가 내리는 날에는

눈물이 나도록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4.jpg

 

정혜정, 믿음과 기분




믿음을 가지면 리듬을 가질 수 있다

조그만 세계에 후두두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 조율할 수 있다

크고 나쁜 소식이

작고 좋은 소식과

섞일 수 있도록


달린다

잽싸게 혹은 느리게

정곡을 찌르는 속력으로

바다에 가까이 산다는 것은

바다에 가까이 산다는 기분과 사는 것

이따금 바다로 향하는 버스가

앞을 스쳐

지나간다

일정한 속력으로

없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과

있는 것에 대한 기분을 가지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오후가 있다

얼굴이 필요해 애인의 얼굴을 가지는 것과

아름다움 없어서 아름다움으로 채우는 것에 대해

골몰하는 거울이 있다

거울의 파편에 비치는 것

지나가고 있다

여름 아니고

가을 아니고

계절만의 속력으로

 

 

 

 

 

 

5.jpg

 

정진혁, 여수에서




당신을 당겨서 만든 감정이 아득할 때

당신이 아직이 아니고 다음이 아닐 때

나는 여수에 간다


여수에 가면 동백은 하나의 단위가 된다

“두 동백 정도는 보고 가야지

오동도 바람은 꼭 세 동백 같아”

사람들은 빨갛게 말한다


당신을 혼자 두고 와

어제는 여섯 동백을 걸었다


갓김치의 알싸한 맛에 당신의 슬픔을 베고

한 다섯 동백 잤으면


당신의 뒤를 바다에 새기며 향일암 일출을 기다린다

동백 동백 모여드는 눈동자들은

붉어서 좋다


오늘 아침에는 너무나 생생한 붉음의 윤곽 안에서

일곱 동백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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