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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청와대 이전과 오캄의 면도날
게시물ID : sisa_12007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월급괴도루팡
추천 : 7
조회수 : 93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2/03/25 12: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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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오캄의 면도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는 가장 단순한 설명이 최선이라는 의미입니다.

 

보통은 자연과학계 같은 곳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이지만, 이것은 우리 주변의 문제에도 흔히 접목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내 방에서 갑자기 물건이 하나 없어졌다고 해봅시다. 

 

우리 집에는 나 혼자 살고 있으며, 다른 가족이 들어와서 그 물건을 건드렸을 수는 없다고 할 때 말이죠.

 

이 때 우리는 이런 가정을 해볼 수 있습니다.

 

1. 내가 어딘가에 그 물건을 잘못 보관해서 찾지를 못하고 있다.

 

2. 누군가 우리 집에 몰래 들어와서 그 물건만 훔쳐갔다.

 

3. 외계인이 그 물건만 소멸시키는 특수한 레이저 광선을 쏘았다.

 

4. 애초에 그 물건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고, 오직 나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물건이었다.

 

이런 예시를 적어놨을 때, 보통 생각할 수 있는 정답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1번일겁니다. 내가 어딘가 물건을 잘못 두었을 가능성을 가장 먼저 고려해보는 것이 보통이겠죠.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 제 1호 실행으로 청와대를 공개하고 용산으로 이전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청와대를 공개하고, 모든 기능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게 되면서

 

국방부부터 모든 기관들이 연쇄적으로 이동을 해야 합니다.

 

그 비용은 최소 수백억부터 시작해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청와대 내부, 심지어 NSC가 주최되는 벙커까지 공개를 한다면

 

5년 뒤 차기 정부에서 다시 청와대로 리턴할 때 심각한 보안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청와대는 앞으로 아예 사용할 수 없다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미군기지 반환으로 생긴 용산의 한가운데 지역도 결국 새로 옮기는 대통령 집무실 덕분에

 

'공원' 이외의 용도로는 사용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 넓은 땅에 오직 공원 정도만 존재해야 한다는 것 역시 낭비입니다.

 

또한 국방부 이전 등으로 생길 수 있는 안보공백 문제, 그리고 국방부가 쪼개짐으로서 생기는 비효율 문제도 발생합니다.

 

 

**

이 모든 문제를 '오캄의 면도날' 식으로 한 번 생각해봅니다.

 

이 모든 문제와 상황을 감수하고 과연 청와대를 나와 용산으로 가야만 할 당위성이 존재할까요?

 

윤석열 당선인은 세월호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논란에서 보이듯이

 

청와대가 구중궁궐이라 생기는 소통의 문제 때문에 청와대를 거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이미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이후 집무실을 여민동으로 옮기면서 상당부분 해소됐습니다.

 

청와대가 구중궁궐이라 문제라고요? 일반인들에게 괴리된 공간이라 문제라고요?

 

그렇다면 아주 간단하게, 그 공간을 해체시켜서 없애는 것보다 그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치는 것이 우선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무실을 여민동으로 옮긴 것처럼 말입니다.

 

용산으로 옮기면 소통의 문제가 없을까요? 당선인께서 1층 화장실을 공동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고 하셨으니 괜찮은 건가요?

 

실내금연 때문에 화장실에서 똥 싸면서 담배 한 대 피울 수 있는 시대도 아닌데 그딴 게 어디있나요?

 

'오캄의 면도날'은 이 문제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명제입니다.

 

누가 봐도 당선인이 청와대만 들어가면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데, 이를 구태여 문제 삼으면서 문제를 만든다는 관점에서 말이죠.

 

정 그렇게 청와대의 구중궁궐이 문제라면,

 

미국 백악관처럼 정기적으로 제한된 인원을 신청 받아서 내부투어 식으로 일부 공간만 보여주면 됩니다.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에 그랬잖아요? 시장실 CCTV 설치하고 시장실 시민에게 공개하고.

 

청와대에서 안보상 필요한 공간을 제외하고 일부를 시민들에게 외부와 내부 일부 투어로 제한된 인원으로 진행한다면

 

청와대를 그 누가 구중궁궐이라고 욕할까요?

 

청와대를 당선인이 사용한다면, 국방부도 현재 위치에서 옮길 필요가 없고

 

쓸데없는 비용이 들어갈 일도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액수는 크지 않겠지만 청와대 투어를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삼아서

 

청와대로 인해 개발 피해를 입은 인근 주민들이 청와대 투어 관광객들을 상대로 작은 음식점이나 카페 등을 열어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소소한 부가가치도 창출이 가능하겠네요.

 

그런데 용산으로 옮기면 대체 뭐가 나오나요?

 

당선인께서 토리 데리고 산책하다 토리가 똥싸면 비닐봉지 주섬주섬 꺼내서 똥 치우는 모습을 관광상품화하는 건가요?

 

 

 

세상 살이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맙시다.

 

청와대 못 들어간다더니 비상시국에 사용하는 NSC 회의용 벙커까지도 못 들어가고, 공개해버리고,

 

심지어 비상용 벙커버스를 이용한다고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비정상입니다.

 

이 모든 비정상에 대해서 '오컴의 면도날' 식으로 결론을 내리면 아마도 이것 아닐까요?

 

"이 모든 것이 청와대에 들어가면 급살을 맞는다는 맹목적인 무속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다" 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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